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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아, 네 꿈이 뭐니?

글_ 김서규  유신고등학교 진로상담부장교사

 

최근 십대들이 가장 대답하기 어려워하는 질문이 ‘네 꿈이 뭐니?’라고 한다. 아마 젊은이들에게 ‘결혼 안 하니?’ 하는 질문처럼 대답하기 곤란한가 보다. 우리 아이들은 꿈과 진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보통 아이들의 보통 진로
  아이들은 어릴 적에 ‘돈 많이 벌어서 엄마·아빠 세계일주 여행을 보내드릴 거에요.’ 하거나 ‘독수리가 되어 하늘을 날아 보고 싶어요.’ 하면서 꿈을 펼친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면 ‘선장이 될 거에요.’ 하거나 ‘로봇제작자가 되고 싶어요.’ 한다. 이때쯤 꿈은 직업과 같은 단어가 된다. 고등학생이 되면 ‘토목공학과가 좋을까? 건축공학과가 좋을까?’ 하면서 진로를 확정한다.
  이런 과정이 쉬울까? 아니다. 어떤 식으로 꿈을 시각화시킬지도 문제고 원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닌 게 문제다. 수십 명을 합격시키는데 수백 명이 몰리니 어느 집 자식인들 장담할 수 있단 말이냐. 보통 아이들은 말한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오면요, 일단 전교등수가 나와야 ‘인서울’할 수 있어요.”, “문과에 가면 굶어 죽는데요.”, “문과는 로스쿨, 이과는 공대. 이 둘을 빼면요, 작가가 되거나 라면집을 차리다가 결국 폐업해서 백수가 된대요.” 아이고, 애들아, 그렇게 생각 말고 가슴을 넓게 펴렴.
  어떤 아이들은 말한다. ‘컴퓨터 관련 학과가 20개가 넘어요. 컴퓨터공학과와 전자제어계측학과는 뭐가 다르죠? 거길 나오면 뭘 해요?’ 하거나 ‘전 조종사가 되고 싶은데, 공군사관학교 말고 다른 데 없어요? 외국에 나가서라도 조종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없나요?’ 이번에는 가슴을 넓게 편다고 될 일이 아니고 필요한 정보로 머리를 채워야 할 일이다.

 

일부 아이들의 특별한 진로
  현 제도를 벗어나서 제 나름대로 진로를 찾는 아이들도 대폭 늘어났다.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같은 구미권이나 싱가포르 또는 홍콩, 필리핀 같은 곳에 유학 가서 3년 혹은 12년 동안 외국학교에 다닌 후, 그곳에 정착하거나 국내 대학에 재외국민 자격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이다. 같은 대학 같은 과의 일반전형이 50:1이면 재외국민 전형은 15:1쯤 되니 좀 수월한 셈이랄까? 그다음으로는 특목고, 전문계고, 예체능고에서 외국어, 음악, 미술, 애니메이션, 연극, 운동을 전공하는 아이들이다. 예전엔 대학가기가 좀 수월했지만, 요즘은 이쪽도 붐비고 입시에 실패하면 달리 갈 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위험부담이 높다.
  또는 적은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소호사업, BJ, 게임, 만화, 요리, 자동차나 항공기 정비, 전기, 기계, 건축, 모델, 미용을 배워서 직업전선에 곧바로 뛰어드는 아이들도 있다. 어떤 아이가 말했다. “앞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을 거에요. 저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심부름을 해주고 저녁을 해주고, 이야기도 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대학 진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요리를 배우고 신문을 많이 읽으면 돼요.” 다른 아이가 말했다. “전 요리를 배워요. 2년 되었어요. 졸업하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가서 요리를 더 배울 거예요. 거긴 국제도시고 세계의 모든 요리가 다 있데요. 3년 후 돌아와서 저만의 아이템으로 식당을 차릴 거에요.”
  그런가 하면 공부가 좀 필요 없는(?) 아이들이 있다. 방과 후에 부모님이 하시는 가게에 나가 일을 거들어 드리는 ‘부사장님’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유흥가에서 그쪽 계통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정착하느라(?) 공부를 남의 물건 보듯 하는 아이들도 있다. 가장 슬픈 아이들은 책상에 ‘널브러진 아이들’이다. 심한 경쟁에 지쳐서 도중에 잠들어 공부를 잊어버린 탓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적성을 고려해 어느 계통으로 나아갈지 많은 탐색 끝에 진로를 결정하고, 자기 성적으로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대조한 끝에 진학을 결정한다. 이때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전문가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고민해 주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학교 안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할 일이다. 그럼 학교 밖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쳐다볼 하늘이 너무 좁아서 당황하지 않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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