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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책임교육’으로 초등학생의 고른 출발 지원


글_ 교육부 교과서정책과


‘한글 책임교육’ 왜 필요한가?


  ‘옆집 ○○는 유치원도 안 다녔는데 동화책을 술술 읽어요.’

  ‘○○집 애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벌써 일기도 쓴다네요.’

  초등학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 애는 한글을 모르는데 어떻게 하지?’ 걱정하며 불안한 마음에 자녀들에게 무리한 한글 선행학습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을 읽고 쓰는 능력은 부모의 자녀교육 관심도와 아이의 학습능력을 넘어서 언제부터인가 초등학교 입학 시기 적응력을 가늠하는 잣대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교육부가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공교육의 책무성을 바탕으로 한글 책임교육을 강화한 것은 한글 선행학습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학교 현장의 한글교육 강화요구를 반영한 결과이다. 많은 학부모가 취학 전 자녀들에게 한글 선행 사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부모님들의 조바심, 자녀교육에 대한 지나친 욕심뿐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한글을 충분히 잘 익힐 것이란 기대보다 믿고 맡기기 어렵다는 불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라도 이미 선행학습을 통해 한글을 익힌 학생들은 학교에서의 한글학습에 흥미와 관심이 떨어져 스스로 궁금한 점을 찾아 해결하려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까지 떨어지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들은 학생들의 선행학습 정도와 한글 이해수준의 차이로 출발점이 서로 달라 학습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다양한 언어적 배경을 지닌 다문화학생들을 위해서 한글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글 선행학습의 부담을 없애고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통해 모든 학생이 읽고 쓰는 기초 한글 능력을 기르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한글교육 시간을 대폭 확대하는 등 출발선 평등을 지원하는 ‘한글 책임교육’을 도입하게 되었다.


한글 교육, 학교에서는 무엇이 달라졌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초등학교에 처음 적용된 2017년부터 한글교육 시간을 확대하고 1학년 1학기에 한글교육 시간을 집중적으로 배치하여 모든 학생이 입학 초기에 한글을 해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27시간에 불과하던 한글교육을 시간을 68시간까지 약 2.5배가량 늘렸다.

  특히 1학년 1학기 국어시간에 51시간을 집중 배치하였다. 국어 교과서는 ‘연필잡기→자음→모음→글자의 짜임→받침 없는 글자→받침 있는 글자→겹받침’ 순으로 6개 단원에 걸쳐 놀이나 활동을 통해 체계적으로 한글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수학 교과서의 경우,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수학이 어렵다고 느끼던 문장제나 스토리텔링형 문제 대신 그림과 기호 중심으로 한글 해득 수준을 고려하여 교과서를 개발하였다. 교과활동뿐 아니라 한글 기초를 익히는 1학년 1학기에 학생들이 한글학습을 어렵고 힘들게 느끼지 않도록 무리한 받아쓰기나 알림장 쓰기, 일기 쓰기 등을 지양하도록 안내하는 등 한글 해득에 집중하는 교실문화 만들기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의 ‘한글 책임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부터 웹기반 한글학습지원 프로그램인 ‘한글 또박또박’을 개발하여 학생별 한글 해득 수준을 진단하고 모든 아이에게 1대 1로 수준별 맞춤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한글 책임교육’ 어떻게 진행되는가?


  초등학교에서 1년 동안 실시하는 한글 책임교육의 흐름은 아래와 같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3월에 입학적응 교육을 받는다. 점선 따라 긋기, 다양한 굵기의 선 그리기, 연필 바르게 잡기 등이 입학적응 교육에 포함되는 한글교육 준비 활동이다. 그 후 1학년 1학기 국어교과 시간에 51시간에 걸쳐 집중적인 한글교육이 이뤄진다. 1학기 말이나 2학기 초(7~8월)에는 학생들의 한글 해득 수준을 진단하여 한글 해득에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파악한다. 진단 후에는 성장결과지에 나타난 미해득 영역에 대해 ‘찬찬한글’ 등 다양한 학습자료를 활용하여 개별지도를 실시한다. 향상도를 파악하기 위해 2학기 중에 한 번 더 진단을 실시한다.

  이처럼 ‘한글학습→진단→후속학습→재진단’의 과정을 거쳐 모든 학생이 1학년을 마칠 때까지 한글학습의 전 영역에서 ‘도달’ 수준에 이르도록 지도하고, 2학기 말에는 ‘성장결과지’를 각 가정으로 보낸다. 부모님들은 ‘성장결과지’에 기록된 자녀의 한글 해득 수준을 파악하고 가정에서의 기초적인 독서나 거리 간판읽기 등 생활과 밀접한 놀이형 한글학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글 해득 수준은 어떻게 진단하고 보정하는가?


  이전 한글교육과 가장 큰 차별성은 한글 해득 수준 진단 도구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는 현장의 요구에 따라 2018년 한글 해득 수준 진단 도구인 ‘한글 또박또박’을 개발하였다. ‘한글 또박또박’의 문항은 한글 자모음의 소리 구분과 결합법칙을 이해하는 순서를 10단계로 구분하여 의미단어와 무의미단어 읽기·쓰기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교육부는 한글 해득 수준에서 더 나아가 학생들이 기본적인 어휘지식을 갖추고, 문장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인 ‘읽기 유창성’ 수준까지 한글 책임교육을 확대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내년부터는 ‘한글 또박또박’에 ‘읽기 유창성’ 진단 기능이 추가된다.

  ‘한글 또박또박’과 보정 학습지인 ‘찬찬 한글’은 직관적이고 쉽게 한글을 익힐 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며 외국어(영어, 중국어 등)로 번역된 안내자료 및 진단 결과 보고서를 탑재하여 다문화 가정 자녀, 해외 교포, 외국인 등이 한글 해득용 프로그램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2020년 3월). 즉, 한글을 해득하려는 사람이라면 연령, 국적, 장소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활용성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유·초 연계 한글 학습은 어떻게 해야 하나? 


  유치원 어린이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는 신체, 사회, 정서, 인지 발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초 연계 한글학습은 매우 중요하다.

  2019년에 개정된 누리과정에는 ‘한글’ 문자 자체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운영하는 수준으로 한글교육 내용이 담겨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누리과정의 교수·학습법을 활용한 한글교육을 시도해야 한다. 누리과정의 교수·학습법을 활용한 한글교육의 특징은 ‘놀이 중심’, ‘생활 중심’, ‘주제 중심’이다. 한글학습을 할 때, 놀이를 활용한 학습활동 비중을 높여 학습 부담을 줄이고 즐겁게 한글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생활 중심’ 특징을 살려 아동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중심으로 한글 학습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학교 안내판, 학급 게시판, 광고지 등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활동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유·초 연계 한글학습의 방법 중 하나이다.


한글 책임교육, 더 알아보고 싶다면?


  교사는 중앙교육연수원에 개설된 ‘한글 책임교육을 위한 수업 역량 강화’ 원격 연수를 통해 한글 교육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총 15차시로 한글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부진 지원 방법, 난독학생 지원 방법 등으로 구성된다.

  미취학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글 책임교육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다(’18.9.여론조사, 5~7세 아동 부모 ‘모른다’ 75.8%(758명), ‘안다’ 24.2%(242명)). 교육부는 예비 학부모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공교육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세종시교육청(교육감 최교진)과 함께 지난 10월 8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한글 책임교육 공감 한마당’을 개최하였다.

  ‘한글 책임교육 공감 한마당’은 미취학 아동 부모의 한글교육에 대한 궁금증과 걱정을 해소하는 소통의 자리로 한글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경험담과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더불어 ‘초등학교 입학 준비하기’, ‘가정에서의 놀이교육’ 등 미취학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었다. 이 행사는 2020학년도에도 몇 차례 더 개최될 예정이다.



한글 책임교육 후속 지원과 과제는 무엇인가?


  한글 책임교육이 안정적으로 현장에 자리 잡아 가고 있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한글학습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교육부-교육청-단위학교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이 필요하다. 한글 책임교육에 대한 학부모교육도 점차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내년도에 학부모 On누리 사이트(www.parents.go.kr)에 초등 문해력 교육에 대한 연수를 개설할 예정이다. 단위학교에서는 ‘교육과정 설명회’ 등 학부모교육 기회를 활용해 ‘한글 책임교육’에 대한 이해와 가정에서의 협조를 당부해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초등 1학년부터 한글을 책임 교육하고, 이후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기반으로 어휘력과 독해력을 신장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교육 구성원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한글 책임교육’ 정책을 지속한다면 미취학 아동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하면서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육부는 모든 아이의 출발선 평등을 위해 ‘한글 책임교육’을 통해 학습의 기반이 되는 한글과 기초 문해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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