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우리 학교 청렴인을 소개합니다"


교육 분야 청렴 실천 사례 수기 공모전 수상작


교육부는 <2021 국민과 함께하는 상반기 교육부 집중 청렴 주간>을 운영,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제시한 ‘청렴 6덕목(공정·책임·약속·절제·정직·배려)’을 잘 드러내는 교육 분야 청렴 실천 사례 수기 공모전을 진행하였다.

공모전은 5월 24일 ~ 6월 18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자신이 경험한 교육 분야 반부패·청렴 사례 △학교·교육기관 등에서 만난 공무원의 청렴한 업무처리 관련 사연 △학교, 교육기관 등에 근무하는 공무원 본인의 청렴 실천 사례 △수평적 소통 활성화 노력 등 조직문화 개선 실천 사례 △갑질 근절 사례, 공익신고자 보호 사례 등을 주제로 한 39편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교육부는 이 중에서 내부심사를 통해 1차로 10편의 작품을 선정하였으며, 2차로 광화문 1번가를 활용하여 최우수작 1편과 우수작 9편을 최종 선정하였다. 최우수 작품으로 시흥장연초 권진경 교원의 <작지만 큰 울림, 당신이 지킨 약속입니다>가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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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작 <작지만 큰 울림, 당신이 지킨 약속입니다>


권진경 / 시흥장연초 교원




“선생님, 왜 벌써 떠나시는 거예요. 아쉬워요. 정말.”

“네? 주무관님. 저 안 가요.”

“어머, 죄송해요. 갑자기 안경을 쓰셔서 제가 다른 분하고 착각했나 봐요.”

“괜찮아요. 그럴 수 있죠. 뭐. 저 아직 학교 떠나려면 몇 년 더 있어야 해요.”

“정말요? 이번에 가시는 분들이 많아서 전 아쉬워서요.”

“전 안가니까 아쉬워하지 마세요~”

학교에 근무하면서 가까이 또는 멀게 느껴지는 곳이 행정실이다. 하지만 난 그날 행정실에서 이렇게 수다를 떨며 나왔다. 작은 울림으로 큰 기쁨을 주시는 그 주무관님 덕분에,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분의 미소가 생각난다.


교사가 행정실에 가는 일은 흔치 않다. 공문을 처리하거나 물건을 품의하고 대금 지급과 관련해서 문의를 할 때, 또는 각종 학습 준비물 택배를 가지러 갈 때이다. 여러 학교에서 근무를 했지만 행정실의 문턱은 교사에게 아주 낮지는 않았다. 내가 실감한 문턱의 높이는 불친절의 정도가 아니라 친근감의 정도이니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무실과 행정실의 협력과 상생으로 학교는 움직인다. 행정실에는 실장님을 비롯해 다양한 직종의 분들이 보통 3~4명도 근무하신다.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교직 생활을 했지만 행정실 분들과 마찰을 겪은 적은 없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늘 학교를 위해 애쓰시고, 학생들의 교육 활동을 열심히 지원해 주고 계시기 때문에 교사가 행정실 직원분들과 부딪힐 일은 거의 없다. 간혹 사소한 마찰은 있지만 이런 일들도 사실 알고 보면 대화와 소통의 부족에서 생기는 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몇 번의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된다.


이 부분을 항상 신경 쓰시던 교장 선생님과 근무할 때 그 학교 행정실에는 늘 웃으시는 주무관님이 계셨다. 목소리가 너무 예쁘고 항상 친절하셔서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미소가 생생하다. 전입 교사로 갔을 때 이미 근무하고 계셨던 그 주무관님은 처음부터 얼굴에 ‘친절’이라고 써 있었다. 그 당시 내가 학교 경력이 짧아 공문이며 업무처리에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특히 품의를 하거나 공문을 처리하는 일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급여나 연말 정산 등의 문제는 더더욱 어렵기 짝이 없었다. 주변 선생님들께 물어봐도 정확하게 답을 못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난 늘 행정실에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나처럼 찾아와서 물어보는 교사들이 어디 한 둘일까?

하지만 그 주무관님은 갈 때마다 늘 친절하게 답변해 주셨다. 가끔은 못 알아듣고 자꾸 묻는 나 자신이 이 너무 부끄러웠지만 저경력 교사인 나는 어쩔 수 없었다. 그때마다 한 번도 싫은 티를 내지 않으시고 차근차근 가르쳐 주셨다. 그해 나에게 행정실의 문턱의 높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번은 공문 관련 질문을 했는데 주무관님이 답변에 자신이 없어 보였다. 본인이 정확하게 아는 분야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하셨다.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그건 잘 모르겠어요. 지금 제가 너무 급한 일을 처리하고 있어서 그런데 제가 나중에 알려드리면 안 될까요?”

“네 그러세요. 저도 아주 급하진 않아요. 다음 주 목요일까지 보고 공문이라 괜찮아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는 그 공문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성격상 워낙 잘 잊어버리는 덜렁이라 학교에서 공문을 처리할 때 나는 받은 즉시 처리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날짜를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날 그렇게 미뤄둔 공문은 책상 위 책들 사이에 끼워져 며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방과 후에 교실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지난번에 물어보셨던 내용이요. 혹시 해결하셨어요?”

“네? 어떤 거요?”

“지난주에 교육청 보고해야 한다면서 저한테 물어보셨잖아요.”

“아~~ 어떡해. 저 완전히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하하 그러실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전화했잖아요. 목요일까지 보고라면서요?”

“대박! 주무관님! 그거 잊지 않으셨어요? 너무 감사해서 어쩌죠?”

“아니에요. 제가 알아보고 전화드린다고 했잖아요. 약속을 지켜야죠. 물론 저희가 도와 드릴 일이기도 하고요. 제가 그때 잘 몰라서 정확한 답변을 못 드린 것 같아서요. 제가 교육지원청에 전화해서 물어봤거든요.”


그렇게 나는 주무관님과 통화를 끊고 아주 간단히 보고 공문을 해결했다. 물론 보고 기한을 놓치지도 않았다. 퇴근길에 행정실에 들러 너무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더 인사를 하는 나에게 주무관님은 늘 언제나처럼 ‘미소’를 보여주셨다. 당신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한 것 뿐이라고.

그날 나는 그분에게 ‘책임’을 배웠다. 내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마땅히 해야 하는 것, 그것은 나와 상대방과의 약속이며 서로에 대한 신뢰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성실함 속에 덤으로 보여주시는 그분의 ‘미소’가 오늘따라 너무 그립다.

나도 늘 그분처럼 먼저 보일 수 있는 미소, 그리고 그 미소를 더욱 아름답게 빛날 수 있게 하는 약속을 지키는 책임감. 그것을 갖추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노력 중이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그리고 믿음을 주는 공직자가 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