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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교육과정, 새 교과서를 적용한 학생 참여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 현장을 가다

글_ 김은영·백희·손대환 명예기자·편집실 공동취재

 

  15 개정 교육과정이 교육현장에 단계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초등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새 교과서가 적용되고 있다. 새 교과서는 그동안 지식을 설명하고 주입하던 방식에서 학생 참여가 한층 강화된 형태로, 지난 4월 30일 공주교대부설초등학교에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새 교과서를 활용한 참여 중심 프로젝트 수업이 열렸다.

 

공주교대부설초 4학년 국어과 ‘한 학기 한 권읽기’ 활동 프로젝트 수업.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직접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 기반 수업(Project Based Learning)이란, 학습자들이 직접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을 바탕으로 학습이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기존의 교과서가 답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새 교과서는 질문과 활동을 통해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 교과서를 활용한 참여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실혁명을 통한 학교혁신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학생이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교실혁명
  이날 공주교대부설초에서는 3학년 사회과와 4학년 국어과 공개수업이 이뤄졌다. 국어과에서는 올해 3~4학년군에 처음으로 도입된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이 프로젝트 수업으로 재탄생하였다. 11차시 수업 중 9차시의 해당하는 이날 수업은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의 활동 모습을 소개했다. 교실에서 눕거나 앉아 자유롭게 책을 읽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직접 고른 책으로 독서하는 과정이 학업 과제가 아닌 하나의 놀이처럼 과정을 즐기는 아이들을 엿볼 수 있었다.


  책읽기를 통한 배움, 성장은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폭발한다. 육하원칙이 적힌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방법으로 친구에게 질문을 하는가 하면, 책 내용을 담은 ‘그림카드’를 골라 친구에게 왜 이 카드를 골랐는지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등장인물이 되어 친구의 질문에 답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참신한 수업 방법을 고민한 주길준 교사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고, 게임하듯 흥미롭게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 학생들 간의,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교사가 모둠 활동 중 소극적인 아이들을 관찰하여 자연스럽게 참여를 이끄는 모습과 또래끼리 질문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은서 학생은 “책을 읽고 친구들과 질문과 토론을 통해 친구들과 싸움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길준 교사는 “그동안 학교에서 꾸준히 독서교육을 해왔지만 책 읽는 과정보다는 다독 중심의 교육을 해왔다.”며 “실제 책 읽기를 해보니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았다.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답을 찾는 수업은 학생들의 경쟁을 유도하지만, ‘참여와 소통’이 있는 수업은 모든 학생을 존중하고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조사보고서

 

“우리가 조사·발표하는 수업, 공부가 잘 된다”
  사회과에서는 내가 사는 고장을 알아보는 시간으로 공주의 옛이야기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수업이 이뤄졌다. 고장의 역사적 유래를 조사보고서로 작성한 후 쉽게 소개할 수 있도록 발표 방법을 선택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및 협력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1모둠 ‘박물관과 반죽동 이야기’ 2모둠 ‘인조와 인절미’ 3모둠 ‘일락산’ 4모둠 ‘국고개’ 5모둠 ‘황새바위’ 6모둠
‘우리옛이야기 고마나루’라는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역할놀이, 노래가사 바꾸기, 안내책자, 구연동화 등의 방법을 선택해 재미있는 발표를 이어나갔다.


  은서, 인준, 다현, 예찬 학생은 ‘인조와 인절미’를 소재로 역할놀이를 계획했다. 한양에 있던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하기 위해 공주로 내려왔고, 이때 춥고 배고픈 인조에게 민가에서 이름 모를 떡을 인조에게 진상하였다. 떡의 이름은 모르고 가져온 이의 성 ‘임’과 ‘절미’을 따서 ‘임절미’라고 불리던 것이 인절미가 되었다는 것을 역할극으로 표현한 것. 각자 인조, 임씨 성의 백성, 신하1, 신하2의 배역을 정해 역할극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또한 자료조사에서부터 보고서 작성, 표현활동까지 학생이 중심되어 공주의 옛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력하며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둠활동에 참여한 김다현 학생은 “새 교과서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공주지역에 대한 다양한 옛이야기를 모둠별 우리끼리 스스로 조사하여 발표하니 공부가 더 잘되고 학교생활이 즐거웠다.”며 “선생님 말만 듣는 수업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활동하며 만들어가는 수업이라 매우 재미있고 발표할 때 좀 떨렸지만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수업을 참관한 학부모들은 “아동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발견하고 찾아내어 정리하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은 창의력과 탐구력 향상, 서로의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혜원 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던 수업에서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조사하고 정리하여 발표하는 교과서로 배우는 수업 지도는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꿈을 키울 수 있어 즐거운 학교생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교육의 본질인 수업을 고민할 때”
  한편, 이날 수업참관에 나섰던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직접 모둠활동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고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교사·학부모·기자 등이 참석한 간담회 자리에서 “학교교육의 본질인 수업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초·중·고 수업시간을 모두 합한 1만 2,726시간 동안 학생들이 무엇을 경험하고 배우느냐에 따라 성장이 달라진다. 참여 중심 수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우리교육이 바뀌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연화 교장은 “공주교대부설초에서는 2017학년도부터 학생 참여형 융합수업을 해오고 있다.”며 “분과형 체제 안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교육부 차원에서 교육과정 정보 제공과 검색시스템을 만들어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새 교과서를 활용한 학생 참여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을 참관하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 부총리가 교사·학부모·기자 등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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