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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_ 김정임 서로 아키텍츠 대표 - “주변과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공간을 창조합니다”

  오랜 시간 다져온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건물과 공간에 힘과 활력을 불어넣어 클라이언트가 꿈꾸는 삶의 터전으로 탄생시키는 김정임 건축가. 그녀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과 삶의 진리를 배워나가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다. 최근 자연환경과 절묘하게 조화시킨 다정한 책쉼터 공간을 통해 시민들과 새로운 소통을 하게 된 김정임 건축가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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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구 대우빌딩) 새단장, 한남 라테라스, 제일기획 로비 개보수, SK D&D 본사 업무 공간, 그리고 최근에 작업한 책쉼터 공간까지. 오랜 시간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건축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온 서로 아키텍츠(Seoro Architects) 대표 김정임 건축가. 드라마 미생에 나와 대중들에게 익숙한 서울스퀘어를 비롯하여 민간인들을 위한 공공기관까지, 그녀가 함께해 온 프로젝트는 늘 새롭고 고객이 바라는 터전을 이루어나가는 역할에 충실했다. 2010년부턴 업무 환경 재구조화 프로젝트에 가담하면서 업무 공간의 활용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으며,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주관한 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과정 중 업무 공간과 학교 공간이 사람들이 상호교환하고 창의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매우 비슷한 공간 형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한 인테리어 개념이 아닌 공공성을 가진 건축공간으로서 틀에 박힌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시도를 더한 김 대표는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공공 분야나 노인 주거시설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다음은 김정임 건축가와의 일문일답. 


하나, 건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우리 집에 아버지가 구독하셨던 <공간> 잡지가 있어서 건축 관련 기사들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단독주택을 지으셨는데 그 과정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공간에 대한 인식을 체화할 수 있었다. 


둘, 건축가로서 일해오신 과정과 직업적 특성이 있다면?

  제가 87학번인데 그 당시에는 건축학 인증이 지금처럼 정립돼 있지 않았고 여학생들도 소수였다. 대신 학부 시절 동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좋은 경험을 쌓았고 지금도 꾸준하게 관계를 이어가면서 밀접하게 지내고 있다. 졸업 후에는 소규모 작업실에 들어가 처음으로 건축 실무를 접하며 경험을 쌓았다. 대학원 졸업 후에 아이아크에 입사한 후 업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게 되었고 열린 사고를 가진 선생님 밑에서 일에 대한 태도와 삶의 관점도 배울 수 있었다. 그 후 회사에서 독립적으로 일을 담당하게 되었고 2012년에 서로 아키텍츠로 독립을 선택했다. 


총괄 건축가로 활동했던  서울시교육청 ‘꿈담교실’ 총괄 건축가로 활동했던 서울시교육청 ‘꿈담교실’


양천공원 책쉼터 모형도양천공원 책쉼터 모형도


셋,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꿈을 담은 교실 만들기 사업’의 총괄 건축가로 참여했는데, 어떠한 의미가 있었는가?

  학교 공간 형식은 보수적이고 다른 어떤 곳보다 변화가 더딘 공간이기도 하다. 저는 2017년 서울특별시교육청 제안으로 ‘꿈담’ 프로젝트 사업의 첫 총괄 건축가로 임명되어 3년간 활동했다. 이 일을 맡을 건축가 20명을 섭외하고, 교육전문가들과 협의하며 그들과 함께 새로운 학교 교실을 창조해나갔다. 올해도 저는 기획설계에 참여하며 프로젝트에 가담하고 있다. 앞으로도 일 년에 한두 개 정도는 교육청 관련 일을 지속해나가며 교육 공간에 대한 새로운 발상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나이가 들면서 공공 분야 즉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접근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에 관심이 많이 생긴다. 


넷, 최근에 작업하신 건물양식(양천공원 책쉼터, 넘은들공원 책쉼터)을 보면 자연환경과 인공건축 사이의 상관성을 깊이 생각하신 부분이 느껴진다.

  건물은 건축되는 환경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저는 주변과의 관계성을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두 곳 모두 지형을 해치지 않고 건물을 짓고 싶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의 자연적인 식물이 건물을 아름답게 받쳐주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저는 예전부터 건축이라는 정의를 물질을 제 나름의 질서대로 한자리에 모아놓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때론 건물을 지으면서 기존에 있는 것들을 비워내는 작업도 하지만 우리가 그럴 권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번 책쉼터 프로젝트는 공원이었기 때문에 건축물이 자연환경과 더 잘 부합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섯, 건축가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이 있다면? 

  직업적으로 건축가는 일을 맡기는 분들의 꿈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일한다. 건축가로서 건축주(고객)가 건축물을 잘 쓰는 모습을 보는 것이 최고의 만족이고 보람이다. 그리고 저는 건물의 조형성보다 주변과의 관계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현대사회에서 변화하는 구성요소 간의 상호 작용과 관계성을 고찰하여 이를 공간에 반영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서울스퀘어 같은 경우, LED 6만 개를 설치한 미디어 캔버스라는 요소가 도시의 플랫폼이 되어 새로운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하고 있고 실제로 매스컴에도 다양한 이미지를 담은 서울스퀘어가 많이 나왔다. 


주변 공간과 관계성을  살펴보는 김 대표주변 공간과 관계성을 살펴보는 김 대표


여섯, 건축가가 갖춰야 할 창조적인 능력이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호기심과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 저는 평소 주변 요소를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스캔이 잘 되는 편이다. 또 직업상 훈련된 부분도 있겠지만 주변 환경의 이미지를 상상 속으로 잘 구현한다. 건축가로서 필요한 상상력은 일반적인 것과 조금 다른데, 사진이나 그림으로 보고 그 공간에 실제로 들어간 것처럼 상상해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설계에서도 이런 능력은 기본이다. 즉 주변을 많이 관찰하고 실제로 상상하는 훈련을 해보고 그것을 종합해보는 총체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많은 재료를 조합해서 편집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물론 본인이 노력해야겠지만 시간과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숙달되는 능력이기에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곱, 건축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다독을 권하고 싶다. 나중에 기성 건축가가 된 후에도 책을 많이 읽어 생각을 확장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저는 프로젝트와 연관된 단행본을 읽거나 평소에는 소설책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직접 원하는 장소에 가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직간접 경험을 쌓으며 상상력을 키워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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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BOX | 건축가가 되기 위한 진로 팁

  건축가는 고객(건축주)의 의뢰를 받아 조형미, 경제성, 안전성 등을 고려하여 건축물을 설계하는 일을 한다. 또한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여 건축물의 설계 방향과 기본 디자인을 결정하는 등 건축의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한다.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사업 수주 외에 경영 및 인사관리, 건축기술 자문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건축학과, 전문대학 건축과(2~3년제), 고등학교나 3년제 고등기술학교 건축과에서 교육받을 수 있으며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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