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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봉사활동, 어디까지 왔나

  2016년 청소년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봉사활동은 1995년 교육개혁위원회에서 5.31 교육개혁방안에 따라 중·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봉사활동을 기록하게 하는 형태로 제도화되어 도입되었다.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의 물질주의, 이기주의 등이 만연해짐에 따라 청소년들의 인성 함양,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 향상 및 공동체 의식 제고를 위해서였다.

 

 

청소년 봉사활동의 실태
  2009년 교육과정이 개정됨에 따라, 청소년 봉사활동은 초·중·고 학교 창의적 체험활동(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하위분야에 속해 진행되는 형태로 제도적으로 변경되어 시행돼 오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 봉사활동 참여 결과는 상급학교 진학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 학교에서 시행 중인 청소년 봉사활동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학교 교육과정으로 계획된 봉사활동(교내 봉사활동, 지역사회 봉사활동, 자연환경 보호활동, 캠페인 활동)’과 청소년들이 스스로 계획을 수립한 후 선생님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는 ‘스스로 계획한 봉사활동(교내 봉사활동, 지역사회 봉사활동, 자연환경 보호 활동, 캠페인 활동)’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시행되고 있다.


  2015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청소년 나눔활동의 실태 및 개선방안’의 연구결과를 통해 청소년들의 봉사활동 참여비율을 살펴보면, 지난 1년간 ‘학교 교육과정으로 계획된 봉사활동’에는 초·중·고 전체 청소년 중 78.1%가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1년간 ‘스스로 계획한 봉사활동’에는 초·중·고 전체 청소년 중 45.1%가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학교 교육과정으로 계획된 봉사활동’에는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하고, ‘스스로 계획한 봉사활동’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참여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봉사활동에 대한 비판들
  청소년 봉사활동은 기본적으로 보수를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이타적인 행위를 통해 사회적 공공선을 실현하고자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 봉사활동은 청소년의 민주시민의식, 사회공동체성 등 사회적 측면에서의 건강한 성장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또한 청소년 봉사활동은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리더십, 진로성숙 등 개인적 측면에서의 건강한 성장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청소년 봉사활동의 제도적 수행 형태에 대해 약간의 비판적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청소년 봉사활동의 제도적 수행 형태가 사회적 공공선의 실현을 목적으로 이타적으로 행해지고는 있으나, 봉사활동 참여의 무보수성, 자발성의 측면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즉, 보수를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청소년 봉사활동이 상급학교 진학용 성적획득을 전제로 다소 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행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청소년 봉사활동 참여의 무보수성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의견들에는 청소년 봉사활동의 상급학교 입시반영제도를 폐지해야 된다는 의견과 청소년 봉사활동의 상급학교 입시반영제도를 인센티브제도로 대체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상급학교 입시반영제도의 폐지는, 많은 학생들이 청소년 봉사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현상이 생겨 청소년 봉사활동이 갖는 봉사학습으로서의 성격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최근 세계적으로 봉사활동의 무보수성 원칙이 희박해지고 있는 추세여서 몇몇 외국에서도 청소년카드 포인트 적립과 같은 청소년 봉사활동에 대한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 봉사활동의 상급학교 입시반영제도를 인센티브제도로 대체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은, 대상이 성인이 아닌 청소년이어서, 아직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즉, 청소년 봉사활동 참여의 무보수성과 관련되어 제기된 의견들은 아직 현실적으로 수용하여 개선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다음으로 청소년 봉사활동 참여의 자발성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의견에는 청소년 봉사활동 중 청소년 재능기부를 활성화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청소년 재능기부 활성화는, ‘청소년 재능기부’라는 말의 성립가능성에 대한 이견은 차치하고서라도, 청소년들의 봉사활동 참여가 재능기부가 가능한 특정 봉사활동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편중되어 다른 일반적인 봉사활동 프로그램들의 위축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실행이 쉽지 않다.

 

현실적 개선방안에 대한 제언
  그럼 청소년 봉사활동 참여의 무보수성에 이어 자발성의 측면에서도 현실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는 것인가?
청소년 봉사활동 참여의 자발성 제고를 위해 현실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개선방안으로는 청소년 봉사활동 프로그램 중 청소년들의 자발적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학교 교육과정으로 계획된 봉사활동’ 참여시간은 줄이고 자발적 참여가 상대적으로 많은 ‘스스로 계획한 봉사활동’ 참여시간은 늘리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침 2015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청소년 나눔활동의 실태 및 개선방안’의 연구결과에서도, 청소년들의 ‘스스로 계획한 봉사활동’ 참여 경험이, ‘학교 교육과정으로 계획된 봉사활동’ 참여 경험에 비해, 다문화 수용도, 공동체 의식, 자아존중감, 리더십, 진로성숙과 같은 청소년들의 사회적, 개인적 성장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청소년 봉사활동 참여의 자발성 제고를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정으로 계획된 봉사활동’ 시간은 조금 줄이고 ‘스스로 계획한 봉사활동’ 시간은 조금 늘리는 형태로 개선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에 따른 안전조치 강화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경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필자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 정책전략기획팀장과 동 부처 정책분석평가팀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학교계획 봉사활동, 스스로 계획 봉사활동, 물질기부가 청소년의 사회적, 개인적 발달에 미치는 상대적 효과, 청소년복지연구」 제8권 제2호(2016), 「청소년 도움행동으로서 자원봉사와 기부활동의 참여요인 - 초·중·고등학생 세 집단의 비교」 한국청소년연구 제27권 제3호(전신현, 이경상, 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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