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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② - 미리 보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글 양지선 기자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학교의 모습을 이제 실제로도 만날 수 있다. 교육부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발맞춰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공간혁신 모델을 제시하며 미래형 교육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공간의 변화를 통해 교육 혁신을 꿈꾸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모습을 미리 엿보자.



공항고 - 에너지 자립형 마을결합학교로 새 단장

  탁 트인 중앙홀에서 학교 내부 공간이 한눈에 보인다. 천장 가득 채운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이 실내 공간을 훤히 밝힌다. 지난 2019년 김포공항 맞은편에서 서울 마곡지구로 신축 이전한 공항고등학교(교장 홍정희)의 모습이다. 1983년 개교한 학교는 30여 년간 사용해 노후한 건물을 버리고 미래학교의 모습으로 새 단장을 했다.


  마을결합형 학교로 설계된 공항고는 쇼핑몰을 연상케 하는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이 특징적이다. 학교는 마을결합형 시설과 학습시설을 적절히 분리하면서도 아트리움을 통해 하나로 연결 지었다.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하는 이곳에는 다양한 녹색기술이 적용됐다. 높은 천정고의 천창은 하늘의 풍경을 끌어와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숨통을 틔워줄 뿐 아니라 조명에너지를 절감해준다. 또, 지열을 이용해 바닥 복사 냉난방이 이뤄지며,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BIPV)이 적용돼 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39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됐다.


  조항민 교무부장교사는 “별도로 온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아도 실내 온도가 항상 적정하게 유지되고, 층마다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마련돼있다. 덕분에 아이들이 학교 안에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공항고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내세우는 학교시설 현대화 사업인 ‘미담학교(미래를 담는 학교)’의 모델이다. 미담학교는 스마트(에듀테크 기반 학교)·그린(제로 에너지 학교)·공유(지역사회 연계 학교) 등 3가지 방향성을 중심으로 노후학교 개축·리모델링에 나서는 프로젝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학교가 전체 학교의 65.9%를 차지한다. 노후학교는 부분적인 공간혁신에 제약이 있어 전면 공간혁신과 성능개선이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와 함께 미담학교 추진을 위해 노후학교 881교(1,366동) 개축 및 전면 리모델링에 약 21조 원의 재원을 투입한다. 우선, 2029년까지 전체 노후학교의 약 37%인 325교부터 연차적으로 미담학교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공항고의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은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한다. (사진=진효숙)공항고의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은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한다. (사진=진효숙)



95년 역사 감천초 - 첨단 디지털 수업 가능한 학교로

  지난 1926년 개교해 9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북 예천 감천초등학교(교장 박희성)는 디지털 융합수업이 가능한 미래학교로 변신했다. 학교는 지난해 다목적수업이 가능한 ‘단샘 무한상상실’을 새롭게 구축했다. 단샘 무한상상실은 전면투사 전자칠판, 크로마키 스튜디오, 3D프린터 등 각종 스마트 기기들과 가상현실 체험용 과학 콘텐츠 설치로 교과수업뿐만 아니라 화상회의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이 됐다. 특히, 공기청정기 대신 녹색식물로 꾸며진 미세먼지 저감 장치를 설치해 전자파 걱정 없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1, 2학년 교실은 놀이중심교실로 바꿨다. 즐겁게 놀면서 학습이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마룻바닥에 마음껏 누워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고, 교실 뒤편에 작은 다락방도 마련했다. 획일화된 모양의 교실이 아닌, 구역을 나눠 학습과 놀이가 적절히 공존하는 교실이 완성됐다. 공간의 변화는 수업의 변화도 이끌었다. 노는 것처럼 배우는 창의융합수업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도왔다. 


  경상북도교육청은 지난해 감천초와 같은 영역 단위 공간혁신사업에 77억 원의 예산으로 총 33개교를 선정했다. 개축이나 전면 리모델링이 필요한 학교 단위 공간혁신사업에는 4개교를 선정, 오는 2023년까지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항고의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은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한다. (사진=진효숙)공항고의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은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한다. (사진=진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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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남고·의령고 - 고정관념 타파한 미래학교로 재탄생

  경상남도교육청은 올해 40년 이상 된 노후학교 건물 71동에 대한 공간혁신에 나선다. 이번 학교 단위 공간혁신사업은 설계자의 아이디어에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등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만들어지게 된다. 첫 모델 학교로 진행 중인 용남고등학교(교장 성환조)는 기존의 학교 건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은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박기우 비정형건축설계연구소 대표는 ‘Floating School(떠다니는 학교)과 30개의 제로 에너지 교실’이라는 콘셉트로 용남고를 새롭게 그려냈다. 외부로 돌출된 테라스형 실내외교실이 비정형적으로 연속해 이어지고, 친환경 공중정원이 각 교실 위에 만들어진다. 도서관은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홈베이스 역할을 하게 될 것을 대비해 개방형으로 만들어져 광장 및 교실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53년 전 지어진 노후건물을 보유한 의령고등학교(교장 박기열)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환골탈태한다. 설계공모에는 ‘지역사회 교육 중심지로 함께하는 미래학교’라는 슬로건을 내건 건축가 김영근 한들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작품이 당선됐다. 학생들을 위한 창의적 교육 공간, 학생·주민이 이용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 변화하는 교육과정에 대응하는 공유공간 등 미래 지향적인 공간으로 구축하여 학생과 교사, 주민 모두가 이용하기 편한 새로운 학교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용남고와 의령고는 각각 2022년 9월과 2023년 3월에 완공될 계획이다.



공항고의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은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한다. (사진=진효숙)공항고의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은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한다. (사진=진효숙)



각 교육청 - 미래형 학교공간 조성 적극 추진

  이밖에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은 올해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 ‘2021 세종꿈마루’ 사업을 통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배움과 삶이 살아있는 미래형 학교 공간을 구축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두루유치원, 쌍류초, 해밀초, 소담초, 조치원신봉초, 새롬초, 한솔초, 해밀중, 양지중, 세종여고 등 10개 학교에 총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다양한 유형의 학교 공간을 만든다. 충청북도교육청은 2021~2025년도까지 6,414억 원을 투자해 93개교, 노후건물 127동을 개선할 계획을 밝혔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이처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걸맞은 학교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통적으로는 학생과 교사가 학교 설계과정에 참여해 맞춤형 공간을 구성하고, 교실 등 일부 영역 단위에서 학교 전체에 대한 공간혁신으로 개념을 넓혀가고 있다.


  신축 이전된 공항고를 설계한 이현우 이집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근래에 학교 공간에 대한 다양한 변화와 정책들이 시도되고 있고, 이미 여러 가지 좋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라며 “이와 같은 노력이 또 다른 하나의 이상적인 학교 건축의 전형으로 수렴되지 않기를 바라며, 앞으로 각기 다른 특징을 갖는 다양한 학교들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공항고의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은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한다. (사진=진효숙)공항고의 넓은 중앙홀 ‘아트리움’은 교내 모든 공용공간으로 통한다. (사진=진효숙)



서울특별시교육청 스마트·그린·공유 뉴딜 담은 ‘미담학교’ 프로젝트로 2029년까지 노후학교 325교 개축 및 전면 리모델링에 8조 5,577억 원 투입 경기도교육청 2024년까지 학교 단위 개축 사업에 5,161억(30교), 영역 단위 공간 재구성 사업에 940억(235교) 투입
부산광역시교육청 2025년까지 노후건물 240동 개선강원도교육청 2025년까지 5,300억 원 투입
대구광역시교육청 올해 학교도서관·미래형 교실 등 학교공간혁신에 84억 원 투입 충청북도교육청 2025년까지 도내 93교 노후건물 127동에 6,414억 원 투입
인천광역시교육청 올해 36교에 66억 원 투입 충청남도교육청 올해 노후건물 48동 개축 및 전면 리모델링
광주광역시교육청 올해 ‘아지트’ 프로젝트 대상학교로 초 3교, 중 2교, 특수 1교 선정 전라북도교육청 2025년까지 노후학교 증·개축에 6,771억 원 투입
대전광역시교육청 올해 11교 대상 꿈키움터 공간혁신사업 추진 전라남도교육청 올해 영역 단위 공간혁신에 12교 선정
울산광역시교육청 올해 9교에 28억 원 투입 경상북도교육청 2025년까지 노후건물 217동에 1조 6,648억 원 투입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올해 10교에 10억 원 투입 경상남도교육청 올해 노후건물 71동, 2025년까지 220동 대상 개축 및 리모델링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 올해 10교에 24억 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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