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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지식샘이 되었다”

글   이현아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교사(지식샘터 ‘토닥토닥 머신러닝 기초’ 강좌 운영)


저에게 ‘지식샘’이란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선생님이 아닌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선생님을 의미합니다.

온라인으로 알짜배기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공간

  ‘출근길에 유난히 공기가 맑다면 마스크를 깜빡한 것’이 우스갯소리가 된 요즘,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과 마주하는 현실은 늘 새롭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선생님들과 함께 식사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사라진 학교는 언제 봐도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풍경이 달라졌다고 해서, 학교의 의미가 달라질 수는 없었습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위에서 학교 공동체를 지켜나가기 위해 선생님들은 많은 것을 나누기 시작하였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법부터 다양한 온라인 활동들, 효과적인 과제 제시 방법,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 등 조금이라도 수업에 도움이 되겠다 싶은 것들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교사 개개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학교현장을 경험하면서, 어쩌면 대규모 강의 연수보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선생님들끼리 모여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소규모의 만남도 망설여지는 요즘, 온라인으로 알짜배기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그랬기에 지식샘터의 오픈 소식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소규모 강의 ‘학습자-연수자’ 활발한 소통이 장점

  지식샘터는 자신이 원하는 온라인 연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규모라는 특성상 학습자와 연수자가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막상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혼자서는 처음의 의지를 잃어버리기 쉬운데,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은 참 좋은 장점입니다. 게다가 5~6차시 정도의 비교적 짧지만, 결코 내용은 얕지 않은 알찬 연수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기존의 강의식 연수와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막상 ‘지식샘’으로 강의를 열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부터 시작해 전국에 계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라는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연수자와 학습자 모두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점에 기대어, 실시간 연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쌍방향’ 소통 연수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소통이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를 믿어보기로 한 것이지요. 제가 잘 아는 내용만을 담은 연수를 준비하기보다는 저도 선생님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연수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토닥토닥 서로 어깨를 두드려가며 인공지능 교육을 공부하는 ‘토닥토닥 머신러닝 기초’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첫 차시 수업이 이루어지던 날, 떨리는 마음으로 화상 강의실에 접속했습니다. 먼 지역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부터 같은 학교 선생님까지 한 공간에 모였다는 것이 신기하였습니다. 모두 온라인 수업 경험이 있으셔서인지 강의자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적극적으로 소통에 참여해주신 덕분에 수업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수업을 해 보니 선생님들께서 궁금한 부분을 비공개 메시지로 남겨주시면 제가 빠르게 피드백할 수 있기에 온라인 수업만이 가지는 장점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편한 장소에서 여러 선생님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든 제가 대면수업이었다면 어려웠을 교류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은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번 강의로 만나게 된 선생님들께는 함께 학구열을 불태웠다는 동료애가 느껴지기도 하고,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 더 좋은 연수를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공동체 지향

  지식샘으로 선생님들을 만나며 온라인 연수 플랫폼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배움을 향한 의지, 교수자의 세심한 설계, 적극적인 소통과 좋은 내용이 담긴 쌍방향 연수라면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연수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에서 진행되는 실시간 쌍방향 연수는 학습자와 연수자 모두에게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지식샘’이 될 수 있다는 지식샘터의 슬로건은 전국에 계신 더 많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저에게 ‘지식샘’이란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선생님이 아닌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선생님을 의미합니다. 깊은 산속 옹달샘에 새벽에 일어난 토끼, 달밤에 숨바꼭질하러 온 노루가 한 모금씩 물을 마시고 가듯, 조금 부족한 부분은 함께 채워나간다는 마음으로 ‘지식샘’에 놀러 가 배움을 즐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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