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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선호하는 아이들, 사회성 기르는 방법은?

글 _ 최태영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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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이란 무엇인가?

  사회성이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마음, 타인과 맺은 관계를 잘 유지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사회생활에 필요한 인지 및 학습 능력, 정서조절 능력, 양심과 도덕심, 현실검증력과 적응 능력은 어린 시절에 사회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질수록 더 촉진되기 때문에 사회성 발달은 아이들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수없이 많은 환경과 마주하는데, 가장 많이 마주하게 되는 환경으로는 가정과 학교로 나눌 수 있다. 


사회성 발달에 꼭 필요한 학교라는 공간 

  학령기의 아이들은 학교생활이 시작되면서 좀 더 풍부한 경험과 학습을 하게 된다. 행동반경이 사회적, 집단적 환경으로 확대되고 집단생활에 적응하며 또래와의 관계를 통해 협동심, 양보심, 규칙 준수, 이타심, 배려심 등 사회성 발달의 토대가 되는 요소들을 배우게 된다. 또한 경쟁을 통해 노력과 인정에 대한 가치를 알게 되고, 여러 가지 기능을 배우고 익히며 열심히 하는 동기가 채워지는 아주 중요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즉, ‘학교’는 단순히 학습만을 하는 곳이 아니라 소속감을 갖고, 선생님과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관계를 맺으며 규칙을 익히는 등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필요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코로나 시대가 학생들에게 미친 영향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매일 등교를 하지 않게 되자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데, 등교를 하는 날과 하지 않는 날이 들쑥날쑥해지니 밤늦게까지 놀고 아침에 늦잠을 자는 경우가 증가했다. 또한 짜증과 부정적 감정의 표출이 증가하였으며 가족 간의 갈등이 증폭되는 모습도 보였다. 아이들의 미디어 사용도 증가했는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운동, 산책을 하거나 친구를 직접 만나는 시간이 감소하고 대신 게임이나 유튜브 시청, SNS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기 위한 미디어 사용과 더불어, 어른의 관리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비대면 수업을 위해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온라인 활동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친구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자 또래와의 관계 결핍에 대한 걱정으로 수업보다 오히려 SNS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도 영향 

  현재 대부분의 학교는 등교 수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작년 등교 중단 및 비대면 수업으로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도 후유증을 남겼다. 등교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야 하고, 안 그래도 친구들끼리 데면데면한 상태인데 종일 마스크를 쓰니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상대방의 표정을 읽기 힘들어져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감소되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과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아이들이 학교라는 곳에 대한 소속감이 감소하자, 자기 자신의 존재감도 희미해졌다고 느끼며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감소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구들과 대면해서 함께 노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 되어 버리는 등 관계의 단절과 고립에 익숙해져 버렸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40%가 교실 수업보다 비대면 수업이 더 좋다고 대답했는데, 집에 있으면 신체가 편하기도 하지만 대면함으로써 사람들 사이에서의 부딪힘이나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을 도와주는 방법  

01 초등학생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하루의 일정에 대해 각각의 시간을 가정 내에서 정해놓고 부모가 관리해서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익힐 수 있도록 일정 관리를 도와줘야 한다. 또한 규칙이 있는 활동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노력과 능력이 무관하게 벌어지는 우연한 실패를 경험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와 무조건적인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아이에 대한 배려와 함께 놀이를 진행해야 한다. 아이에게 간단한 청소나 빨래 개기 등의 집안일을 해보도록 하고 열심히 했을 때 보상을 주는 활동도 아이가 보람과 책임감을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가능하면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최소한의 친구를 확보하고, 그 친구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함께 무언가를 해보는 경험이 있다면 사회성 발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바뀐 학업 환경에 잘 적응하게 된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일단 부모의 한계를 인정하고, 아이가 신체적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주의 깊게 살필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02 중고등학생 

  중고등학생 시기도 우정, 공감 능력, 갈등 해결능력 등을 다양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인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제약이 발생했다. 청소년들은 일반적으로 또래들의 인정이나 평판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클 수 있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지 말고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 보며 스스로 성숙을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 가족들이 함께 대화를 나눌 때,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에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공감과 위로의 태도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공감 능력과 사회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존에 사회성이 좋았던 친구들은 SNS로 친구들과 연락하는 등 사회관계를 잘 유지하는데, 반대로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는 집에서 게임만 하는 등 사회적 고립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는 이점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자녀들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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