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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학생 맞춤 소프트웨어 교육 개발 “배움에 빠진 학생들 보며 뿌듯”

경남 양산희망학교_ 꿈키움 교사연구회

글_ 양지선 기자


1 드론교육자료 개발 중인 연구회 교사들

  드론·코딩 등 소프트웨어(SW)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장애 학생들의 SW교육을 위해 모인 교사연구회가 있어 눈길을 끈다. 경남 양산희망학교(교장 정문자)의 꿈키움 교사연구회다. 2017년부터 시작된 연구회는 이대송(중등교무부) 교사를 필두로 총 9명의 교사가 참여해 장애 학생의 배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자료는 일반 교육 자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SW교육은 지난해부터 초·중등학교 필수 교육이 됐지만, 해당 교육과정을 장애 학생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꿈키움 교사연구회는 이런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장애 학생 SW교육 인식 변화 기여

  가장 최근의 성과는 바로 드론을 활용한 SW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활동이다. 꿈키움 교사연구회는 지난해 게임 리터러시 교사연구회에 선정돼 △드론에 대한 이해 △드론 조종 △드론 레이싱 △스크래치 블록코딩을 통한 드론 조종 및 미션 수행 △‘드론블록스(DroneBlocks)’ 앱을 활용한 코딩 △안무에 맞춰 드론 춤추기 등 드론과 블록코딩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총 15차시 자료를 구성했다.

  먼저 드론을 활용한 기존 교수·학습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후, 장애 학생에게 맞도록 교육 내용을 단순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예를 들어 드론 레이싱의 경우 복잡한 맵 구성을 간단하게 조정하는 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은 교내 SW교육 관련 행사와 ‘2018 SW교육 페스티벌’ 전시 및 체험 부스에서 운영돼 장애 학생을 위한 SW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인식 변화에 크게 기여하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학생들의 반응이 가장 큰 성과였다. 김보연 교사는 “장애 학생들의 경우 반응이 풍부하지 않고 새로운 활동을 해도 무관심한 경우가 많은데, 수업에 집중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일반 학생들에게도 생소한 드론 교육을 장애 학생에게 맞도록 자료를 개발하고 교육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을 터. 개발된 수업 자료 내용을 모두 수행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문제는 그 외의 학생들이었다. 장애로 인해 특정 기능을 익히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나, 드론 조종과 블록코딩을 전혀 할 수 없는 학생도 있어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그때 빛을 발한 것이 바로 협동 학습이었다.

  황수연 교사는 “교내 ‘SW교육의 날’ 행사에서 드론 체험 부스를 운영해 드론이 장애물을 통과한 후 착륙지점에 도착하는 미션을 진행했다. 교사 대부분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놀랍게도 지체 장애를 가진 중학교 여학생 한 명이 성공했다. 그 학생은 스스로 다른 또래 친구들, 특히 중복장애를 가져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조종기를 잡고 도와주었는데 그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2 ‘2018 SW교육 페스티벌’에 부스 참가한 모습


드론·코딩 로봇 등 다양한 콘텐츠 활용

  꿈키움 교사연구회는 드론뿐만 아니라 코딩 로봇을 활용한 SW교육 자료,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수업용 콘텐츠 등 다양한 교과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우수 콘텐츠를 발굴하고 공유해왔다. 올해는 코딩 교육용 로봇 대시를 활용한 SW교육 게임 자료를 개발해 학생들이 게임을 통해 재미있게 컴퓨팅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는 교사가 만든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체험해보는 방식이 아닌, 장애 학생들이 게임 개발자가 되어 게임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코딩 대회인 ‘원더리그’의 국내 예선 대회 특수부문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박혜영 교사는 “맵에 장애물을 놓고 이야기를 붙여 간단한 게임 형태를 제작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맵을 바다로 설정하고, 장애물인 산호초 뒤에 숨어있는 보물을 터치하라는 미션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교사들의 도움이 있다면 특수학급 학생들도 무리 없이 게임 구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꿈키움 교사연구회를 이끌어온 이대송 교사는 “연구회를 운영하면서 장애 학생의 배움을 위해 교사 스스로 모이는 모임이라는 점이 좋았다. 여러 선생님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더욱 풍성한 나눔교육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 자료를 학생들에게 선보였을 때 몰입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나 SNS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직접 만나서 고민을 나누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올해는 교내를 넘어 양산시 특수학급 선생님들과도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 장애물을 통과하는 드론 레이싱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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