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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초 ‘나눔 축제’ 삶의 가치를 깨우다

,양지훈 2018-10-10

-  존중과 배려로 소통하며 배우는 행복공동체

 


글_ 양지훈 명예기자(안산공업고등학교 교사)

 


“우리 모두 함께해요.”
“행복 가득한 구매하세요.”
“모든 수익금은 기부 활동에 쓰입니다.”

 

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학교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목소리를 따라가 보니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학용품과 책 등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져와 돗자리 위에 진열해 팔고 있다. 초등 1학년부터 6학년 전 학년이 판매자이면서 구매자가 되어 펼치는 ‘나눔 축제’ 현장이다. 판매부스 사이사이에 학생들이 창업부스를 운영, 직접 샌드위치, 음료수를 파는가 하면, 게임 운영도 하고, 네일아트 등 백양초 나눔 장터에 활기가 넘친다.


지난 10월 8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백양초등학교(교장 송병일)에서는 ‘2018 나눔 축제’가 열렸다. 나눔 축제 1부에서는 ‘나눔 장터’를, 2부에서는 ‘축제’로 진행되었다.


‘나눔 장터’는 크게 2개의 축으로 운영된다. 저학년은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가져와 판매하는 형식으로, 고학년은 경제교육을 확장하여 올해 처음으로 창업을 시도했다. 올해 3년째를 맞이하는 백양초의 ‘나눔 축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매년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운영하고 있다. 경제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합리적인 소비의 주체로서 성장하고 나아가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수업시간에 경제교육, 공정무역, 나눔, 기부 등을 배웠다. 이날 ‘나눔 축제’는 ‘배움’이 의미 있는 ‘삶의 가치’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다.

 


창업에 참여한 김민서(4학년) 학생은 “친구들과 어떤 창업을 할 것인지 정하고, 메뉴에 맞게 재료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재미있었다.”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유진 교사는 “4~6학년 아이들에게 창업의 취지와 의미를 설명하고 창업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였더니 서툴지만 스스로 창업계획서를 작성했다. 학생이 중심이 되어 사업장명, 사업내용, 준비물품, 필요예산 등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자기 주도적인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고 설명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나눔 장터의 기부 물품은 최고 5천 원 이상 판매할 수 없도록 정했다. 또한 나눔 축제의 취지를 살려 수익금은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각 학급별로 나눔의 성격을 고려하여 기부단체를 결정하였으며, 이날 판매하고 남은 물품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학급회의를 거치고 최종적으로 학생자치회를 통해 결정한 사항이다. 


이윤경 학부모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불을 사용할 수 없음에도 요리에 관심있는 아이들이 창업을 많이 했다.”며 “3년째 나눔 축제를 지켜봤는데,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나눔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고 설명한다.

 


 

2부 나눔 축제에서는 전교생이 모여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의 장과 체험의 장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재능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공연의 장은 운동장에 무대를 마련하여 악기 연주, 댄스, 음악 줄넘기 등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과 끼를 펼쳤다. 체험의 장은 학생자치회가 주축이 되어 탁구, 만화책방, 백양공방, 보드게임, 줄넘기, 보물찾기 등 학생들이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백양초의 나눔 축제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고 운영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학생 스스로 동아리 및 바자회 행사, 공연, 체험 부스 등을 주관하였다. 자율적 배움을 통하여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백양초등학교의 ‘나눔 축제’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꿈꾸는 교실 펼치는 백양교육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백양초등학교(교장 송병일)는 2016년 재지정 됨에 따라 올해 7년차 혁신교육을 일궈오고 있다. 백양초는 민주적 학교 운영체계를 기반으로 윤리적 생활공동체와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형성하고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삶의 역량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전명기(혁신연구부) 교사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함께 ‘꿈꾸는 교실 펼치는 백양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백양초등학교는 말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학교”라고 설명한다.


백양초의 교육목표는 ‘마음 채움, 사이 채움, 빛깔 채움’으로 존중과 배려의 윤리적 생활공동체를 추구하는 ‘마음 채움’이 그 첫 번째다. 백양초 학생들은 매일 아침 따뜻한 눈 맞춤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송병일 교장은 매일 아침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한다. 교장실은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학생들의 이야기를 항상 귀 기울이고 있다. 이 밖에도 공감으로 물들이는 사제동행, 새 학년 적응을 위한 3월 ‘적응 교육과정’, 즐거운 학교생활 ‘40분 큰 쉼표’ 자율놀이 시간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와 소통의 민주적 자치공동체를 추구하는 ‘사이 채움’이 두 번째 교육목표다. 소통과 공감의 교육대토론회 ‘교육비빔밥’을 하고 분기별로 학년별, 학급별 다모임을 통해 학부모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부모로서 자녀교육의 어려움은 없는지, 교사로서 교육적 고민을 함께 이야기 나누면 보다 나은 대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학생 리더십 캠프 운영, 스스로 함께 주인이 되는 월별 학생회 자율행사, 참여와 소통의 학부모회 운영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방과 협력의 전문적 학습공동체와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빛깔 채움’이 세 번째 교육목표다. 배움의 본질을 밝히는 수업 문화 혁신으로 전교사 수업 개방과 성찰 문화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학생 중심 수업을 해오고 있다. 하브루타 토의토론, 주제중심 프로젝트 등 활동 체험 중심 수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배움 공책’ 활용을 통한 학습 다지기, 미래역량 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등을 통하여 더 깊은 배움을 이끄는 자기주도 학습 다지기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교육과정 연계 학년 특성화 체험 교육 프로그램과 심미적 감수성을 깨우는 문화·예술·체육교육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