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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학교·사회를 바꾸는 힘 ‘학부모교육’

글_ 편집실

 

  10월 17일 오전,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 강의실이 학부모들로 가득 찼다. 칭찬문화연구소 이재명 소장의 ‘자녀를 춤추게 하는 행복한 부모 되기’를 주제로 한 학부모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 자녀 간의 갈등 원인, 자녀와의 관계 회복 방법, 자녀의 긍정적 행동을 이끌어 내는 방법 등을 화두로 진솔한 강의가 이어졌다. ‘칭찬의 힘’을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초·중학생 자녀를 둔 대구에 사는 오대희(49) 씨는 “한때 자녀와의 소통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대화법 강의가 큰 도움이 되었다.”며 “과거의 아버지상과 오늘날의 아버지상이 많이 다른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잘못된 의식과 행동을 극복하고 자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부모교육에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오 씨는 “자녀와 대화할 때는 ‘바라봐라’, ‘기다려라’,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강사의 말을 떠올리며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은 가족들에게 ‘칭찬’ 한마디씩을 건넬 생각이다..

 

이재명 칭찬문화연구소장이 ‘자녀를 춤추게 하는 행복한 부모 되기’를 주제로 학부모교육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자발적으로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를 방문해 심화교육을 받고 있다. 

 

대구, 가정의 교육기능 회복에 초점
  2010년부터 학부모교육 체계를 만들고 자녀 성장 단계별, 학교 급별 특성에 따른 맞춤식 학부모교육을 펼치고 있는 대구광역시교육청은 ‘학부모교육 활성화’의 대표적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대구시교육청에서는 <학부모 자녀교육 역량강화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과 8종의 <자녀교육서>를 개발, 제작하여 학부모교육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석환 부교육감은 “대구 학부모교육은 학교와 학부모와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내의 모든 초·중·고·특수학교에 ‘학교평생학습관’을 설치하고, 450여 명의 부모교육 전문가를 활용해 연10회(2시간씩 총20시간) 기본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 학부모교육은 부모의 역량을 강화하는데서 한발 나아가 부모의 건전한 교육관을 정립하고 가정의 교육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부모교육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 전문 강사를 파견하고, 월별 주제별 심화 프로그램을 구축해 ‘찾아가는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81곳 기관의 1,943명이 학부모교육을 받았다. 또 역할극, 소통코칭 등 자녀와의 소통부재를 극복할 수 있도록 체득형, 실천형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부모의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다. 부모 상담과 맞춤형 코칭이 이뤄지는 ‘가족행복카페’는 학습부진, 게임, 소통 장애 등의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로부터 호응이 높다.
  지난해 대구 학부모교육에 참여한 인원은 23만여 명. 대구 학부모 중 34%가 연평균 3.4회 부모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구시교육청에서는 모든 학부모교육을 학습이력관리시스템을 통해 체계적 관리를 하고 있다.
한편, 학부모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대구시교육청은 다양한 지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들을 내고 있다. 통계청의 2016 학교생활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지역이 96.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또한 서울대에서 3년간(’14~’16) ‘한국 아동의 삶의 질’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구지역은 건강/주관적 행복감/아동의 관계/물질적 상황/위험과 안전/교육/주거환경/바람직한 인성 등 8개 영역에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여주다, 2016년에는 8개 영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다. 반면, 학업중단율(0.57%)과 정서행동관심군 비율(1.8%)은 전국평균보다 낮았다.
  방경곤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장은 “학부모교육으로 자녀의 행복한 삶을 위해 부모역할에서부터 진로진학문제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며 “학부모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부모들을 어떻게 참여시킬지 다방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학부모의 현실에 맞게 맞춤형으로 찾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구 학부모교육의 성과는 교육청(센터)-단위학교-학부모가 함께 일궈낸 소중한 결과물이다. 사진 맨 오른쪽이 방경곤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 소장

 

‘부모성장학교’ 운영으로 학부모 동아리 활발
  전라북도교육청에서는 ‘부모성장학교’를 통해 학부모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유·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 놀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놀이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돕고 자녀 양육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학부모 전래놀이지도사 양성교육을 실시하여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부모에게는 수료증을 주고 있다. 특히 학부모교육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구성하고, 재능기부 등으로 학교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방과 후 놀이학교(놀잇길 만들기)를 비롯해 ‘어우렁이’(학부모 동아리)와 놀이밥퍼는 주2회(4시간씩) 자유학기제 시행 중학교에서 전래놀이를 지도한다.
  또한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식 심화교육이 눈길을 끈다. 농어촌지역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학부모교육을 통해 엄마선생님을 양성하고 있다. ‘학습친구 엄마샘’은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학습지도하는 방법에서부터 자존감을 심어주는 방법을 교육하며, 사교육 없이 가정에서 학습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하브루타를 활용한 토론학습법’도 교육하고 있다. ‘초록식물 가드너교육’은 가정 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대안으로써 환경호르몬 제거 식물심기, 페트병을 활용한 공기정화용 심지화분 만들기, 이산화탄소를 잡아먹는 다육식물 테라리움 만들기 등 친환경교육으로 구성되어 학부모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학부모 주도의 찾아가는 강원토론학교
  강원도교육청에서는 강원도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강원학교토론’ 교육을 학부모교육에 적용하고 있다. 교육청 주도의 다양한 학부모 토론교육에 참여했던 학부모들이 재능기부에 적극적인 뜻을 보이면서 학부모와 사서교사를 비경쟁토론 지도사로 양성하는 ‘토론코칭과정’을 신설하여 운영 중이다.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생각에 남의 생각을 더하고 더 나은 문제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창의적인 미래인재를 육성하려는 취지에서다. 이 과정을 이수한 학부모들이 현재 ‘찾아가는 강원토론학교’를 활발하게 이끌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의 한 주체인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학부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의 수요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학부모교육과 참여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정책 추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학부모의 ‘건전한 교육열’이 ‘교육개혁의 동력’으로 작용하여 가정과 학교,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강원도교육청 ‘토론코칭과정’ 연수에 참여한 학부모들

 

   
전북교육청 학부모 동아리 ‘놀이밥퍼’에서 놀잇길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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