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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을 도와주는 컨설팅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

  “자기 관리법이라든가 여러 가지로 컨설팅 받고 싶은 게 많아요. 공부 내용 중 무엇에 중점을 두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과목별 공부법·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시험 공부법·시간 활용 방법 등을 알고 싶어요.”와 같이 학생들은 상담 선생님께 ‘원격수업에서 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려 주세요.’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2020년 9월, 교육부는 수석교사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정서·학습 분야의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였다. 이는 온라인 학습 때문에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커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상담은 한국진로진학정보원이 주관하여 전국수석교사협의회와 관심 있는 선생님이 참여하여 2021년 1월에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각 선생님은 5명의 학생을 담당하면서 학생별로는 5회의 상담을 하였다. 한국진로진학정보원에서는 이들 학생을 대상으로 사전 진단 설문을 하였는데 상담 지원자 2,339명 중 1,905명이 응답을 했다. 학생이 원하는 상담 희망 분야를 묻는 질문에 학습법·공부법에 대하여 상담받고 싶다는 응답이 1,675명으로 75.1%를 차지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고민도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21세기 들어 태어난 우리 학생들은 지식의 양이 빛의 속도로 늘어나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지금의 아이들은 22세기에도 삶을 유지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변화는 더 빠르게 일어난다. 이런 사회에서는 스스로 학습할 역량을 갖추어 새로운 지식과 능력을 습득하여야만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먼 미래뿐 아니라 현재도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하려면 자기주도학습 역량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교과서에 학습 목표와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역량이 자기주도학습이다.


  우리 교육이 학생들에게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이어져 왔다. 1985년에 있었던 교육개혁심의회는 교육개혁의 기본 방향을 ‘21세기를 주도할 한국인상 창조’로 설정하고 인간상을 ‘자주적 인간, 창조적 인간, 도덕적 인간’을 제시하였다. 특히 자주적 인간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주인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주적인 사람으로 유지되고 있다. 학습에서 자주적이란 말은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습자가 주체가 되어 학습과정을 스스로 이끌어나가는 학습활동’을 뜻한다는 점에서 자주적인 사람과 맥을 같이 한다. 그뿐 아니라 자기주도학습 역량은 고입에서 ‘자기주도학습 전형’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동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교육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OECD에서도 학습 나침반(learning compass)으로 학생들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방향을 잡도록 제시했다. 나침반의 요소로는 행위주체성(agency),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 협력적 행위주체성(co-Agency)을 들었다. OECD에서도 목표를 설정하고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하는 행위주체성과 학습자가 스스로 선택하여 학습하여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학생 행위주체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서보다 다른 경로에서 지식을 외우고 스펙을 쌓아야 고입이나 대입에서 더 유리하다고 믿는 오해의 선을 넘지 못했었다. 그러나 대입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관점이 ‘학교 공부에 잘 참여했는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 공부를 하고 싶은지’에 있게 되자 무작정 지식을 암기하는 공부, 떠먹여 주는 것만 받아먹는 공부에서는 많이 벗어나게 되었다. 


  문제는 모든 학생이 자기주도적인 학습 습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를 모르고, 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이번 상담에서는 이런 학생들에게 자신이 모르는 것은 무엇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닫게 하며,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습관으로 남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상담은 학생을 5회 만나는 동안 다섯 단계로 접근하면서 이루어졌다. 


1단계 문제 상황 파악하기

  학생과 심리적 거리를 좁힌 뒤, 학생이 당면한 문제를 스스로 점검하여 말로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문제 상황이 파악되었으면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자료를 제공하고 스스로 개선 방안을 찾도록 한 뒤 조언한다.

2단계 개선 목표 설정 및 개선 방안 협의

  학생이 안고 있는 학습결손을 확인하여 개선 목표를 세우고 장기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마련한다. 교사는 학생을 설득하기보다는 학생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단계에서는 반드시 중기 계획까지는 세워야 한다.

3단계 실천 정도 점검 및 목표 수정

  2단계에서 세운 계획표를 바탕으로 실천 정도를 점검해 본다. 실천이 안 되었다면 원인을 파악하고 목표를 수정하여야 한다. 이룰 수 없는 목표에 좌절하기보다는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워 성공 경험을 갖도록 해야 자존감이 회복된다.

4단계 실천 정도 점검 및 새로운 문제 상황 여부

  3단계에서 해오고 있는 실천 사항을 계속 점검하면서 새로 발견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개선할 방안을 마련한다. 

5단계 성과 분석 및 각오 다지기

  학생이 목표를 향해 실천해 오면서 자신의 삶에서 개선된 점을 찾아보도록 한다. 앞으로의 각오도 말해 보도록 한다. 학생이 노력한 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칭찬해 준다.



  상담을 마치고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다양한 진로 고민과 함께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너무나 답답했는데 선생님과 상담을 통해 체계적인 공부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그것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학습 방법 등 개인적인 고민이 많았는데 시간과 공간의 벽을 넘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체계적인 학습 방법까지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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