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이달의 기사 전체보기

언택트 시대, 초등입학 후 적응 어떻게 할까

글 강백향 연무초등학교 교사

  학교는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소통을 배우는 공간이다. 원활하지 않은 소통을 예측 못 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어떤 어려운 점들이 있을지 알고 시작하는 것이 다행일 수도 있다. 지난해 경험으로 보면 자기조절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급하게 변하는 상황들 속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으나,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은 미숙한 점들을 보였다. 공동체의 배려와 규칙에 대해서 적응하기 어려워했으며, 유아기에 머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는 소통을 배우는 공간임을 실감하는 한 해였다.


  방역단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교육부는 올해 초등 1, 2학년의 경우 매일 등교수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어떻게 하면 초등학교 입학 후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기사 이미지



첫째, 

학교를 즐거운 곳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 선생님과 매일매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한 마음으로 가는 것이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언제나 내 뒤에서 지켜주고 있다는 든든한 마음이 있다면 학교는 새롭고 즐거운 곳이 될 것이다. 다만 속상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 부모님께 이야기하도록 열어 두어야 한다. 부모님은 아이를 믿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지지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의 마음과 입장에서 들어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큰 힘을 얻는다.


둘째, 

잘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모르는 것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잘 풀어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배우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생각을 언어나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생각을 잘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의 지시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수업과제 수행도 적절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사회적 소통능력이다.

특히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정상적인 유치원 생활을 하지 못했다. 마스크를 써서 불편하지만, 끝까지 잘 듣고 씩씩하게 말하는 대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어렵다면 가정에서 ‘말하기’와 ‘듣기’ 연습을 자주 해보면 된다. 그래야 소통이 쉽다. 학교생활에서 갈등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셋째, 

자발적인 습관을 연습하면 좋다. 

  물건 정리나 화장실 다녀오기 같은 기본생활 습관은 물론 학습도 매일 조금씩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10칸 공책에 낱말 10개 쓰기, 색종이 접기, 그림 그리기, 줄넘기하기 등 작지만 꾸준한 학습은 자기주도적 습관 형성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학습능력에 따라 짧은 시간에 매일 해낼 수 있는 과제와 자신감이 생기는 장기과제로 동시에 목표를 이루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매일 그림책 한 권 읽기처럼 어렵지 않은 과제도 해내면서, 매일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하나씩 풀어 1학기 동안 문제집 1권을 다 풀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넷째, 

초등 1학년 공부는 기초공사 과정이다. 

  ‘더 빨리’, ‘더 많이’보다는 학습 과정을 익혀야 한다. 요즘 학교 수업은 기초지식을 활용한 표현활동 중심이다. 그리기, 글쓰기, 만들기, 발표하기 등의 다양한 표현활동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 구현 기회가 많다.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표현하고 만들어낸다면 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시간을 내어주어야 한다. 무엇이든 읽어내고, 자기 생각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1학년 공부의 목표다.


다섯째, 

책 읽기 기초를 다져야 한다. 

  특히 언택트 시대는 자발적 독서역량을 키울 기회다. 책을 통해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해주면 더욱 좋다. 실제 경험의 양을 늘려주면 이해가 수월하다. 책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어려운 낱말을 설명해주거나 대화를 하면 독해능력은 더욱 향상된다. 글자를 알지만 독해가 안되는 아이들은 수학 학습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언택트 시대에 어려운 점이 많지만, 즐겁고 신나는 학교생활이 되도록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올해는 여전히 학교에 가도 모둠 활동이나 쉬는 시간 놀이가 어려운 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나름의 소통 방법들을 스스로 찾아내리라 믿는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