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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용성중학교 우리가 만들어 가는 참! 좋은 학교

글_ 이순이 본지 편집장

 

  학교 자랑을 해달라는 질문에 3학년 한 학생은 “우리가 학교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서 학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물씬 풍긴다. 남원용성중학교(교장 김대근)는 그동안 수업혁신, 학생자치, 창체동아리 3가지 측면에서 교육혁신을 모색해 왔다. 혁신학교 4년차인 남원용성중은 어느덧 결실을 맺어 학습자 중심의 수업혁신이 이뤄지고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학교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학교의 교육철학인 ‘더불어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공동체’에 한 발 다가가고 있다.

지난해 창단한 남원용성중 청소년 국악관현악단

 

  “항상 학생이 학교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예로, 학교에서 진행하는 많은 행사들이 있는데, 우리학교는 선생님이 기획하고 학생이 따라가는 식이 아니라 우리가 행사를 기획하고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요.”
  남원용성중학교의 자랑거리를 묻자 유재상(3학년) 학생은 학생 주도의 자치활동을 손꼽았다. 그동안 학생자치부 동아리에서는 ‘1년 뒤 나에게 편지쓰기’ 행사를 비롯해 지리산 둘레길 안내, 학교생활규칙 논의, 학생 건의함 확대 설치, 화장실 시설 개선, 체육물품 대여제 실시, 남자화장실 칸막이 설치 등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학생이 있었다.

 

남원의 전통을 잇다 ‘청소년 국악관현악단’
  남원용성중학교의 창체동아리 중에는 ‘청소년 국악관현악단’이 있다. 국악의 성지로 손꼽히는 남원에서 용성중은 국악관현악단을 통해 민족혼을 불어넣으며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다.
  김대근 교장은 “남원시에는 남원초와 도통초 국악오케스트라단, 국악고등학교가 있다. 그동안 초등학교와 국악고를 연결할 수 있는 가교가 없었는데, 작년에 우리학교에 국악관현악단이 만들어졌다.”며 “국악이 단절되지 않고 초등학교와 국악고를 연결하여 연속성을 갖고 전통문화를 계승할 수 있게 되어 사명감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용성중학교는 지난해 24명의 단원을 선발하였으며, 전북교육청과 남원시청, 춘향장학재단에서 지원한 재원 4천500만 원으로 악기구입과 강사진을 꾸려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그해 12월경에는 창단 첫해를 기념해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창단 연주회도 가졌다. 청소년 국악관현악단의 가야금과 거문고 합주로 시작된 첫 연주를 비롯해 졸업생의 축하공연(춘향가 중 사랑가), 국악관현악단 전체가 어우러진 ‘축연무’, ‘산도깨비’, ‘소금장수’, ‘아름다운 나라’, ‘태평성태’는 국악기만의 매력을 뽐내며 관람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올해에는 단원이 46명으로 늘었다. 남원시청과 춘향장학재단의 재정지원(3천만 원)으로 부족한 악기를 보충할 수 있었다. 또한 주1~2회 국립민속국악원 전문 강사가 학교를 방문해 가야금, 거문고, 아쟁, 대금, 피리, 해금, 타악 파트별 교육을 해오고 있다.
  “도통초 국악오케스트라단에서 거문고를 연주했다.”는 양혜정(3학년) 학생은 청소년 국악관현악단에서 피리를 맡고 있다. “국악관현악단이 작년에 생겼지만 대부분의 단원이 초등학교 때 국악기를 다뤄본 경험이 있어요. 국립민속국악원의 전문 선생님에게 국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동아리의 최대 장점이에요.”
46명의 단원이 소리를 맞춰볼 때면 국악기의 화음이 너무 아름다워 소름이 돋는다는 양혜정 학생은 “국악오케스트라단과 국악관현악단에서의 경험을 살려 미래 국악인의 꿈을 키우고 있다.”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국악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의 전문 강사가 학생들을 지도한다

매달 열리는 공개수업

 


동아리-자치활동 통해 배우는 삶의 자세

학교를 문화를 바꿔나가는 ‘학생자치부’

복도에 게시된 학생들의 시화
  학생자치부, 청소년 국악관현악단 등 남원용성중의 창체동아리는 무학년제로 운영된다. 모든 강좌는 학생들의 수요를 우선 반영한 후 지도교사들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선신영(혁신연구부장) 교사는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먼저 조사한 후 10명 이상이 되면 동아리를 조직한다. 필요한 경우에 외부강사를 투입하는데, 혁신예산 중 1/3을
강사비로 사용할 만큼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 창체동아리는 자율동아리로 이어져 현재 학술, 스포츠, 예술, 노작 등에서 21개의 자율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김대근 교장은 “동아리활동과 자치활동이 별개 같지만, 실은 동아리활동을 통해 자치가 활성화되고, 자치를 통해 동아리가 활성화된다. 진로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며 “여가를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 공간과 시간으로 만들어 알차게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수업-평가로 이어지는 혁신교육
  혁신과제 중 하나인 ‘수업혁신’은 남원용성중학교에서도 교사들 간에 뜨거운 감자였다. 학교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을 빼놓고 혁신을 이야기하기 어려웠다는 것. 용성중은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구축해 교원들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혁신학교 추진단계에서부터 조직된 혁신연구부가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개인은 흔들리지만 함께 하면 힘이 된다.”는 선신영(혁신연구부장) 교사는 “매주 수요일을 배움과 성장의 날로 정해 맞춤형 연수, 전문가 초청 연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다. 

남원용성중학교 전경

더불어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김대근 교장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교사 연수’와 ‘교사 동아리’를 축으로 운영 중이다. 교사 연수는 맞춤형으로 이뤄지는데, 신규 및 전입교사는 3월초 혁신학교 및 배움의 공동체 연수를 통해 혁신학교의 교육철학을 공유해 오고 있다. 4월경에는 기존 교사의 수업시연을 통해 기존 교사, 신규교사, 전입교사가 수업활동에서 어려운 점을 서로 공감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배움 중심의 수업을 위해 자체 강사를 초빙하여 연수를 진행하기도 하며, 각 교과별로 컨설팅을 요청할 경우 배움의 공동체 수업, 하브루타 수업, 거꾸로 수업 등의 연수를 진행해 오고 있다.
  용성중은 학년 수업연구동아리, 독서토론동아리 ‘다락’, 수업성장동아리, 학교 혁신동아리, 교사친목동아리 등 교사들의 동아리도 활발하다.
  김숙현 교감은 “각 학년 수업연구동아리가 결성되어 있는데, 각 학년 담임교사를 주축으로 교과교사가 함께 결합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한다.
  수업을 공개할 시 지도안을 교과교사끼리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학년 수업연구동아리 선생님들이 모여 지도안을 공동으로 살피고 공동으로 실천하는 것도 특색있다. 배움 중심 수업을 위한 다양한 수업방법과 수업 디자인을 연구하는 수업성장동아리, 혁신학교의 전체 틀을 짜고 진행하는 학교혁신동아리 등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해서 동료성과 전문성을 키워나간다.
특히 앎과 삶이 하나 되는 평가를 위해 교육과정 재구성-수업-평가로 이어지는 과정을 깊이 있게 고민하고 있다. 영어과 박순선 교사는 “절망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라며 “글쓰기를 잘하지 못해도 모둠끼리 물어보고 나누고 한영사전을 찾아보고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조금씩 영어로 써보게 된다. 교사는 답이 아닌 단서를 제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올해 혁신학교 4년차인 남원용성중은 어느덧 결실을 맺어 학습자 중심의 수업혁신이 이뤄지고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학교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학교의 교육철학인 ‘더불어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공동체’에 한 발 다가가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호연지기 기른다

  지리산 둘레길 걷기는 용성중 학생들에게는 호연지기를 기르는 일등공신이다. 사제동행 걷기를 통해 호연지기 함양과 관계회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자연과 친해지며, 자연을 이해하고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2학년 유신영 학생은 입학한 이래 한 번도 행사에 빠지지 않고 지리산 둘레길 걷기에 참여해 왔다고 한다. 유신영 학생은 “5월 중순 인월과 금계를 잇는 지리산 둘레길 19.3km를 5시간 만에 도달할 수 있었다.”며 “졸업하기 전에 19개 코스에 도전해서 274km의 지리산을 모두 돌아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21개읍·면 120여 개 마을을 잇는 19코스 274km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올해에는 솔숲에서 나를 만날 수 있는 ‘원천~운봉’ 코스, 통열별로를 따라 역사와 옛길을 찾아 걷는 ‘운봉~인월’ 코스, 성찰과 상실의 길, 그리고 생명을 꿈꾸는 길 ‘인월~금계’ 코스, 민초들 삶의 흔적과 아픔을 만지며 걷는 길 ‘금계~동강’ 코스, 치유 받을 영혼, 사랑으로 보듬는 길 ‘동강~수철’ 코스, 지리산 자락 물 낙동강 되듯 흐르는 물처럼 인연의 끈을 잇는 길 ‘수철~성심원’ 코스, 웅크린 나에게 손을 내밀어 탁 트인 가슴으로 의연해지는 길 ‘성심원~운리’ 코스, 지리산의 나무, 풀, 돌, 물 등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는 길 ‘운리~덕산’ 코스를 돌아볼 예정이다.
  김대근 교장은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동안 웅장한 자연의 힘에 우리가 자연 속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옛 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걸으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호연지기를 기르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15코스를 완주한 학생 10여 명에게는 제주도 올레길을 7일 동안 여행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지리산 둘레길 걷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올해부터는 남원교육지원청과 연계하여 남원시민, 남원관내 초·중·고 학생 및 학부모 등의 참여한 행사로 확대되었다.

지리산 둘레길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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