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웹진사이트입니다

행복한교육

생애 첫 노동 경험, 청소년 ‘알바’

글_ 김서규  유신고등학교 진로상담부장교사\

 

기성의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이 나이가 어리고 순종심이 강하고 법을 모르고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손쉽게 대하기보다, 마치 자신의 자녀를 대하는 마음으로 보호하고 올바르게 일하도록 이끌어 줘야 할 책무가 있는 게 아닐까?

 

방학이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이 대폭 는다. 고용노동부 자료(2015년)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22만 여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어떤 아르바이트를 할까?

 

알바는 왜 하나?
  부모들이 용돈을 넉넉히 주지 않을 때 아르바이트가 시작된다. 그다음 이유는 직접 세상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돈을 벌고 싶은 독립심이고, 마지막 이유는 마음에 맞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싶어서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월급식의 용돈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형편이 어려우면 못 주는 달도 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공책 뒷장에 버스비, 점심식사비, 참고서 구입비를 계산해 보고 모자라는 돈은 아르바이트로 메꿀 생각을 한다. 부모가 보면 기특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용돈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은 친구들과 교재비다. 대략 1개월에 3~5만 원이 필요하고, 또래 집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물건(핸드폰, 운동화, 가방, 점퍼, 화장품, 콘텍트렌즈 등)을 사는 것도 포함된다. 남학생들의 경우 ‘게임기를 사고 싶지만 엄마가 절대로 허락하지 않아서’ 혹은 ‘여자 친구가 생겼는데 기념일을 챙길 돈이 필요해서’처럼 특별한 사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엄격하게 금지하면 못하는 수밖에.

 

알바는 어떻게 하나?
  평소 알고 다니던 동네 가게에 붙은 구인광고를 보거나(이건 주로 햄버거, 피자, 치킨 같은 3대 음식점이고 그 외 아이스크림 매장, 중국집 배달 등이다), 선배나 친구가 물려주거나 소개해주는 곳에(이건 웨딩홀 서비스나 음식점 홀 서빙, 주유소 건맨이다) 들어간다. 인맥을 동원해서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없으면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를 소개하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업체 사장님과 전화나 카톡으로 시간과 금액을 확인하고 일하러 간다.
  제일 많이 하는 것은 전단지 돌리기(시급 7천 원, 힘들기도 제일 힘들다)고, 그다음으로는 음식점 서빙이나 오토바이 배달(시급 7~8천 원), 편의점(최저시급이고 6천 원이나 이하로 제일 적게 준다), 대형매장 카트 정리(시급 7천 원), PC방이나 당구장(시급 7천 원), 카페(시급 7~8천 원)의 순서다.
  남학생의 경우 소위 노가다로 불리는 일용노동자나 택배 분류원을 하기도 하는데, 둘 다 일당 8만 원이다. 힘이 들어서 금액이 센 편이다. 그 외 컴퓨터 게임고수가 오버워치 게임을 가르쳐 주고 1인당 22~40만 원을 받는 것 같은 독특한 아르바이트도 있고, 인터넷에서 하는 설문조사(1건당 500원~2천 원, 시간은 5분~30분)에 응답해주고, 적립금을 현금으로 바꿔서 1개월에 10~20만 원 정도 벌어서 쓰는 재택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니까 어떤 아이가 토요일 웨딩홀 서빙으로 9시간 일하고 일요일 오전 오후에 전단지를 돌리면 1개월에 30~40만 원을 벌 수 있다. 만약 방학을 맞이해서 맥OOO(이런 곳은 분 단위로 시급을 계산해주고 체불하지도 않아서 인기가 높다)에서 30일을 근무하면 125만 원 정도 벌 수 있다.

 

알바의 명과 암
  생계형이든 용돈추구형이든 자기계발형이든 아르바이트를 하면 경제적으로 여유를 얻는다는 점이 제일 좋다. 더군다나 아이들은 어른처럼 씀씀이가 크지 않아서 수십만 원의 소액(?)으로도 매우 기뻐하며 감사한다. 그런데 마음씨 좋은 업주를 만나면 시급도 제때에 받고 휴식 시간이나 인간적 대우도 받지만, 나쁜 업주를 만나면 여러 가지 명목으로 최저시급도 못 받을 뿐만 아니라(수습기간이라는 이유로 최저시급에서 10%를 떼고, 세금이 나왔다고 좀 더 떼고, 30일을 못 채웠다고 더 떼서), 욕설이나 폭력, 또는 성희롱에 노출되기도 하고, 사고가 났을 때 보상을 못 받기도 한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업주가 아이들에게 문서로 된 근로계약서를 제시하게 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고등학생쯤 되면 그냥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략 1/4쯤 되는 아이들이 나중에 손해를 보고, 항의도 못 하고 사건들이 그냥 묻힌다.
  또한,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세상을 경험하고 스스로 돈을 번다는 성취감을 가질 수 있다. 교과서로만 배우던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장에 대해 생생한 체험을 함으로써 좀 더 삶에 대한 자신감과 독립심을 기를 수 있다. 한 마디로 한결 어른스러워지고, 알아서 하는 면이 늘어난다. 반면에 공부할 시간을 뺏기고, 목돈 때문에 낭비벽이 생기기도 하고, 성인들이 드나드는 매장에서 일하다가 술·담배, 이성교제, 심지어 학교 밖의 좋지 못한 사람들과 사귀면서 비행이나 범죄에 말려드는 일이 생긴다.
사실 아이들은 세상에 갓 불려 나온 어린양 같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다. 기성의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이 나이가 어리고 순종심이 강하고 법을 모르고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손쉽게 대하기보다, 마치 자신의 자녀를 대하는 마음으로 보호하고 올바르게 일하도록 이끌어 줘야 할 책무가 있는 게 아닐까? 이번 여름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수많은 우리 아이들, 부디 건강하고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하고 돌아오기를!

 

<div align="left">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