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외국인 유학생 14만 명 시대, 고등교육 국제화 방향


글_ 홍준현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유학생의 증가, 대학의 재정 수입에 긍정적 영향
비학위(어학연수)과정 유학생 급증, 질 관리 필요
어학 능력과 전공 분야 학업 증진 방안 마련을


외국인 유학생 유치의 배경

  2004년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유학 간 인구는 18만 명을 훌쩍 넘었다. 반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은 1만 7천 명에도 못 미쳤다. 나간 인구가 들어온 인구의 10배가 넘으니 막대한 외화유출이 발생한 것이었다. 정부는 이러한 심각한 유학 적자를 줄이기 위해 2005년 ‘Study Korea 2012’라는 프로젝트를 입안하였다. 이는 2012년까지 10만 명의 유학생을 우리나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장학생 제도인 GKS(Global Korea Scholarship) 재원을 대폭 확대하고 한국유학박람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2012년에는 다시 ‘Study Korea 2020’이라는 프로젝트를 입안하였고 20만 명의 유학생을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약간의 침체기가 있어 2020이라는 목표 연도는 2023으로 변경되었으나, 올해 14만 명에 달하는 유학생을 유치했으니 목표 달성에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더하여 대학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인한 대학 등록금의 동결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립대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매우 적극적인데, 우리나라 4년제 사립대의 총수입 중 등록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62.4%에 달하는 상황에서 등록금 동결은 사립대 재정에 큰 타격을 주었고,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추가적인 등록금의 확보가 매우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보다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이로 인한 대학입학 자원의 급감이다. 이는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로 인한 것인데, 1970년에 합계출산율이 4.53명이던 것이 2000년에는 1.3명, 2017년에는 1.05명, 2018년에는 0.98명으로 1명 이하로 떨어지게 되었다. 결국 대학 입학정원보다 대학입학자원이 더 적게 됨으로써 등록금 수입에 높게 의존하고 있는 대학들, 특히 사립대의 재정적 부담을 더욱 가중하고 있고, 이제는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발 벗고 나서게 되었다.

  등록금 수입을 늘리기 위한 유학생 유치에 더하여 중앙일보 대학평가, QS 및 THE 세계대학평가 등 국내외 각종 대학평가에서 학위과정 유학생 비율,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교환학생 비율을 포함한 것도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활동에 기폭제가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의 장단점

장점

  우리나라 대학 캠퍼스에 외국인 유학생이 크게 늘어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러한 유학생의 증가가 대학의 재정 수입에 있어 숨통을 트여 주고 있음은 명백하다. 특히 학부과정 유학생보다도 석박사과정 유학생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은 유학생의 질적 수준 향상에도 기여한다. 2009년 대비 2017년에 학부과정 유학생은 9.4% 증가했으나, 석사학위과정 유학생은 78%, 박사학위과정 유학생은 112%나 증가하였다. 이제 외국인 석박사학위과정 유학생이 없으면 대학의 이공계 실험실을 운용하는 데도 지장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들이 대학의 연구능력을 유지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더하여 비학위과정인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오는 외국인도 225%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외국인 교환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우리나라 대학에서 영어강의가 증가하였고, 하계와 동계방학기간 동안 국제계절학기를 개설하여 기숙사 등 방학 중 유휴시설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이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보다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게 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성과이다.

  이러한 양적인 증가에 더하여 유학생의 국적도 다양해졌다. 2017년 학부과정은 142개국, 석사학위과정은 166개국, 박사학위과정은 116개국, 어학연수과정은 148개국, 교환학생은 107개국에서 우리나라로 유학을 왔다. 국제화의 궁극적인 목적이 다양성을 통해 대학을 글로벌 캠퍼스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면 국적 다양성의 증가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단점

  지난 8년간 어학연수과정 유학생이 160%나 증가하였는데, 이는 학위과정에 비해 월등히 높은 증가율이다.

  여기서 파생되는 새로운 문제점은 유학생의 양적 증가에 따라 불법체류자도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학위과정에서 불법체류 유학생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어학연수과정에서 불법체류 유학생이 급증하고 있는데, 2015년 4,294명이었던 불법체류 유학생 수는 2018년 단 3년 만에 12,526명으로 2.9배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불법체류 유학생의 69%는 베트남 국적의 학생이고 13%는 중국 국적의 학생으로 이들 두 나라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학부과정에서 불법체류의 문제는 유학생의 어학능력과도 관계가 있다. 정부는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학위과정에 들어오는 데 필요한 유학생의 한국어 능력을 TOPIK(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에서 3급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였다. 이에 따라 실제 수업 현장에서는 학술적인 한국어 능력에 못 미치는 학생들이 강의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해서 낮은 학업성취도를 보이고 학사경고 등으로 중도탈락하는 비율이 서서히 증가해왔으며, 이들은 불법체류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교환학생의 증대로 인한 영어강의의 증가는 한국어 능력 위주로 입학하게 된 학위과정 유학생들에게 또 다른 어려움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어와 영어 모두에 능숙하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 과도한 요구이고, 이에 따라 영어강의는 유학생의 학업성취도 제고에 새로운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강의트랙을 확대하고 우수한 외국대학과 커리큘럼을
공동으로 구성하는 것이 다양한 국가의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대학의 국제화’ 그 본질을 생각해볼 시점

  먼저 유학생의 구성이 동질적이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유학생에는 교육 중심의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부과정 유학생도 있고,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석박사과정 유학생도 있으며, 어학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어학연수과정 유학생도 있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교환학생도 있다. 이들의 역량과 자질, 유학 동기는 같은 것이 아니다.

  학부과정 유학생들에게는 단순히 어학 능력의 증대뿐만 아니라 전공 분야의 학업능력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시스템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전공교육지원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는 각 전공 단위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전담 주임교수, 전담 조교, 전문연구원을 배정하고 내국인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을 튜터-튜티 또는 멘토-멘티 관계로 만들어줌으로써 보다 직접적이고 심도 있는 학업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지원시스템을 통해 유학생들의 학업성취도도 증가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의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 증가하여 중도탈락률이 감소하였다. 또한, 내국인 학생들과의 문화적 교류가 학과 차원에서 저변화됨으로써, 국제화가 추구하는 타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한 다양성의 확보라는 보다 본질적인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유학생의 양적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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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한국어 능력을 기반으로 한 유학생 유치를 넘어서서 영어권 국가 유학생의 유치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유학생의 국적이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나, 학부과정의 경우 중국 유학생의 비율이 74%에 달하고 있어 단일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점은 지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어강의트랙을 확대하고 복수학위나 공동학위 등 교육과정 공동운영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외국대학과 커리큘럼을 공동으로 구성하는 것이 다양한 국가의 우수한 유학생을 국내 대학으로 유치하는 데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더 나아가서 이제는 대학이 국제화를 왜 해야 하는지 그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시점이다. 국제화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안전지대를 조금씩 벗어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단순히 영어 능력을 잘 갖추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서 가져왔던 사고방식과 익숙한 문화 이외에 세상에 다양한 사고와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다름에서 오는 불편함도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국제화 역량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유형의 외국인 학생이 늘어나면 글로벌 캠퍼스라고 할 수 있는가? 이러한 국제화 역량은 외국인 학생이 주변에 많다고 저절로 길러지지 않는다. 캠퍼스 내에서, 기숙사에서, 강의실에서, 동아리방에서, 그들 따로 우리 따로가 계속된다면, 외국인 학생들은 그들만의 어울림으로, 우리는 여전히 ‘아무 변화 없음’으로 지내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학생들이 모두 해외 체험을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Internationalization At Home’ 전략을 통해 우리 캠퍼스를 글로벌 캠퍼스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시급한 과제는 이중언어 환경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캠퍼스가 다양한 국적, 인종, 문화의 학생들로 구성되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의식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국제화 마인드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교수들도 강의실에서 다양한 문화를 의식한 강의,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교수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