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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2 - 분단의 땅 한반도에서 평화를 배워볼까?

글 _ 편집실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나뉜 지 어언 70여 년이 넘었으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은 우리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의 크고 작은 폭력에 대해 평화 감수성과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평화교육’이 가능한 곳을 소개한다.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조감도인천난정평화교육원 조감도


오는 6월 말 개관을 앞둔 평화교육원 실외 정원오는 6월 말 개관을 앞둔 평화교육원 실외 정원


실향민들이 고향의 ‘연백장’을 본떠서 만든 ‘대룡시장’실향민들이 고향의 ‘연백장’을 본떠서 만든 ‘대룡시장’


6월 말 개관을 앞둔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인천난정평화교육원(이하 평화교육원)은 교육청 차원에서 처음 시도되는 평화교육 기관으로 ‘통일’이 아닌 ‘평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평화교육원이 들어선 곳은 강화군 교동도에 위치한 옛 난정초로 인천시교육청은 평화교육원 건립에 자체 예산 165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4,012㎡로 지상 2층 교육동(전시관)과 지상 3층 생활동(숙박동)을 구축 중이다. 생활동은 2023년 3월 공사가 완료되며, 전시관 등을 갖춘 교육동은 오는 6월 말 개관을 앞두고 있다. 교육동은 평화교육을 위한 체험 및 교육 공간과 북카페 등 휴식 공간을 갖추고 있다. 실내에 마련된 3개의 전시관은 인천의 특색을 반영한 평화·공존 교육을 위한 전시물로 구성했으며, 난정초교와 난정리 지역의 역사를 담은 난정관도 별도로 만들었다. 평화교육원은 6월 20일부터 7월 23일까지 강화군 관내 학교와 시민, 교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친 후 8월 8일부터는 정상 운영에 들어간다. 1일 최대 70명이 이용할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 동아시아시민교육과 남경화 장학사는 “평화는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결국은 공존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라며 “이곳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한 번쯤 평화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평화와 공존을 테마로 한 각종 전시관 외에도 평화교육에 교동도의 물적, 인적 자원이 총망라되어 운영된다. 망향대에서 북한을 바라보면 연백군 주민들이 보일 정도로 교동도와 북한은 가까운 거리에 있다. 망향대에서는 1960년에 황해도에서 온 피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마음을 담아 북한 연백군이 보이는 산 중턱에 비를 세우고 매년 제사를 지내고 있다. 


  교동도에서 가장 높은 고지인 화개산 정상에 오르면 북한의 연백평야가 눈 앞에 펼쳐진다. 화개산 오솔길을 따라 내려오면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고향에 있는 시장인 ‘연백장’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대룡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대룡시장에서 이뤄지는 ‘평화보물찾기’와 ‘제비이야기’ 등은 평화와 갈등 해결을 설명하기에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망향대에서 북한을 바라보면 연백군 주민이 보인다.망향대에서 북한을 바라보면 연백군 주민이 보인다.


  접경지역의 특수성이 반영된 방공호도 그중 하나다. 인천 교동도는 북한과의 거리가 2.6km에 불과한 접경지역으로 교동도에는 북한의 포격 도발 등에 대비하여 마을주민들의 대피시설로 이용되는 방공호가 여러 개 있는데, 그중에 한 곳이 평화교육원 옆에 자리하고 있다. 평화교육원은 실제 화장실과 샤워실 등의 시설을 갖춘 이곳 방공호에서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한 평화교육을 계획 중이다. 


  남경화 장학사는 “접경지역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살린 프로그램으로 방공호의 목적과 특징을 살펴보는가 하면,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 관련 영상도 이곳에서 시청하며 전쟁과 평화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설립 준비단계에서부터 초·중·고 교사 및 평화교육 전문가들이 TF팀을 꾸려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앞으로 학교, 시민, 외국인을 대상으로 10여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라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은 평화교육원을 통해 학교 평화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평화와 공존을 실천하는 시민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평화교육 허브기관으로써 앞으로 평화교육에 관한 연구는 물론, 평화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평화마을을 조성해 운영하며 남북한 교육교류도 추진한다. 그뿐 아니라 평화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인천지역의 신규 교사와 공무원, 학교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평화교육을 진행하는 등 평화교육 역량을 키워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어갈 동아시아시민으로서의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제주4.3평화공원제주4.3평화공원


국가폭력 희생자를 추모하는 제주4.3평화공원

  제주4.3평화공원은 인류 보편의 과제인 평화 추구와 인권회복, 평화공동체 구현을 목표로 조성된 공원이다. 제주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7년에 걸쳐 지속된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제주4.3평화공원은 국가폭력에 의해 발생한 4.3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역사교훈의 장으로 위령제단, 위패봉안실, 위령제단, 봉안관, 각명비원, 행방불명인표석 등이 있다. 위패봉안실은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념의 공간으로 희생자 14,533명 중 14,412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평화기념관 상설전시실에서는 4.3사건의 발발, 전개, 결과, 진상규명운동까지 전 과정이 차례로 펼쳐져 있어 전시물을 관람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또한 6~11세를 대상으로 한 4.3어린이체험관이 있어 사전에 예약하고 방문하면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직접 제주도를 방문하지 않고도 평화교육을 받을 수 있다. 



DMZ박물관DMZ박물관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품은 DMZ박물관

  남북한의 평화를 바라는 민족의 염원을 담아 금강산이 바라보이는 동해안 최북단 민통선 안에 건립한 DMZ박물관(강원 고성). 전시물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그 당시의 아픔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평화가 왜 중요한지, 평화를 왜 지켜야 하는지 일깨워준다. 


  세계 냉전의 유산인 비무장지대를 주제로 한국전쟁 전후의 모습, 정전협정으로 생긴 군사분계선, 그동안 민간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독특한 생태환경 등을 전시물과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DMZ박물관에 담았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이라는 주제의 첫 번째 전시관에서는 한반도의 비극 한국전쟁의 참혹한 모습과 더불어 마음껏 자유롭게 가볼 수 없는 땅 DMZ의 탄생에 감춰진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휴전 발효 당일까지 목숨을 건 고지쟁탈전 과정에서 동족 간의 지워지지 않은 수많은 상처를 남긴 비극의 땅, DMZ를 소개한다. 그 밖에도 DMZ는 남북의 군사가 총을 겨누고 서로 지켜봐야만 하는 곳이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자연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어떻게 습지로 발전했는지 잘 보여준다. DMZ박물관에서는 비대면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외국어와 어린이용 해설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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