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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교육

혁신학교, 소통의 길을 내다

혁신학교, 소통의 길을 내다

글_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학교가 매우 재미있어요.”
  “여름방학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우리 한 명 한 명을 사랑하고 존중해주세요.”
  “학생회 활동을 하는데 선생님들이 1도 안 도와주세요. 우리가 다 해야 해요.”
  혁신학교에서 8년 동안 근무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주 들었던 이야기다.
  “무엇이든 함께 협의하고 결정하니 고민이 깊어지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얻을 수 있어요.”
  “교사로서 제가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역시 혁신학교에 있으면서 동료 교사들에게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자, 스스로도 많이 했던 말들이다. 경기도 혁신학교 덕양중학교는 2008년부터 지속적인 변화를 추진하여 교사는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고, 학생은 행복하게 배우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오랜 시간 애써오면서 학교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참여’와 ‘소통’을 중심에 둔 학교 문화
  학교의 모든 일은 전체 교사들의 협의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학교 교육과정과 학사일정을 수립하는 일, 연간 주요 사업을 결정하는 일, 생활교육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목소리는 학생을 만나서 수업과 생활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다. 교장, 교감은 교사 공동체의 1/n의 하나로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구성원 중 1명의 목소리로 존중된다. 교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이 특별한 이유 없이 교장, 교감에 의해 번복되지 않는다.
  함께 결정하고 시행된 교육과정은 정기적 회의와 일상적 대화를 통해 공동의 성찰과 피드백의 시간을 갖게 된다. 계획 단계에서부터 나의 고민과 생각이 반영되었고, 교육과정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의 성찰과 피드백의 시간은 살아있는 배움의 기회이자, 성장의 계기가 된다. 학교 바깥에서 듣는 연수와는 다른 실천적인 배움이 일어나게 된다. 자율성과 민주적 소통을 바탕으로 구성된 학습조직이 개인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성장시키는 살아있는 현장을 경험하게 된다. 공동연구와 실천이 일어나는 교사학습공동체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참여와 소통의 학교 문화를 토대로 교사들은 수업과 생활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한다. 모든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공개한다. 수업공개는 전체 교사의 수업 전문성 신장을 위한 텍스트로 활용하기 위함이지, 수업자를 평가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전체 교사는 공유하고 있다. 수업자와 함께 수업 디자인을 고민하고, 수업 진행 과정에서의 고민을 들으며, 교사와 학습자의 관계를 성찰하는 과정에서 자기 수업의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배운다. 교사 공동체 안에 동료로서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수업에 대한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가 되자, 통합수업이나 교육과정의 재구성에 대한 논의도 가능해진다. 여러 교과 교사들이 모여 학습의 목표와 수행평가의 내용을 공유하고, 창의적 체험활동과의 연계 수업, 프로젝트 수업이 모두 교사들의 수업에 대한 대화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교 교육과정이 가능해지고, 학교 교육의 질도 높아지는 것이다.

 

교육공동체 모두를 존중하는 학교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와 긴밀한 협의를 한다. 학생회와 학부모회는 자체적인 소통의 구조를 갖고 활동하며, 각 단위의 의견은 존중된다.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평가하는 과정에도 참여하며, 학생들의 학교생활 규칙도 학생과 학부모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학생들의 자율적 참여와 활동을 강조하여, 학급회와 학생회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체육대회나 학교 축제, 학교의 각종 행사를 교사의 도움 없이 학생회에서 주관하여 진행하고 있다. 생활협약을 지키는 문제나, 교실 수업의 문제들에 대한 대책도 학생 대의원회에서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의논하고 결정하는 것은 삶의 힘을 키우는 교육으로서의 학교 교육 목표를 실현하는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혁신학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하나의 획일화된 프로그램은 있을 수 없으며 다른 학교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을 가져와 그대로 적용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다.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존중받을 때 행복하게 배우고 가르칠 수 있다. 혁신학교를 만들어 가는 것은 교사가 가르치는 주체로서 학교 경영에 참여하고, 교장·교감을 포함해 교직원 모두가 상대방을 존중하며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고, 동료로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습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또한, 학생을 배움의 주체로서 존중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자, 학생들이 실패와 실수에서도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하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그리고 학부모도 자녀를 양육하고 가르치는 책임을 공유한 학교 구성원으로 온전히 존중받으며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결국, 혁신학교는 학교 안에 소통의 길을 내고,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일이다. 이 땅의 모든 아이가 학교에 오는 것을 행복해하는 날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