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사립 유치원 공공성 강화

공영형·협동조합형 유치원에서 답 찾다

글_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국가가 책임지는 유아교육의 방향성 제시 
공영형·협동조합형 유치원 중심으로 재편 
정부 역할과 시민 공동체 역할 일체화로


  박용진 의원의 유치원 3법이 제안되고, 사립 유치원의 공공성 문제가 최근 3개월간 우리나라를 휩쓸었다. 이에 정부는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을 내놓았고,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은 이에 강력하게 저항하며 폐원을 언급했다. 이러한 틈새에서 부모들은 사립 유치원과 기성 정치인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고, 협동조합 유치원이라도 운영하여 유아들의 학습권을 지속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교육부는 개혁을 늦추지 않기 위해 시행령을 통해 공공성의 기반을 확보하였고, 부모들의 노력으로 경기 화성 이음터에 들어설 협동조합 유치원이, 서울 노원 꿈동산 협동조합 유치원이 개원할 예정이다. 공영형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보다 확대될 예정으로, 국·공립 유치원 40% 확충 정책은 지속되고 있다.

‘학교’로서 유치원의 정체성 확립 
  정부는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방안(2018년 10월)을 통해 사립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및 정책에 관한 로드맵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정부는 유치원이 ‘학교’이며 ‘공교육 기관’임을 재천명하며, 사립 유치원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유치원은 교육기본법, 사립학교법, 유아교육법상 엄연히 ‘학교’이며, 앞으로 유치원은 유아가 다니는 
‘첫 학교’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에듀파인 도입, 학부모 운영위원회 기제 강화, 사립 사인 유치원의 법인화, 공영형 유치원 확대, 협동조합형 유치원 등의 사립 유치원 운영 모델을 제시하였다. 또한 국공립 40% 조기달성 정책과 함께 부모와 지역사회 공동체(共.common)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하며, 국가가 책임지는 유아교육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안하였다. 
  특히 사립 유치원 정책을 살펴보면, 사립 유치원의 학교법인을 유도하고 공영형 유치원과 협동조합형 유치원을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폐원을 희망하는 유치원은 매입 또는 용도변경을 통해 퇴로를 열어두고 있다. 또한 신규 유치원은 비영리법인이나 학교법인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제시되어 있다. 공영형 유치원 재정지원의 지속가능성이나 설립자의 자율적인 운영의 문제, 이사회 구성 등에서 다소 개선점이 발견되고는 있으나, 이러한 문제들은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또한 정부가 계획하는 ‘부모협동형 유치원’은 유치원에 재원 중인 유아를 둔 보호자들이 사회적 협동조합을 결성하여 설치·운영하는 유치원을 의미하며, 부모가 참여하는 새로운 유치원 모델을 도입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협동조합형 유치원의 장점은 공동체성 확보, 양육 주체의 당사자성 확보(인권과 참여), 참여보육과 협력적 교사회, 유치원의 교육내용 병행하여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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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 공공성 재구조화, 협동조합형 유치원
  유아교육 및 유치원 정책사를 돌아볼 때도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유아교육계에 주는 함의는 크다. 첫째, 협동조합형 유치원의 도입은 ‘공급자’와 ‘수요자’를 분리하고 주체와 객체를 분리하고 교육을 서비스로 보는 기존의 신자유주의적인 교육 프레임에서 벗어나, 탈근대적인 실천적인 공동체를 유아학교 시스템에서 시도하는 하나의 ‘운동(movement)’이자, 유아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부모가 서비스를 받는 객체가 아니라 주체라는 인식 전환은 그 자체가 교육의 혁신이다. 
  둘째,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교육·급식·안전·회계 등에 투명성과 공공성이 강화된 유치원 운영 모델로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고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공교육기관임에도 사유재산이라는 인식이 강한 사립 유치원의 현실에서 ‘함께 키운다’, ‘함께 공유한다’의 개념은 제왕적 구조의 교육 리더십의 변화를 주고, 유치원 운영을 당사자들과 함께하여 투명성과 공개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 영리법인도 있으나 수익창출에서의 영리의 개념이 아니며, 사유재산의 공공화의 특성을 
포함한다. 
  셋째, 유아교육의 민주성을 높이며 정부의 역할(公. public)과 시민 공동체(共. common)의 역할을 일체화하여 유아교육의 공공성의 의미를 재구조화하고 있다. public이나 common이나 결국 어원은 우리가 추구하는 공동체(Koinonia)에서 나온 것으로 공교육 기관을 시민, 지역사회가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공동체 정부, 마을정부, 시민주권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의 뜻이 시민과 공동체의 뜻과 다르지 않게 하는 ‘협동조합형 유치원’의 출현은 유치원 정책의 역사상 상당히 혁신적인 접근이다.

공공성 강화는 실천과 희망의 문제 
  한국 유아교육 현장은 그동안 고유한 역동성을 내포해왔고, 현재 민주적인 방향으로 진보해나가고 있다. 우리가 사립 유치원에 기대하는 것은 결국은 유치원이라는 학교 공동체 내에서의 민주주의의 실천이며, 공공성에 대한 요구이다. 유아교육의 공공성은 단순히 법 개정이나 이상적 모델 개발, 거대담론(meta-narrative), 당위적 구호만으로는 실천되기 어렵다. 유아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이해 당사자들이 공공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의사소통하고 때로는 투쟁하고, 공동의 목표와 관심을 공유해 나가는 실천적 과정을 통해서만 현실화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완전한 사회의 관념으로 접근하기보다 사실로서의 공동체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운 유치원 모델, 그리고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 모델은 지식 또는 이론적 모델의 문제가 아닌, 실천과 희망의 문제이다.

유치원 문화와 체질 개선 필요 
  추후 운영 모델과 공적 기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관혁신 운영 모델’을 제시하고, 단위 유치원의 조직 생태계에서 핵심 관계자들의 견제와 균형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유치원의 문화와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예컨대 부모회, 교사회, 운영자 간의 평등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도록 유치원 문화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 덧붙여 교사 제도의 공공성도 반드시 제고되어야 한다. 
  국·공립에 준하는 교사봉급의 현실화와 투명한 교사 채용 시스템의 구축, 인권과 노동권에 대한 예비교사 교육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유치원 내 공익제보와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를 마련하고, 교사의 노조활동을 인정하는 것도 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공립 유치원의 질 제고 정책도 필요하다.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부모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그리고 수익자부담이 적은 국·공립 유치원 증설에 대한 정책적 요구는 상당히 높다. 그러나 국·공립 유치원도 변화될 필요가 있다. 보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하고, 유치원 운영시간을 보다 유연화하며, 부모의 수요와 지역상황에 맞추어 통학버스를 운영하여 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방학 중 급식을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방과후 돌봄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법을 통해 국·공립 유치원의 접근성과 공공성을 높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부모가 사립이건 국·공립이건 가까운 곳에 손쉽게, 신뢰하며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유아교육 현장을 만드는 일이 결국 공공성 정책의 핵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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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공공형 사립 유치원 제도 도입 방안」, 2016, 육아정책연구소 
「공공형 사립교육기관 운영모델에 관한 연구」, 2016 서울시교육청 
「사립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운영 모델 다양화 및 현장도입방안 연구」, 2019, 충남교육청·교육부 外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