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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를 위한 ‘디지털 통일교육’

학교통일교육 연구대회 우수사례

글  양지선 기자



[토론 수업은 사전에 온라인으로 근거자료를 수집하고, 위두랑을 통해 의견을 정리하게 한 후 진행됐다. (2019 상신초 학생들의 통일교육 사진)]

  교육환경에 발맞춰 통일교육도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서울상신초등학교(교장 유미종) 김하성 교사는 디지털교과서와 디지털콘텐츠를 활용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해 눈길을 끌었다. 미래 세대에게 맞는 효율적인 통일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디지털과 접목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들여다본다.

  김하성 교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상신초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콘텐츠를 활용한 통일교육을 실시했다. 디지털교과서를 기반으로 학습 커뮤니티인 위두랑과 연계해 학생 간 의견과 자료를 공유하고, 유튜브·클래스카드·디지털박물관 등을 활용하여 모둠토의, 토론, 조사 및 발표학습 등이 이뤄졌다.

  상신초는 전체 45대의 태블릿PC를 구비하고, 교내 특별실 두 군데에 와이파이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학생 1인당 1대씩 태블릿PC를 통해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학생들이 디지털 활용 수업을 처음 접한 만큼 사전에 디지털교과서 및 위두랑 활용 방법과 저작권 교육, 개인정보보호 교육 등이 이뤄졌다.

  지난 4년 동안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교육을 연구해온 김 교사는 놀이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란 것을 깨달았다. 디지털 활용 수업을 고안한 것 역시 학생들이 일종의 놀이처럼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지난 2018년부터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를 연계해 통일교육에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했어요. 통일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내용이 한정적인데, 같은 내용이더라도 새로운 도구와 콘텐츠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디지털 활용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한 서울상신초 김하성 교사 ]



[ 학생들은 1인 1태블릿PC를 사용해 디지털교과서와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했다. ]



“디지털교과서와 인터넷 자료를 활용해 보고, 듣고, 만지는 체험형 콘텐츠로 학생들은 수업에 쉽게 몰입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VR·학습 어플·실감형 자료 등 체험형 콘텐츠로 흥미 유발

  디지털 활용 통일교육은 ①통일 필요성 인식하기 ②민족공동체 의식 기르기 ③북한 이해 돕기 ④남북 협력 태도 기르기로 크게 영역을 나누고, 각 주제별 세부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우선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 후 학습주제에 따라 온라인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며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통해 통일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갖도록 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남북이산가족 디지털박물관(reunion.unikorea.go.kr/museum) VR 체험으로 마치 실제 박물관에 온 듯 생생하게 둘러보며 이산가족이 처한 상황을 알아보고, 클래스카드 어플을 활용해 퀴즈게임처럼 재미있게 북한말을 배우기도 했다. 사회과 디지털교과서의 실감형 자료를 통해 독도의 자연환경을 살펴보고, NIE(신문활용 교육)를 통해 통일 기사를 작성하는 활동도 진행됐다. 디지털교과서와 인터넷 자료를 활용해 보고, 듣고, 만지는 체험형 콘텐츠로 학생들은 수업에 쉽게 몰입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위두랑 활용해 수업 소감·자유로운 의견 공유

  가장 호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은 디지털 영상지도를 이용한 활동이었다. 카카오맵 어플을 통해 모둠별로 평양 곳곳을 살펴보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 ‘물건을 사고파는 곳’, ‘운동이나 경기를 하는 곳’ 등을 찾아보게 했다.

  김 교사에 따르면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기존에 생각해온 북한의 이미지와 다르게 지도상에 백화점도 나오고 학교도 있고, 도심 곳곳에 공원이 많다며 아이들이 신기해했다.”라며 “학생들 입장에서는 북한 사람들의 삶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라고 전했다.

  각각의 활동 과정에서 위두랑은 자유로운 공론장이 됐다. 학생들은 위두랑을 통해 수업 소감을 남겼고, 통일에 대한 찬반토론도 이어졌다. 김 교사는 “수업 시간이 짧아서 한 사람씩 발표하는 데 제약이 있는데, 이때 위두랑을 사용하면 유용하다.”라며 “각자 위두랑에 통일에 대한 생각과 그에 대한 근거 자료를 올리면 친구들끼리 서로 댓글을 남기며 즉각적인 피드백도 가능해서 의견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학생들에게 가장 호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은 디지털 영상지도를 이용해 평양 곳곳을 살펴본 활동이었다. ]


[ 각각의 활동 과정에서 위두랑은 자유로운 공론장이 됐다. 학생들은 수업 소감을 남기며 통일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했다. ]


“학년별 눈높이 맞는 통일교육 콘텐츠 필요”

  이처럼 통일교육에 디지털을 융합한 새로운 수업 모델은 학생들의 주의를 끌면서 수업 참여를 높이도록 했다. 스마트 환경에 익숙한 미래세대에 맞게 통일교육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함을 알리는 지점이다. 다만 통일교육의 방법에 대한 문제보다, 여전히 통일교육 그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교사가 많다는 것이 현실이다.

  김 교사는 통일교육에 대한 일관된 교육과정이 없고, 학년별 눈높이에 맞는 통일교육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아이들만큼이나 선생님들도 통일교육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라며 “통일교육 교과서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교과서처럼 선생님들이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와 콘텐츠가 풍부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일교육주간 이외에도 꾸준히 교사들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더 많은 교사가 통일교육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관련 연수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김하성 교사의 디지털 활용 통일교육 프로그램


1. 통일의 필요성 인식시키기

- 통일 필요성 인식을 위한 모둠토의학습

- 남북이산가족 디지털박물관 체험학습

- 위두랑 기반 온·오프라인 통일 토론

2. 민족공동체 의식 기르기

- 디지털교과서로 독도의 자연환경 알아보기

- 진돗개와 풍산개에 대해 조사하기

- 클래스카드로 북한말 익히기 및 퀴즈배틀

3. 북한 이해 돕기

- 북한의 문화유산 조사하기

- 디지털 영상지도로 평양의 곳곳을 살펴보기

4. 남북 협력 태도 기르기

- DMZ에 사는 동물 알아보기

- NIE 활용해 남북 협력 신문기사 쓰기

- 학부모와 함께 통일 관련 가족체험학습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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