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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대안학교 ‘프레네스쿨 별’ 교장 - 정신건강의학 의사와 학교 밖 청소년의 성장 이야기

글 _ 편집실

  치유적 대안학교이자 성장학교인 ‘프레네스쿨 별’은 올해로 개교 20년째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김현수 교장이 학교 밖 청소년들도 이곳에서만큼은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라고 지은 이름, ‘별 학교’다. 프랑스의 교육자 셀레스탱 프레네의 교육이념과 만나면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기적 같은 변화와 성장을 일궈온 ‘성장학교 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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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의 과정을 마칠 즈음 ‘도시 속 작은 학교’라는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죠. 학교를 중도 이탈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였어요.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밖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다 보니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유독 많이 만났죠. 이들에겐 공부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보듬어 줄 ‘치유’가 먼저여야겠구나 생각했죠.”


  서울 관악구 청룡동에 있는 중·고교 통합형 대안학교인 ‘프레네스쿨 별’의 개교 당시 이름은 ‘치유적 대안학교 별’이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김현수(57) 교장이 ‘치유와 교육’이라는 두 개의 영역을 결합한 배움터다. 요즘에는 ‘성장학교 별’, 혹은 ‘별 학교’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줄여서 부르곤 한다. 이곳에서만큼은 아이들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교사 역시 이곳에서는 ‘별지기’로 통일되어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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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적 대안학교, 프레네를 만나다!

  김 교장이 청소년 문제에 처음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공중보건의 시절, 지방의 한 소년교도소와 인연을 맺으면서다. 자신의 미래를 한창 꿈꾸어야 할 나이의 청소년기. 하지만 ‘한 아이가 중대한 죄를 짓고 교도소까지 오게 하는 건 사회문제일까? 그 아이 한 개인의 문제일까?’ 정신건강의학을 공부하는 스물일곱 살의 청년의사는 당시 이와 같은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단다.


 “그즈음 청소년들의 열악한 현실의 단면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었어요. 사회의 돌봄이 필요한 곳, 학교 밖에서 배회하는 아이들을 누군가 돌보지 않으면 배움이 중단됨은 물론 빈곤의 대물림이 계속될 수밖에요. 2002년 2월, 동료와 뜻을 모아 대안학교인 별 학교 문을 처음 열면서 내건 목표가 있었어요. 바로 ‘치유와 보육, 복지와 영성’ 등 4가지였죠.”

올해로 개교 20주년을 맞은 별 학교는 지금까지 26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재학생은 30명. 이곳 별 학교 학생들의 등교 시간은 오전 10시까지다. 관악과 인근 동작구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분당과 일산, 멀리는 천안에서 등교하는 학생도 있었다. 별 학교의 교육은 현재 프랑스의 교육자 셀레스탱 프레네(Célestin Freinet)가 주창한 방법론을 채택, 구현해 가는 중이다. 프레네는 학생들이 자기의 삶과 경험에 기초해 스스로 학습을 조직하는 방식을 강조해온 대안교육 실천가. 김 교장은 “그 어떤 교육자보다 기술과 노작을 강조한 경험주의 실천적 교육운동의 학자가 바로 프레네였다.”라고 귀띔했다.


  “별 학교 학생 중에는 자폐나 아스퍼거 증후군처럼 사회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교육과정 전반에서 학생들의 자율과 자기주도성을 강조하고, 집단 의사결정에서도 아이들의 참여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유도하곤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능동적이고 실천적인 배움 활동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죠.”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인 김현수 교장은 공중보건의 시절,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 소년과 인연을 맺으면서 학교 밖 청소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말한다.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인 김현수 교장은 공중보건의 시절,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 소년과 인연을 맺으면서 학교 밖 청소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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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학교 별’에서 일군 기적 같은 변화

  치유적 대안학교의 초기 모델답게, 별 학교만의 차별점이 잘 드러나는 교육프로그램 역시 ‘치유교과’다. 이를테면 ‘분노 조절, 갈등 해결, 반(反)편견, 정중한 거절, 치유 산행’ 등의 수업들이다. 

  “예민한 아이는 친구를 사귀면서 감정조절이 힘들 때가 있어요. 이런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둔감력을 배우게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거절을 못 하는 아이를 위해서는 ‘정중한 거절법’에 대해 공부하고요. 이 치유교과 과정은 말 그대로 아이들이 살아가는 삶의 기술, 태도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별 학교는 자유로운 학교를 지향한다. 교육과정은 물론이고, 졸업도 연수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제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졸업을 위해서는 한 학기 동안 진로선택 과목으로 8주간의 졸업프로젝트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또 수업 공개 프레젠테이션도 필수다. 중학생의 경우 이 과정을 이수해야만 일반고나 대안학교로 진로선택을 할 수 있다. 


  “졸업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면, 아이들이 입학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적 같은 변화와 성장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저로서는 무엇보다 보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에요. 정신과 의사들이 경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기적 같은 변화’라는 말이에요. 별 학교에서는 실제로 2년이든, 4년이든, 6년이든, 아이로부터 꾸준히 계속해서 성장하는 변화를 지켜볼 수가 있습니다. 자폐성 장애 아이도 사회에서 타인과 함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여 학교를 떠나기도 해요.”


별 학교에는 다양한 증상을 가진 아이들이 찾는다. 지적 장애, 중증도의 자폐, 경계선 지능의 청소년까지, 이른바 ‘느린 학습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김 교장은 “학교에서 정서적으로든, 치유적 측면에서든 충분한 교육 활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보조교사, 협력교사들의 자원봉사 등 다방면의 지원이 다차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면서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제도적인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2010년부터는 이곳에 ‘청년행복학교 별’(이하 행복학교)도 새로 개교했다. 별 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진출에 애로를 겪는 청년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학교다. 이 행복학교의 운영 역시 학생들의 자율적인 참여, 자발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다. 2층의 카페 ‘아자라마’는 이 행복학교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공간. 이곳에서 쿠키도 굽고, 이를 직접 판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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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통합형 대안학교인 ‘프레네스쿨 별’은 치유와 교육이라는  두 개의 영역을 결합한 배움터다. 학생들이 ‘허브 화분’과 ‘허브 소금’을  직접 만들었으며, 판매 수익금은 산불 이재민에게 전달했다. (사진제공 = 프레네스쿨 별)중·고교 통합형 대안학교인 ‘프레네스쿨 별’은 치유와 교육이라는 두 개의 영역을 결합한 배움터다. 학생들이 ‘허브 화분’과 ‘허브 소금’을 직접 만들었으며, 판매 수익금은 산불 이재민에게 전달했다. (사진제공 = 프레네스쿨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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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학교 청년들의 또 다른 도전

  “‘아자라마’ 카페는 5년 전, 경계에 있는 별 학교 청년들에게 세상에 없는 공간으로 꾸며 보자는 취지로 열게 됐지요. 별 학교를 떠나게 되면, 사회로 돌아가지 못하고 집에 갇혀 지내면서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는 청년들의 일터로서 지원하는 게 우선 목표죠. 요즘에는 별 학교 졸업생이 아닌 청년들이 오히려 더 많이 찾고 있지요.”


  행복학교의 운영방식은 일본의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 집’ 프로그램을 일부 벤치마킹한 것. 제과제빵, 카페 외에 일러스트 등 책 편집을 배울 수 있는 책방도 개설돼 있다. 김 교장은 “행복학교는 장기적으로는 청년들의 일터를 위해서 100∼150명 정도 모여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더 확보하는 게 목표”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김 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7월 12일, 서울 중구 소월로에 있는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진행됐다. 김 교장은 이곳의 센터장을 맡으면서 매주 화·목요일은 이곳으로 출근한다. 또 월·수요일은 병원으로 출근, 정신과 전문의로서 청소년-청년 부적응증, 중독장애 등과 관련한 상담 및 진료를 맡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사회성이 결여된 청소년들의 정서적 고립, 사회적 기술 부족이 악화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임무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학교현장에서도 전문상담사와 사회복지사 등을 통한 관계 회복 프로그램 확대가 절실하고요. 무엇보다 청소년 정신건강을 담당하는 전문가로서 학교마다 상담 인력과 공간이 좀 더 확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로서 향후 런던의 ‘안나 프로이트 연구소’나 ‘타비스톡 클리닉(Tavistock Clinic)’ 같은 청소년 정신건강연구센터 건립을 꿈꾸고 있다는 김 교장. 프레네스쿨 별의 또 다른 10년을 내다보며, 셀레스탱 프레네가 실현코자 했던 실천교육학을 ‘성장학교 별’에서 좀 더 진전시켜 나아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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