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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 발표

장애학생 꿈 펼치는 길 열린다

글_ 양지선 기자



[ 유은혜 부총리는 지난 11월 21일 인천 미추홀학교 현장간담회에서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


전체 특수학교 진로전담교사 의무 배치
졸업 후 현장실습-취업-사후관리까지 통합 지원
장애학생 일자리 참여 규모 확대


  앞으로 모든 특수학교에 진로전담교사가 배치되고, 장애학생의 현장실습과 취업 지원을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이를 통해 학생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기반한 진로·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고, 졸업 이후 학부모가 자녀의 취업을 위해 직접 찾아다니는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부가 지난 11월 21일 장애학생의 사회 참여와 꿈 실현을 위한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 3개년(’20~’22)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초·중·고 단계별 진로교육을 연계해 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의 진로 성장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초등학교에서 진로교육 집중학년제가 이뤄지고(진로인식) 중학교 자유학기·학년제(진로탐색), 고등학교 직업교육 중점학교 및 특화교육과정 운영(진로설계)의 과정이다. 학생의 장애유형과 특성, 지역사회의 환경 등을 고려한 체험·활동 중심의 진로·직업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장애로 인한 체험활동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로 찾아가는 직업탐색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학생의 진로설계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22년까지 진로진학상담 전문자격을 갖춘 진로전담교사를 모든 특수학교에 1명 이상 배치한다. 또한, 현장실습 및 취업 지원을 전담하는 교사, 일반직, 공무직 등의 전문 인력도 배치할 계획이다.


범부처 통합 장애학생 취업지원 시스템 구축

  기존에 부처별로 나뉘어있던 장애학생 취업 지원 시스템은 하나로 통합돼 현장실습과 취업지원, 사후관리까지 지원한다. 교육부의 나이스(NEIS) 시스템과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고용업무 시스템을 연계해 ‘범부처 장애학생 취업지원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장애학생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효율적으로 찾아준다. 장애학생이 일자리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상담 및 평가를 통해 재도전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등 졸업과 취업 이후 관리까지 도맡는다.

  발달장애학생을 중심으로 현장실습을 통한 맞춤형 일자리 등 사회참여 기회도 확대된다. 장애학생의 진학률과 취업률을 포함한 사회참여비율은 지난해 기준 56.3%를 기록했다. 인턴십 참여 학생은 2,419명으로 고3 및 전공과 재학생 중 18%에 불과하다. 이에 관계부처 연계 인턴십 일자리 참여 학생을 2022년까지 11,200명으로 늘리고, 현장 중심 맞춤형 일자리 참여 학생도 2022년 800명으로 확대해 사회참여 비율을 80%로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참여 학생들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직무지도원 배치와 훈련수당 지급이 이루어진다.

  아울러 장애학생의 학부모가 자녀의 진로설계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정책설명회를 추진하고, 부모지원 온라인 종합시스템 ‘온맘(http://www.nise.go.kr/onmam)’과 장애학생 진로·취업·진학 관련 소식지 ‘진로레터’ 등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미추홀학교 방문해 현장 목소리 청취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방안 발표와 관련해 지난 11월 21일 인천 미추홀학교(교장 민병란)를 방문하여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현황을 참관했다.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 미추홀학교는 진로·직업교육 중점학교로 학교기업을 활용한 현장실습과 교내 급식실, 도서관, 카페 실습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의 현장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그중 교내 카페 ‘그리고’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곳으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전공과 학생들이 인턴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하루 4시간 동안 일하면서 월급으로 90만 원을 받고 출석 인정도 받는다. 다만, 졸업 후에는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이날 현장간담회에서 학교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질 좋은 장애인 일자리 찾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졸업 후 취업까지 이어지는 것이 힘들고, 그마저도 대부분 기간제 계약직으로 뽑기 때문에 길어야 1~2년 일하는 것에 그쳐 평생직장은 꿈도 꾸기 어렵다는 것.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는 김동균 학생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취업하고 싶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유 부총리는 “장애학생들이 스스로 일하면서 성인이 되는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데, 졸업 후 지역사회 내에서 취업할 경로가 막막하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라며 “이번에 발표한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을 통해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가 협력해서 일자리 찾기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 함께 참석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현재 인천 지역 특수학교 학생들은 6,300여 명으로 올해에만 550명이 늘어났다.”라며 “매년 증가하는 장애학생들의 진로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인천 시내 10개 특수학교에 전부 진로전담교사를 배치하고, 전공과도 3개 반을 추가로 증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인천 미추홀학교의 진로직업교육 현황을 참관하는 유은혜 부총리 ]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을 통해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가 협력해서 일자리 찾기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유 부총리 “12월에 ‘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 발표”

  장애학생들의 진로교육이 근로 작업 위주에서 보다 보편적인 교육으로 인식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인천청인학교 이순미 교장은 “진로·직업교육을 근로나 노동으로 생각했다면, 이제 학생들이 좋아하는 체육, 음악 등 예술 활동으로 변화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미추홀학교는 내년부터 연극, 합창, 악기연주 등 예술특화교육을 실시해 특수학교 진로·직업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부족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졸업 후에는 평생교육기관에서 연계된 직업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역사회 내에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천장애인부모회 김선희 회장은 “장애학생들은 집에서 멀리 이동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커서 동네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평생교육시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미추홀학교 운영위원장이자 학부모 김인선 씨는 “장애인통합지원센터가 생겨 근거리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유 부총리는 “이번에 발표된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에 이어 12월에 ‘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 정책이 발표될 예정인데, 오늘 나온 의견들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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