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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선생님

조선영 2018-10-15

 

모든 물건들은 세월이 지나면, 낡기도 하고 닳아 없어지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신은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잃어버리지도 않으며, 때로는 새로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나는 25년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25년이나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안윤희 선생님의 이야기를......

 

용인시 백암면이라는 시골 고등학교에서 나는 선생님과 처음 만났다. 문학 선생님 안윤희 선생님! 작은 시골학교여서 선생님께서는 문학과 음악을 함께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는 문학선생님이시도 했고 음악선생님이시도 한 선생님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닿을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의 가르침이 진심과 사랑이 묻어난 가르침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선생님께서는 일기를 쓰자고 하셨고, 숙제로 내주신다.  고등학생인 우리들은 초등학생도 아닌데 우리에게 일기를 써오라고 한다고 투덜 거렸다. 그렇게 시작된 일기 쓰기 숙제...... 이상했다. 투덜 거리면서도 나는 일기장에 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선생님께서 읽고 검사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솔직하게 나의 이야기들을 적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있었던일, 집에서 있었던 일...... 그 당시 고민들을 적어냈고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의 일기장을 읽으시고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사소한 일이었는데, 관심을 가지고 일기장에 답글을 적어주셨다. 선생님께서 달아주신 답글은 나를 힐링의 장으로 인도해 주셨다. 문학을 통해 소통 해주셨던 선생님 ......

 

" 지금은 괜찮니? 괜찮았으면 좋겠구나. 애썼네. 사랑한다. 좋은 일이 있을거야." 그 짧은 답글들은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려운 일을 겪을때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글쓰기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셨던 선생님......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셔서도 꼭 연락을 주시고, 결혼을 했을 때, 아이를 낳았을 때,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나를 특별히 이뻐해서 나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였다.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 해보니 다른 친구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종종 보내주셨다고 한다.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대해주시는 그런 분이시다.

 

 

선생님은 그런 분이시다. 제자들을 항상 마음으로 품어주시는 분.  지금은 여주중학교에서 근무하시는 안윤희 선생님께서 시집을 출간하셨다. 시집에 담긴 선생님의 시를 읽으면서 생각 한다. 그날 수업시간에 하신 말씀을.

 

"세상에  이쁘고 좋은 말을 다 하고살아도 평생 못해볼 것을 좋은 말, 이쁜 말만 하면서 살아가자"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그 아름다운 말들, 그 따뜻한 마음들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다. 참된 스승님의 그 가르침을...... 250년이 지나더라도 기억 할 그 가르침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