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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e-ICON 세계대회 열려

국내외 글로벌 팀 꾸려 ‘협력’ 배운다

글_ 이순이 편집장


12개국 84명의 이-러닝 분야 우수 고교생들 총집합
6박7일간 합숙하며 창의력 넘치는 모바일 앱 개발
미래 필요 역량, ‘글로벌 협력’ 경험하는 배움의 장




  “아랍어를 배우고 싶은데, 학습 자료도 부족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비주류 국가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현지인의 생생한 발음을 넣으면 배우기 쉽겠지?”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권소희, 양나영 학생과 말레이시아 Nurul humairah Binti의 Ahmad Fitri, Norhijuddin 학생이 비주류 국가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이아이콘(e-ICON) 세계대회를 계기로 알게 된 친구들이다. APEC국제교육협력원의 매칭을 통해 서로의 연락처를 전달받았다는 학생들은 자국에서 메일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누며 비주류 국가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로 협의하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모았다. 그리고 지난 8월 18~24일 6박7일간 부산에서 열린 제9회 e-ICON 세계대회에서 비주류 국가의 언어를 3개국 언어로 익힐 수 있는 언어학습 어플리케이션을 실현시켰다.


고교생이 펼치는 ‘모바일 앱’ 개발 대회

  교육부에서 개최하고 APEC국제교육협력원에서 주관한 제9회 e-ICON 세계대회가 부산 한화리조트에서 열렸다. e-ICON 세계대회는 국내·외 고등학생들이 팀을 이뤄 교육용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대회로, 올해에는 이-러닝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가진 해외 12개국 고교생 42명과 교사 19명, 우리나라 고교생 42명과 교사 21명이 참가하였다.

  e-ICON 세계대회는 국내 유일의 다국적 팀 소프트웨어 대회로 국내와 해외 학생이 각각 2명씩 1개 팀을 구성하고 각 팀에 국내 및 해외에서 온 지도교사가 2명씩 짝을 이뤄 진행하였다.  우리나라 참가자는 온라인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하였으며 일반계고, 특성화고, 특수목적고 등 다양한 유형의 고교가 참여하였다. 해외 참가자는 각국 정부의 공식 추천을 통해 선발하고 개발도상국의 미래교육 경험을 지원하기 위해 주로 개발도상국 학생을 선발한다. 올해에는 남아공(2명), 대만(6), 말레이시아(6), 몽골(2), 미국(4), 베트남(2), 우즈베키스탄(2), 인도네시아(2), 캄보디아(4), 태국(6), 필리핀(4), 호주(2) 등 12개국에서 참여하였다. 

  e-ICON 세계대회는 6박7일간 진행되지만 본 대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온라인으로 콘텐츠 개발 연수를 받고, 팀별 사전활동을 통해 기획안을 작성하는 등의 사전 협의를 진행하였다. 다국적 팀으로 묶이기에 서로 언어가 다른 학생들은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환경에서 해외의 친구들과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고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장을 경험하였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권소희·양나영 학생은 “대회를 통해서 해외의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고 외국의 문화도 배울 수 있었다.”라며 “처음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서로 협력하며 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대만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다. e-ICON 세계대회를 통해 해외 친구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소중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충남 삼성고 김기연·김보현 학생은 “무의식적으로 욕설이나 차별적 언어를 사용하는데, 무감각해져 있거나 뜻을 모를 수 있다. 키보드로 단어를 검색하면 욕설과 차별적 언어를 걸러주는 앱을 개발했다.”라며 “학교 정보시간에 익힌 C언어와 대학생 자원봉사자 도움으로 외국인 친구와 협력해선 뭔가를 이뤄냈다는 성취감이 크다. 전 과정이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보람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환경에서 해외의 친구들과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고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장을
경험하였다.



문화 다른 학생, ‘글로벌 협력’ 과정에서 성장

  이번 대회의 주제는 국제연합 지속가능발전목표. 학생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큰 영역에서 인문사회(수학교육, 안전위험, 생활습관, 빈곤문제, 게임중독, 글로벌 인재양성), 환경(기후변화, 도시환경, 사막화, 지구온난화, 생태계, 수자원절약), 건강(식습관 개선, 청소년정신건강, 노인건강, 의학), 과학기술(화학, 물리학, 증강현실) 등 다양한 세부 주제를 정하고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AR코어(증강현실 구축 키트), MAI(MIT App Inventor)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였다.

  또한 e-ICON 세계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부산대학교, 가천대학교, 단국대학교의 관련 분야 전공 학생 21명이 기술 멘토로 참가하여 학생들을 공동으로 지원하였다. 부산대 김수현(컴퓨터공학과) 학생은 “고교생들이 앱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지원과 번역을 돕고 있다.”라며 “코딩 등 기술적인 부분을 도와주고는 있지만 앱 개발에 대한 학생들의 의지와 열정을 보면서 어린 친구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팀으로 구성된 학생들은 함께 합숙을 하며 팀별 어플리케이션을 완성하고 개발 배경과 구동 방법 등을 시연한 홍보 동영상도 제작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포용적,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한다는 대회 취지를 살린 의미 있는 어플리케이션들이 대거 개발되었다. ‘학습 자료가 적은 비주류 언어를 3가지 언어로 함께 배울 수 있는 언어학습 앱’(미림여자정보과학고·말레이시아 팀)을 비롯해 ‘차별적 언어습관 개선 앱’(충남삼성고·태국 팀), ‘시각장애학생의 학습참여를 위한 스마트기기 활용 정서적 지지 및 학습이해 보조 앱’(인천과학예술영재고·우즈베키스탄 팀), ‘재난 상황 이후 복구를 돕기 위한 용접기술 학습과 실습 장려 앱’ 등 21개의 교육용 앱을 선보였다. 특히 비주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언어학습 앱을 선보인 팀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내용의 혁신성, 팀별 협력도, 발표력 등을 인정받아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APEC교육협력원 이승진 국장은 “e-ICON 세계대회는 글로벌 협력을 통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경쟁이 아닌 협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라며 “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글로벌 협력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미래의 협력은 일상적이면서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인데, 이 대회를 통해 그런 가치와 경험을 배워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글로벌 협력이 이뤄지는 e-ICON 세계대회 현장]


[비주류 국가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앱을 개발하여 교육 부 장관상을 수상한 미림여자정보과학고 학생들과 말레 이시아 학생들]



e-ICON 세계대회 참가국 교사들의  말! 말! 말

본 대회의 가치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과 교사가 한 그룹을 이루어 협업하는 과정에서의 학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팀의 교사는 두 국가(한국, 미국) 학생들을 잘 이끌어주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게 되어 매우 감사하며, 한국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에게 뜻깊은 경험을 제공한 대회였습니다.
Dr. Peter Gabor 교사, 미국
Thomas Jefferson High School for Science and Technology


본 대회는 아주 좋은 경험이라, 잊지 못할 것입니다. 행사장소, 제공되는 음식 및 교통편 모두가 만족스러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운영진은 행사 내내 친절했습니다. 향후 보다 많은 국가에 참여기회가 확대되길 바랍니다. 시상식 전부터, 저는 본 대회와 같은 국제협력의 기회를 통해 이미 우승자의 기분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대회 중 참가자 학생들이 미래를 직접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여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더 큰 기쁨이었습니다.
Dr. Cheryl Kader 교사, 남아공
Crawford College Pretoria


운영진의 헌신적인 준비와 진행, 그리고 대학생 멘토선생님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대회였습니다. 특히, 대학생 멘토선생님들은 앱 개발에 관한 조언뿐만 아니라, 참가자 학생들의 미래 진로 및 인생 상담까지 허심탄회하게 해주었습니다. 해외참가자와의 교류, 협업, 그리고 대학생 멘토와의 교류까지, ICT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역량강화에 큰 도움이 되는 대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조명연 교사, 대전동신과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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