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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OC를 안고, 꿈 너머의 꿈을 꾸다

글   주소현 교사


  나는 초등학교 교사다. 그것도 2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초짜 교사다. 임용고시 결과를 확인하고 너무 기뻐 엉엉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나에겐 방금 일어난 일처럼 생생한 기억이다.


임용고시 합격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온 학교에서 나는 처음으로 5학년 담임이 되어 9명의 첫 제자들이 생겼다. 그렇게 바라왔던 꿈이 이루어졌는데, 이런 행복은 거대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너무도 빠르게, 끝이 났다.

  첫 5학년 학생들 중에는 1학년의 지능을 가진 A라는 아이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는 B라는 아이가 있었다. 하루는 교실에서 수학 문제를 풀기 싫다며 나동그라진 A를 상대하고, 또 하루는 B가 학급 전체 아이들과 싸움이 벌어져 반 전체 아이들을 다독여야 했다.

  발령 두 번째 해에는 학년이 바뀌었으나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2학년 아이들은 교육보다는 보육에 가까운 돌봄을 요구했고, 사회적인 규칙이 습득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멋대로였다. 아이들을 대하며 우울증이 생기고, 예뻤던 아이들이 점차 미워지기에 이르렀다. 그토록 바라던 교직 생활이었건만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그러던 중 K-MOOC를 선물처럼 만나게 되었다. ‘어김없이 또 다가오는 내일에 맞서 싸워낼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라는 마음을 다잡아 먹은 것이 K-MOOC와 나의 만남의 시작이었다. 나의 현 전공인 ‘교육학’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는 ‘상담학’이 합쳐진 대학원을 찾았고, 대학원을 준비하는 카페에서 여러 정보를 접하다가 내가 가고 싶은 대학원을 합격한 선배의 합격 수기에서 K-MOOC를 알게 되었다.


강의를 듣고 상담학을 배워가면서
매일매일 아이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첫 발령 후의 좌절, 그리고 K-MOOC와의 만남

  K-MOOC를 통해 내가 지원하고 싶은 대학원 학과 교수님의 강의를 미리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꿈만 같은 일이었다. 마치 진짜 해당 대학에 가서 수업을 수강하는 것처럼 매주 들을 강의의 유인물(PPT 자료집)이 업로드 되어있었고, 추천 도서목록도 올려주셨다.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말씀이 연두색 자막 처리되어 한 번 더 화면에 등장하는 것도 필기하는 데 매우 유용했고, 동영상 재생속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도 참 좋았다.

  나의 강의 수강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강의 시작하기 전에 한 페이지 당 슬라이드 4개로 해서 유인물을 뽑아 수업을 준비했고, 연두색 자막 처리되어서 나오는 중요한 내용 및 유인물에는 나와 있지 않은 교수님의 말씀을 열심히 필기해서 들었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필기 내용을 복습하고, 더 알아보고 싶은 이론들은 스스로 정리했다. 이렇게 마지막 강의가 끝날 때 즈음에는 하나의 책이 되어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대학원을 가야 한다.’라는 목적의식을 달성하기 위해 시작했었는데, 강의를 듣고 상담학을 배워가면서 매일매일 아이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작은 변화가 내게 아이들의 행동 이면에 숨겨진 이유를 찾는 눈을 열었고, 미웠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다시 열릴 수 있게 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 열심히 필기한 강의 유인물 ]


미웠던 아이들을 다시 사랑하게 만들어 준 강의

  지금 내가 맡고 있는, 나의 애증의 사랑스러운 악동들 2학년 5반 아이들에게 “너의 꿈이 무엇이니?” 하고 물으면, “저는 의사가 될 거예요.”, “저는 과학자가 될 거예요” 등 아이들이 종알종알 이야기한다.

  이어서 나는 “그러면, 너희의 꿈 너머의 꿈은 무엇이니?”라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선생님 꿈 너머의 꿈이 뭐예요?” 9살 우리 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이 내 대답을 기다린다.

  “꿈 너머의 꿈은,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어떤 과학자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말한단다. 내가 되고 싶은 의사가 돈 많이 벌어서 호의호식하며 지내는 의사라고 한다면, 그 꿈 너머의 꿈은 어둡고 자기밖에 모르는 외로운 꿈이 될 것이란다. 그렇지만 만약 내가 가난하고 아픈 사람을 돕고 싶어서 의사가 될 거라고 한다면, 그 꿈은 세상에 빛이 되는 꿈 너머의 꿈이 되겠지.”

  K-MOOC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선생님이 된 나에게 그것이 끝이 아닌 ‘어떤 선생님’이 되겠냐는 새롭게 등장한 질문에 대한 대답의 첫 물꼬를 트여준 존재. 이 강의를 통해 상담에 대한 가슴이 뛰어 더 공부하고 싶었고, 또 강의를 해주신 교수님 아래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굳어져 지금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결과에 상관없이, 나에게 좋은 강의를 들을 기회를 주어 꿈 너머의 꿈을 다시 꿀 수 있게 해준 K-MOOC에 너무나 큰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사랑스러운 우리 2학년 5반 아이들 ]


출처: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제4회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MOOC 우수사례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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