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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기고글_ ‘배울 권리’는 민주시민교육의 첫걸음


글_ 최경민 동탄중앙고등학교 교사




  대부분의 학생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의무무상교육인 중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교육비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간혹 보게 된다. 배움에 돈 걱정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학생들 가운데에는, 가난을 자신의 치부로 생각하고 12년간 담임선생님께 자신의 가정환경을 밝히지 않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1만 5천 명의 고교생이 수업료 내지 못하는 현실


   비교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교육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문제는 갑작스레 가세가 기울거나, 부모님의 실직, 혹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에 종사 중인 자녀들의 경우이다. 소득 수준은 많지 않은데 저소득층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실제로 현재 고교생 중에서 15,000명(66.7억 원 규모)의 학생들이 수업료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교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장학금을 조성해 수업료를 내주고 있는 사례들도 있다. 이처럼 가정환경이 어려운 제자들이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속으로 삭이는 모습은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오는 2학기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이뤄져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대금을 무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1인당 연간 160만 원의 절감효과가 있다고 하니 고교 3학년 담임으로서 매우 반갑기 그지없다.


  혹자는 이에 대해서 포퓰리즘을 이야기하고,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누군가에게는 부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좀 더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된다면 어떠할까. 이를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마음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 만들어갈 공정한 사회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무상으로 무언가를 모두 다 지원해준다는 말에서 벗어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전인격적인 민주시민 교육 양성을 위해, 우리 모두가 미래세대를 위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무상이 아닌 우리 모두 함께 미래세대를 위한 ‘국가의 책임 교육’으로서 이 정책을 바라보고 책임지자는 뜻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국민들의 일심동체가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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