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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명 정왕초 교사 웹툰 작가로 통하는 교육용 만화가, 참쌤

글_ 한주희 본지 기자

 

그림 가득한 역사 수업시간 칠판. 김 교사는 한 달에 한 번 역사 수업을 만화를 그리며 설명한다.

 


  쓱싹 쓱싹~ 네모난 초록 칠판 위를 가득 매운 그림들. 선사시대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인물과 이야기가 한 편의 만화가 된다. 동학 농민운동, 갑오개혁, 을미사변 등 평소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역사 용어도 한눈에 쏙쏙 들어온다. 경기 시흥 정왕초 김차명(32) 교사의 역사 수업 얘기다.

 


  “비쥬얼 싱킹(Visual think)은 시각적 사고를 뜻하는 말로 기업에서 마케팅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시각화된 자료를 선호하는 아이들에게 비쥬얼 싱킹은 교육적으로도 의미가 크지요. 그림이나 영상 등 시청각 자료를 적절히 학습에 적용하면 그만큼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어요. 궁극적으로 학습도 텍스트로 된 자료를 자기 머릿속으로 구상해 그림이나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는 상태라 할 수 있지요.”  

 


김 교사는 온라인상에서 그림 그리는 ‘참쌤’으로 통한다. 웹툰 작가이자 교육용 애니메이션 제작자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그가 운영하는 ‘참쌤의 웹툰.영상공작’ 블로그(http://chamssaem.tistory.com)에는 한 달 평균 1만여 명이 방문할 정도. 웹툰과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학급경영 등에 필요한 시청각 자료, 5~10분 동영상 강의 등을 다운받을 수 있어 교사들이 주로 찾는다. 특히, 전국 교사들이 e-mail로 보내오는 교육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웹툰으로 연재하는 ‘교사동감’은 교사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교육에 대해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다.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다”… 블로그 한 달 평균 1만 명 방문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적절한 타이밍에 가장 원하고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건 교사들이지요. 인터넷에 많은 자료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거든요.”

 


  김 교사는 윤동주 시인에 대한 10분짜리 애니메이션을 꼬박 일주일에 걸쳐 만들었다. 시인의 생애에 대해 시청각 자료를 활용했으면 했지만, 인터넷을 다 뒤져도 제작된 영상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 그는 초·중·고 교과서에 나온 윤동주 시인의 시를 분석하고, 윤동주의 생애를 조사한 후 40시간에 걸쳐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당시 윤동주 시인이 투옥됐던 후쿠오카 감옥을 그리기 위해 사진을 보며 실사를 확인하고, 당시 나이와 외모 등에 대한 자료도 꼼꼼히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었다. 

 


  이렇게 김 교사가 제작하는 교육용 콘텐츠는 연간 애니메이션·영상 10여 편, ‘교사동감’을 비롯한 웹툰 30여 편. PPT와 학습지 등 시청각 자료 수십여 편이다. 현재 평균 3~4만 명이 블로그나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서 다운받아 활용하고 있다. 학기 초 학급게시판 꾸미기나 졸업영상 등 교사들이 시기에 따라 가장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 인기 만점이다.

 

 

‘참쌤 콘텐츠 스쿨’로 브랜드를 만들다
  학습콘텐츠는 철저하게 교과서를 따른다. 역사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는 사실 관계를 꼼꼼히 확인하고, 장애 이해교육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는 용어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우리땅 독도를 지킨 조선의 어부 안용복’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는 호사카 유지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에게 3번에 걸쳐 감수를 받았어요. 역사를 주제로 다룰 때는 특히 조심하는데, 교과서에서 사용된 용어만 활용하지요.”

 


  김 교사가 학습 자료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3년 전. 2009년 9월 처음 교편을 잡은 후 5분짜리 장애이해 교육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역사와 계기교육 자료들을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미술을 따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관련 서적으로 닥치는 대로 보고 독학으로 포토샵, 베이직 등의 프로그램을 익혔다.

 


  이제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3개월 전부터 시작한 ‘참쌤 콘텐츠 스쿨’이 대표적. 전국 20명의 교사들을 모집해 그동안 배운 모든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교사연구회다. 1기를 시작으로 매년 온·오프라인 모임을 시도해 나갈 계획이다.

 


  “참쌤 콘텐츠 스쿨이 하나의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0명의 선생님이 다시 각 지역에 제 2의 ‘참쌤 콘텐츠 스쿨’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공유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교직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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