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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3 - 생태체험과 힐링의 공간으로 재발견

글 _ 이순이 편집장


  학생들이 떠난 농촌의 폐교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모순되게도 농촌의 폐교는 넓은 운동장과 공터, 텃밭 그리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최근 지자체와 도교육청에서는 이런 농촌 폐교의 장점을 살려 지역민을 위한 캠핑장 등 생태체험과 힐링을 위한 공간으로 재활용 중이다. 학생들이 떠난 폐교에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역경제에도 활기를 띠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년째 전국 8곳에 서울캠핑장 조성한 서울시

  서울시는 농촌의 폐교를 활용해 도시아이들에게 자연 체험과 야영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캠핑장을 조성한 대표적인 곳이다. 서울시는 2013년 강원 횡성지역에 1호로 별빛마을 캠핑장을 개장한 데 이어 현재 경기 포천(자연마을 캠핑장), 충북 제천(하늘뜨레 캠핑장), 강원 철원(평화마을 캠핑장), 충남 서천(금빛노을 캠핑장), 전남 함평(나비마을 캠핑장), 경북 봉화(솔향가득 캠핑장), 경북 상주(감꽃마을 캠핑장) 등 8곳에 서울캠핑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의 폐교 활용 서울캠핑장 조성사업은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늘어난 폐교를 대상으로 서울시와 해당 지자체가 협력해 진행한 도농상생사업이다. 해당 지자체에서 폐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서울시가 사업비를 들여 캠핑장을 조성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제천 하늘뜨레 캠핑장제천 하늘뜨레 캠핑장


철원 평화마을 캠핑장철원 평화마을 캠핑장


  서울캠핑장의 최대 장점은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 철원군 근북면 유곡리에 위치한 4호 ‘평화마을 캠핑장’은 20년 넘게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방치됐던 옛 유곡분교를 리모델링해 2016년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철원지역은 자연생태계가 고스란히 보존된 곳으로, 운이 좋다면 독수리(멸종위기 Ⅱ급), 두루미(멸종위기 Ⅰ급), 재두루미(멸종위기 Ⅱ급) 등 천연기념물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철원은 철새도래지로 유명하여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촉새, 검은머리촉새, 흰배멧새, 꼬까참새 등이 관찰되는 곳으로 생태체험과 캠핑의 묘미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서울시 교육정책과 장윤모 교육시설지원팀장은 “그동안 활발하게 운영되던 평화마을 캠핑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보안·안전상 2년 6개월간 잠정 폐쇄됐었다. 그동안 재개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서울시와 관할 군부대 간에 긴밀한 협조를 해왔으며, 성과를 이뤄 지난 4월 1일부터 다시 문을 열게 됐다.”라고 말했다. 


횡성 별빛마을 캠핑장횡성 별빛마을 캠핑장


  횡성 ‘별빛마을 캠핑장’은 1995년 폐교된 옛 월현분교를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이용객들이 야영을 즐길 수 있도록 텐트장 20동이 마련되어 있다. 별빛마을 캠핑장은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어 서울시민의 이용이 잦은 곳 중 하나다. 캠핑장 인근에 치악산에서 이어지는 주천강이 흐르고 있어 등산은 물론,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월현지역은 어디서나 별을 볼 수 있고 주변에 천문대가 있어 별자리 관측도 가능하다. 


  별빛마을 캠핑장을 다녀온 이선용(서울 동대문구 거주) 씨는 “하늘을 총총히 수놓은 별들, 강물이 흐르는 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 바람에 나무 흔들리는 소리 등이 너무 좋았다.”라며 “캠핑장에서 닭을 기르고 있어 새벽에 닭 울음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아침에는 표고버섯 종균 체험이 있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아이들이 참나무에 표고버섯 종균을 심고 왔는데 무척 신기해했다.”라고 횡성에서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서울캠핑장은 데크, 텐트, 테이블, 화덕 등 야영 필수품이 갖춰져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학교시설을 이용해 건물 안과 밖에 당구장, 탁구장, 북카페, 바둑교실, 긴급대피소, 화장실, 샤워장, 배드민턴장, 여름철 물놀이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서울시 교육정책과 이성민 주무관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연간 3만 5천 명의 캠핑족이 찾는 명소였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연간 2만 명이 방문하고 있다.”라며 “여름방학과 주말에는 예약이 금방 마감될 정도로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남, 폐교를 차박캠핑장, 생태체험장 등 주민 쉼터로

  한편, 전국에서 폐교가 가장 많은 전남(833교)에서는 지난해부터 ‘폐교를 지역민에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차박캠핑장’과 ‘생태체험장’ 등 다양한 폐교 활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그동안 매각 또는 대부에 의존하던 기존 폐교 정책을 지역민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에는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옛 여수 돌산중앙초, 순천 승남중 외서분교, 곡성 도상초, 영광 홍농남초 계마분교 등 4곳의 폐교를 ‘공감 쉼터 시범운영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리모델링, 조경 등을 진행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폐교 뒤 14년 동안 방치됐던 옛 돌산중앙초는 지난해 10월경 ‘돌산365 가든’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폐교 부지 인근 숲과 넓은 해안가 등 빼어난 경관을 활용해 계절별 꽃 단지와 산책로 등을 만들어 지역민을 위한 쉼터로 개방한 것이다. ‘돌산365 가든’ 조성에 교육청 예산 2억 6천만 원이 투입됐으며, 여수시에서도 정원 조성에 필요한 수목기부 등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여수교육지원청 재정지원과 박이헌 주무관은 “방치되었던 폐교를 활용하여 테마정원과 체험학습 공간 등 학생과 지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라며 “흉물로 취급되던 시설을 지역사회 명소이자 관광자원으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순천에서는 옛 승남중 외서분교 부지를 생태체험 학습장 및 로컬푸드점, 차박캠핑장 등의 시설로 운영한다. 곡성에서는 옛 도상초를 이용해 쉼터뿐만 아니라 가족학교로 운영한다. 인근에 곡성 기차마을 등 관광지도 있어 외부인이 찾기 쉬운 관광지로 만드는 게 목표다. 그 밖에도 1999년 9월 학교 문을 닫은 영광 홍농남초 계마분교는 폐교된 지 오래되어 건물이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지역 명물인 가마미해수욕장과 도보로 1분 거리라는 점을 고려해 공원, 산책로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한 쉼터로 새롭게 단장하였다. 


  전남교육청 재산관리팀 임훈규 주무관은 “폐교를 지역민을 위한 쉼터로 활용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며 “올 연말까지 20억 원을 추가로 들여 광양·여수·영광·해남·진도 등 폐교 8곳을 개·보수해 지역민을 위한 공감 쉼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옛 돌산중앙초 부지에 조성된 ‘돌산365 가든’  (사진제공=전남 여수교육지원청)옛 돌산중앙초 부지에 조성된 ‘돌산365 가든’ (사진제공=전남 여수교육지원청)


푸른 영덕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영덕오토캠핑장푸른 영덕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영덕오토캠핑장


경북, 자연과 힐링을 위한 공간 오토캠핑장 조성

  경북교육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외 활동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옛 상옥초 하옥분교, 대덕중 증산분교, 영덕야성초 창포분교를 학생과 교육 가족을 위한 수련시설인 ‘오토캠핑장’으로 조성해 자연과 함께 힐링하는 공간으로 재활용 중이다. 포항산누리·김천·영덕오토캠핑장은 지난해 리모델링을 끝내고 올 1월 예비 운영을 거쳐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장에 들어갔다. 


포항산누리캠핑장 (사진제공=경상북도교육청)포항산누리캠핑장 (사진제공=경상북도교육청)


  먼저, ‘포항산누리오토캠핑장’이 들어선 자리는 옛 상옥초 하옥분교 부지로 이곳은 1993년 폐교된 이래 학생수련원으로 활용되다 2017년 다시 문을 닫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산으로 둘러싸여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캠핑장 주변으로 하옥계곡이 흐르고 있어 오롯이 자연을 느낄 수 있다. 


  ‘김천오토캠핑장’은 옛 대덕중 증산분교에 둥지를 틀었다. 2016년까지 학생들을 품었던 학교는 2017년 지품천중학교로 통합되면서 그해 폐교의 길을 걷게 됐다. 옛 영덕야성초 창포분교 부지에 들어선 ‘영덕오토캠핑장’은 푸른 영덕 바다를 내려다보며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빼어난 입지를 자랑한다. 2015년 폐교되어 학생들은 떠났지만, 지난 1월부터 오토캠핑장으로 새 단장을 하면서 학생들과 지역민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 오토캠핑장 규모는 1곳당 15동에 일일 최대 수용인원은 60명(1면당 최대 4명) 규모다. 캠핑장 내에는 대피소를 비롯해 샤워장과 화장실, 포토존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빈 교실을 이용한 실내 공간은 현재 조성 중에 있다. 


  경북교육청 학교지원과 권진영 주무관은 “오토캠핑장에 대한 교육 가족들의 반응이 뜨거워 연일 주말 예약이 매진 상태”라며 “교육 가족들이 자연 친화적 환경에서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여름방학에는 부모와 자녀를 위한 심리치료가 포함된 가족캠프도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21년 말 기준 경북교육청의 보유 폐교 수는 242교로, 그중 자체 활용 중인 폐교는 64교이다. 경북교육청은 미활용 폐교 56교에 대해서도 교육적 가치를 살려 다양한 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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