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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융합인재 육성 위한 황금열쇠 ‘교육기부’

글_ 김태윤 한국과학창의재단 선임연구원

 

 

교과서 밖, 진로 체험의 장 ‘교육기부’
지난해 11,680개 프로그램, 860만여 명 수혜
교육기부 컨설팅단, 지역센터 운영 등 기관 발굴

 

 

  기부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예전엔 연말에 힘들고 어려운 이웃에게 돈이나 물품을 제공하는 풍경이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를 대표했다. 그러나 최근엔 기업, 단체, 개인이 지닌 재능이나 콘텐츠를 필요한 사람에게 수시로 제공하는 재능기부가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교육기부다.
  교육기부란 기업, 대학, 공공기관, 개인 등 사회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유·초·중등 교육활동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비영리로 제공하는 활동이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는 아프리카 속담은 사회 구성원이 함께 자신의 재능으로 학생 교육에 기여하는 ‘교육기부’를 의미하는 것이다.

 

 

내게 어울리는 직업은 무엇일까?
  1만2천여 개,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한국직업사전’에 수록된 직업의 개수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새로운 직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1만2천개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꿈을 정하지 못하고 아예 ‘꿈 찾기’를 포기한 학생도 상당수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 12월 ‘2018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학생 희망직업 조사 결과 전년 대비 새로운 직업이 많이 등장하였고 의료·이공 계열 직업이 보다 다양해졌다.
  특히 초등학생은 인터넷방송진행자(유튜버), 중학생은 뷰티디자이너, 연주·작곡가, 고등학생은 뷰티디자이너, 생명·자연과학자 및 연구원이 희망직업 10위권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렇듯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고민은 다양해지고 궁금증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 중 많은 이들은 자신이 잘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를 찾지 못했거나, 목표로 둔 학과나 직업, 해당 산업이 실제 무엇을 배우고 어떤 분야로 나아가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교과서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학교에서 자신이 배운 진로교육이 실제 생활에서 어떤 직업으로 나타나는지 해당 분야 전문가와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학생들이 실질적인 진로 체험을 해봄으로써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을 수 있고, 전공을 선택했을 때 적성이 맞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교육기부를 통해 진로 체험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직접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하여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아울러 교육기부 활동은 도시뿐만 아니라 농어촌 및 도서산간 등 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활동으로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육 희망사다리 복원, 꿈에 날개를 달다
# 컬러 테라피 전문가, 교육기부에 나서다
  저는 지구상에 하나뿐인 혁신적 조명기구를 만드는 창업가인데, 대한민국 교육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꿈입니다. 이 꿈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는 일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마침 교육기부 컨설팅단을 통해 교육기부와 인연이 닿아 아이들과 함께 프리즘으로 무지개를 만들어보고, 아이들이 빛의 3원색을 통해 색상의 원리를 배우며 신기해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빛의 조합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바이오리듬을 통해 직접 확인시켜주었죠. 지금은 제가 가진 재능으로 저를 찾는 학교로 신나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권상림 / ㈜정감 대표)

 

# 아이들을 움직인 대학생 교육기부단의 열정
  산만하고 수업자체가 싫은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재미없으면 책상 밑으로 들어갑니다. 만드는 것도 귀찮아하고 힘들어 했죠. 그런데 대학생 교육기부 선생님들을 만나고부터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선생님들이 직접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거미가 거미줄을 만드는 방법과 거미줄의 신비한 힘을 영화 스파이더맨 속의 장면을 보여주며 설명하는데 산만했던 아이가 오롯이 수업에만 집중하더군요. 베이킹소다를 이용한 화산만들기 수업에서는 실제 화산 생성에 대한 질문도 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였습니다. 대학생 선생님의 칭찬을 많이 들으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호기심도 많아졌습니다.
(남숙정 / 서울동일초등학교 교사)

 

  이처럼 교육기부는 공교육을 보완하고 교육의 희망사다리를 복원하여 학생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학교 교육에서 경험하지 못한 진로·적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교육기부에 참여하는 많은 기관들은 저마다 특화된 주제로 다양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과학기술 △인문·사회 △직업·진로 △예술·체육 △안전·의료 △금융·경제 등 많은 주제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교육기부는 사회 전반에서 이루어지며 많은 아이들에게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교육 체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총 11,680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860만여 명이 교육기부 수혜를 받았다.


  또한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교육기부 기관을 발굴하고 기관 특성에 맞게 교육기부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는 ‘교육기부 컨설팅단’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교육기부 대학생, 예술인, 생활체육인 등을 발굴하여 학교의 체육·예술교육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체육예술 교육기부 거점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의 특성에 맞는 교육기부 사업 발굴을 위해 ‘교육기부 지역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재단은 다양한 교육기부 자원을 확보하고 참여기관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상시 검색·매칭·인증이 가능한 온라인 교육기부포털사이트(www.teachforkorea.go.kr)를 통해 교육기부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기부 기관과 수혜자를 연결해 주고 있다.

 

 

온 마을이 함께하는 교육, 교육기부 선순환 기대
  전 사회적 교육기부 문화 정착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것은 물론 매년 축제 형식의 교육기부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기업·공공기관·대학·개인 등 잠재 교육기부자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기부 인증제, 교육기부 대상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기관이나 개인을 발굴 및 포상하고 있다.
  특히 2012년 출범한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은 동아리 특성을 살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초·중학교와 대학생 동아리를 1대 1로 연계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토요 프로그램 ‘함성소리’와 주중 방과후학교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을, 방학 중에는 창의적 체험활동 ‘쏙쏙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21세기 변화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교육 주체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학교 자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회의 구성원을 키우는 교육은 학교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사회 주체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기부는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아이들의 희망이 될 뿐만 아니라 기부자와 수혜자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교육기부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만의 재능을 찾고 꿈을 키워 그 아이들이 자라서 다시 기부자가 되는 상상만 해도 행복한 생태계를 기대해 본다.


아시아나항공 ‘아름다운 교실’
  고등학생 L군은 승무원이 꿈이다. 하지만 막연한 꿈에 대한 환상이 있었을 뿐 정확히 승무원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지 못했다. L군이 사는 산간지역의 학교에서는 많은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의 ‘아름다운 교실’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L군의 학교에 찾아왔다. 여기서 인터넷 정보와는 차원이 다른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L군은 더욱더 꿈에 확신을 갖게 되고, 꿈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되었다.


한국남동발전 ‘드림키움 프로젝트’
  발전소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학부모 K씨는 어렵게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한국남동발전이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한국남동발전에서 진행하고 있는 ‘드림키움 프로젝트’를 두고 한 말이다. 한국남동발전의 교육기부활성화 활동은 그동안 폐쇄적인 산업으로 인지되고 있는 에너지 산업을 전국에 알림으로써 에너지산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기관의 역량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국가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하고 있다. ‘드림키움 프로젝트’를 통해 발전소 인근 지역 아이들은 영어, 축구, 역사, 과학뿐 아니라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꿈 실현을 위한 반석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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