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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분야 15개 특허 기반 ‘실험실 창업’

김진효 도구공간 대표

자율주행·VR 등 미래 기술로 경쟁력 확보

글_ 양지선 기자

김진효 도구공간 대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VR·AR(가상·증강현실). 이제 제법 익숙해진 이 용어들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로 꼽힌다.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고, 건물을 순찰하는 로봇은 위험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보안업체와 연결된다. 도구공간(대표 김진효)은 이처럼 미래를 이끌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해외 박람회에 잇달아 참가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는 김진효 도구공간 대표를 연세대학교 공학원에서 만났다.

  도구공간은 김 대표가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공학부 박사과정 중 만든 실험실 창업기업이다. 지난 2014년 ‘오픈초이스’라는 기술 구현 컨설팅 서비스로 창업을 시작한 뒤, 3년 후 도구공간이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했다. 도구공간은 ‘기술이라는 도구로 우리 삶의 다양한 방면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비전을 가진다. 자율주행 자동차·드론, 로봇 협업시스템에 관한 연구와 창업을 병행한 그는 박사과정 7년간 로봇 분야 개인 특허만 15개, 기업 특허로는 10개를 출원·등록했다.

  지난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중 하나로 연세대가 선정되면서 도구공간 역시 학교로부터 입주공간, 시제품 제작비, 특허 비용 등을 지원받았다. 도구공간과 같은 실험실 창업기업은 일반 창업기업보다 평균 고용 규모가 3배 더 높고 창업 5년 생존율이 80%를 기록해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율주행 순찰 로봇 ‘디봇’ 개발

  도구공간의 대표 제품 ‘디봇(D-BOT)’은 자율주행 순찰 로봇이다. 디봇은 대형 쇼핑몰, 주차장, 공장 등 넓은 공간을 순찰하면서 여러 정보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공기 질을 측정해 연동된 디바이스에 정보를 제공하고, 화재·비명 소리를 감지해 경찰 혹은 보안업체에 알리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실내용 로봇인 디봇은 오는 8월 출시 예정이며, 소형 자동차 모양의 야외용 디봇은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 순찰 로봇 '디봇'

  아직 정식 출시 이전임에도 디봇은 해외 박람회에서 이미 바이어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 도구공간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지난 4월 홍콩 춘계전자전(HKEFSE)에 부스로 참가한 바 있다. 스페인 IoT기업 호푸(HOPU)와는 최근 업무협약을 체결, VR기기로 여행하는 관광용 로봇을 개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도구공간의 핵심 기술은 자율주행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크게 순찰 로봇, 관광 로봇, 배달 로봇으로 나뉜다.”라며 “현재 디봇은 순찰 로봇 기능에 집중돼있지만 향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구공간을 이끄는직원들. 왼쪽부터 박서연 엔지니어, 조원진 디자이너, 김진효 대표, 김태민 엔지니어


“실험실 창업, 사업성 있는 기술에 집중해야”

  실험실에서 나온 도구공간은 현재 김진효를 대표를 제외하고 9명의 직원이 함께 꾸려가고 있다. 크게 제품 디자이너, 소프트웨어 개발자, 하드웨어 개발자, 기구설계 개발자, 경영 담당으로 나뉜 팀원들은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한 신입 직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대표의 바람은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스타트업이어서 그런지 다들 주인 의식을 갖고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며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사업은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젊음을 걸고 하는 것이에요. 규모와 상관없이 행복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도구공간 출신’이라고 했을 때 어디서든 인정받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도구공간은 매주 직원들이 한 주 동안 행복했거나 힘들었던 순간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소통에 적극적인 사내 분위기 덕분에 내부 회의를 통해 나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인 맹인 안내견 대체 로봇도 현재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실험실 창업은 연구한 분야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먼저 수익 모델이 확실해야 한다. 사업성이 없는 기술을 가지고 무분별하게 창업에 도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꼭 연구 분야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금 시기에 어떤 것이 필요한가’라는 사고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본인이 즐길 수 있는 분야이면서 동시에 제품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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