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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온양한올중학교 학교 내 비속어·신조어·욕설 OUT! 비결은 ‘한글사랑 이끎학교’

글 _ 편집실

  ‘올바른 한글사용 이끎학교’는 충청남도교육청이 교육청과 직속기관, 학교, 도서관 등에서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글의 올바른 사용과 한글교육 내실화를 목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온양한올중학교(교장 김문환)는 2021년부터 ‘한글사랑 이끎학교’로 지정되어 우리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 그리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교과목과 접목한 다양한 한글사랑 교육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2년째 ‘한글사랑 이끎학교’를 운영하는 온양한올중학교2년째 ‘한글사랑 이끎학교’를 운영하는 온양한올중학교


품격 있는 언어문화, 온양한올중이 이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있으면 등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교복도 단정하고 표정도 밝은데 쓰는 언어에는 속어와 욕설이 많이 섞여 있었다.” 

  김문환 온양한올중 교장은 ‘한글사랑 이끎학교’ 사업에 지원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학생들의 일상에서 비속어와 욕설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한글의 뜻과 쓰임을 바르게 익히면 좋겠다는 욕심도 덧붙였다고 말한다. 온양한올중은 정규교과와 동아리 활동 등에 한글사랑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연계·추진한 결과, ‘한글사랑 이끎학교’ 운영 첫해인 2021년에 ‘올바른 한글사용 유공기관 표창’을 받는가 하면 2년 연속 ‘올바른 한글사용 이끎학교’로 선정되면서 지속적인 한글사랑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한글영상교육’, ‘우리말 으뜸이 활동’, ‘우리말 엽서 만들기’, ‘한글 포스터 및 만화 그리기’ 등이 있다. 먼저 ‘한글영상교육’은 1학년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제공받은 ‘붓으로 만나는 한글’이라는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판본체, 궁서체, 민체 등 다양한 글자꼴에 대해 알아보고 한글이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는 언어인지 알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글영상교육’과 연결해서 ‘올바른 우리말 사용 실천서약’과 ‘우리말 엽서 만들기’를 진행한다.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체험활동을 구성해 학생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낸 점이 특징이다. 신은재(1학년) 학생은 “영상을 보면서 한글이 예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그리고 우리말 사용 실천서약을 쓴 뒤부터는 친구들과도 외래어나 비속어보다는 순우리말을 찾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수업 이후 실제로 친구들과의 대화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한다. 


  ‘우리말 으뜸이 활동’은 학년별 모든 학급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꼽힌다. 박성병 교감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매월 학급에서 언어사용태도가 눈에 띄게 좋아진 학생을 학급 친구들이 추천하고 선정해서 상점(3점)과 함께 소정의 매점이용권을 선물로 준다. 상점이나 선물이 크진 않지만 ‘우리말 으뜸이’가 되기 위해 모두가 열심히 참여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김은우(2학년) 학생은 “우리말 으뜸이 활동 때문에 반 친구들이 교실에서도 비속어, 외래어를 안 쓰려고 노력한다. 나도 우리말 으뜸이로 선정됐을 땐 정말 뿌듯했고 욕을 쓰는 친구들에게 고운 말을 쓰자, 한글을 아끼자는 말을 더 많이 하게 됐다.”라는 선정 소감을 남겼다.


  이외에도 ‘한글 포스터’는 미술교과 시간에, ‘만화 그리기’는 동아리 시간에, ‘한글사랑코딩과 UCC’는 정보교과 시간에 한글사랑 교육과 연계해서 진행하고 있다. 미술교과를 담당하고 있는 여다감 교사는 “한글사랑과 관련된 주제로 미술 수업을 계획했고 수업 중에도 바른 말 고운 말을 사용하도록 독려했다. 1·2차시는 한글과 관련된 단어, 문장, 이미지 조사와 토론, 마인드맵 구상 등의 모둠별 토론수업으로, 3차시부터는 개인별 아이디어 구상과 스케치로 진행했다. 학생들이 한글 창제의 역사와 한글의 문화적 가치에 관해 조사한 자료를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이나 이를 통해 작품을 완성해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라면서 이렇게 완성된 학생들의 작품은 오는 10월 충남교육청에서 열리는 ‘우리말 우리글 꿈잔치’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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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글자꼴을 익히며 한글이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인지 배우는 학생들다양한 글자꼴을 익히며 한글이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인지 배우는 학생들

학생주도의 등굣길 캠페인과 동아리 활동

  교내 동아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한글사랑 활동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글사랑 동아리’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등굣길 캠페인’이나 ‘독서토론 동아리’ 학생들이 참여하는 ‘우리말 티셔츠 만들기’ 활동 역시 교내에 새로운 언어문화를 일으키고 있는 주요 프로그램이다.


  등굣길 캠페인은 한글사랑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20여 명이 주축이 되어서 매월 첫째 주 등교 시간에 펼치는 활동이다. ‘욕하지 않기’, ‘말은 마음의 거울’, ‘배려하는 말을 합시다!’, ‘우리말을 지켜요!’ 등을 적은 팻말을 들고 입구에서 친구들을 맞이한다. 등굣길 캠페인에 다수 참여한 유정원(3학년) 학생은 “캠페인이나 동아리 활동 전에는 복도에서 친구들이 모여 대화할 때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등굣길 캠페인이나 동아리 활동 등을 계속 접하다 보니 친구들도 말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라면서 “열심히 활동한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한다. 


  독서토론 동아리 학생들 역시 한글사랑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김유정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작품 속에서 고유어나 향토적인 단어를 찾는 시간을 가졌다. 독서토론 활동을 확장해서 작품 속 자신이 좋아하는 문구나 문장을 직접 티셔츠에 그리는 ‘우리말 티셔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한글사랑 동아리 학생들의 등굣길 캠페인한글사랑 동아리 학생들의 등굣길 캠페인


  “독서토론 동아리에서 한글사랑 동아리까지 모두 참여하고 있다. 친구들에게도 ‘한글사랑’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걸 자주 상기시켜준다. 순우리말을 찾아서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게 정말 좋다.” 배아현(2학년)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한글사랑이 시작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 1학년 자유학기제 주제선택 수업 중 ‘시가 있는 풍경’ 수업을 한글사랑 수업과 연계해서 학생들 마음속에 남은 시 구절을 머그잔이나 부채에 새겨 넣는 시간도 기획했다. 


  “시는 그 어떤 문학작품보다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한글이라는 아름다운 언어를 익히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 머그잔이나 부채에 직접 새겨 작품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가족들에게 선물하거나 자신이 사용하기도 하는데 수업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다.”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경아 교사는 학기 말에 학생들의 작품을 모아서 문집으로 제작해 나눠줄 계획이다.


학생들이 제작한 문집과 머그잔학생들이 제작한 문집과 머그잔

한글포스터, 만화그리기, 한글티셔츠  등 학생들의 한글사랑이 가득한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제작한 문집과 머그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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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포스터, 만화그리기, 한글티셔츠 등 학생들의 한글사랑이 가득한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다.



학생들 작품 만날 수 있는 ‘한글사랑 전시회’

  “학생들의 결과물을 보면 매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항상 기대 이상의 작품이 나온다.”라고 말하는 김 교장은 학생들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학생·교사·학부모 모두가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만들었다. 작품의 종류는 포스터, 만화, 캘리그래피, 티셔츠, 부채 등 다양하다. 전시장에 담지 못한 작품들은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복도 곳곳을 활용해 전시했다. 작품은 오는 11월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오가며 작품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한글사랑 교육활동으로 한글에 대한 인식과 언어습관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온양한올중학교. 

  “향후 한글박물관이나 한글 관련 전시회를 방문하는 체험학습도 계획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김 교장은 “지속적인 한글사랑 교육을 위해서는 정부와 교육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한글사랑 이끎학교’를 운영 중인 각 학교 담당자들을 위한 모임의 장이 마련된다면 운영과정과 성과를 공유하면서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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