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교육비리 근절·신뢰 회복의 길

글_ 박은종 충남 광석초등학교 교장·공주대학교 겸임교수

 

미래인재 육성은 기초・기본부터
신뢰 회복의 열쇠는 내재적 각성
교육의 본질인 ‘곧고 바름’의 체화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 돼지띠의 해’다. 돼지는 부(富)와 복(福), 그리고 운(運) 등을 함께 가져다주는 상서로운 동물로 올해 국운이 번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우리 교육도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8년은 교육계도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서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사립 유치원 비리 부정 사건은 물론 스쿨 미투 사건, 2022 대입제도 개편, 제2기 국가교육회의 출범, 부실 비리 대학 퇴출, 시간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 개정, 강릉 펜션 고교생 사상(死傷) 사건 등 크고 작은 사회적 이슈가 이어졌다.
  2018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서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과 사립 유치원 회계 비리 부정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무언의 메시지는 교육 비리 근절과 신뢰 회복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 기초·기본으로 돌아가야
  지난해 한국 사회를 불신의 늪에 빠뜨린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과 사립 유치원 회계 비리 부정 사건은 우리 교육의 적나라한 민낯이자 자화상이다. 이 두 사건은 국민들에게 교육 불신을 더욱 가중시켰다. 교육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준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으로 국민들은 대입 내신,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등에 대하여 극도의 불신감을 갖게 되었다. 학교의 모든 평가를 믿지 않는 분위기를 야기했다. 현행 유치원은 교육기본법과 유아교육법에 의해 설립된 학교다. 사립 유치원 회계 비리 부정 사건은 유치원 경영자(원장·이사장)들이 교육과 육영이라는 존귀한 가치를 망각한 채 학교인 유치원을 학원처럼 영리의 수단으로 치부한 일탈이다. 이 사건으로 국민들은 사립 유치원의 교육과정과 경영, 급식, 학부모 부담금 등 전반에 걸쳐 냉소적 불신을 보이고 있다.
  논어(論語)의 ‘안연편(顔淵篇)’에 공자(孔子)의 무신불립(無信不立)이 나온다. 개인, 사회, 국가의 모든 일이 믿음이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믿음이 없으면 공염불이고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우리 교육이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창의융합형 미래 인재 육성이라는 소임을 다하려면 우선 기초·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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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포용하는 사회,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 지향
  2019년 교육부 업무 계획의 통합 비전은 ‘모두를 포용하는 사회,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이다. 이 비전을 기반으로 미래와 신뢰라는 두 핵심 가치를 선정했다. 미래 가치는 다시 포용과 혁신으로 세부 영역을 나누어 포용, 혁신, 신뢰의 세 목표 아래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을 토대로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게 지원하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튼튼한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모두를 포용하는 사회,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은 교육공동체가 공감, 소통, 나눔, 배려를 바탕으로 본질 교육을 구현하고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나아가 소외와 차별이 없는 교육체제와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들이 신뢰하는 행복 교육을 구현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교육 비리를 근절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공익제보신고센터’와 ‘교육신뢰회복추진팀(가칭)’ 등을 개설·운영하기로 했다. 또 전국의 유·초·중·고교 및 대학의 감사 결과 실명 공개, 퇴직 공직자의 사립학교 재취업 제한, 학사 비리 엄단 등을 천명했다. 아울러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참여를 제고하기 위하여 현행 법정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하고 학생회, 교직원회, 학부모회, 대학평의원회 등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 비리 근절과 신뢰 회복의 열쇠는 외재적 강화보다는 내재적 각성에서 찾아야 한다.

 

곧고 바른 교육과 정책, 청정·청렴한 생활 체화(體化)
  현재 대한민국 교육은 극심한 불신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교육은 신뢰가 바탕인데, 그동안 크고 작은 비리와 부정 등으로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교육에서 무엇보다도 화급한 것이 교육 비리를 근절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교육 비리 근절과 신뢰 회복은 우선 기초 기본을 다지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21세기 세계화 시대,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은 창의융합형 미래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는 핵심 역량 중심의 교육 본질 바로 세우기와 직결된다. 교육 전반에 걸쳐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가 준수돼야 한다. 소위 ‘갑질’과 ‘내로남불’도 사라져야 한다.
  제2의 서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재직·재학하지 못하게 막는 상피제(相避制)를 도입하고, 사립 유치원의 회계 비리 부정을 막기 위해 국가관리회계시스템(edufine)을 적용한다고 해서 저절로 신뢰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 모두가 교육의 본질이 ‘곧고 바름’이라는 점을 깨닫고 청정·청렴한 생활을 오롯이 체화(體化)하는 것이다.

 

‘나 자신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시작
  교육 비리 근절과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교단에서 교권 침해, 학교폭력, 악성 민원 등이 사라져야 한다. ‘사후약방문’,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치는 고질적 관행’도 불식돼야 한다.
  학교교육과정에서 창의, 인성, 혁신 등의 덕목이 강조돼야 하고,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어울림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교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가르치고, 학생들이 마음껏 행복 꿈·끼를 펼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돼야 한다. 교권과 학생 인권이 함께 보호돼야 한다. 또 교육정책의 방점을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데 찍어야 한다.
  아울러 현장 중심 행정, 학생 중심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기초 기본 바탕 교육에 충실해야 한다. 학생, 교원,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사랑, 존경, 공감 속에서 서로 신뢰를 보듬어주는 ‘행복교육 오케스트라’를 함께 연주해야 한다.
  이제 우리 교육은 비리 근절과 신뢰 회복을 위한 국민적 성찰 속에서 기초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시대 한국 교육의 비리 근절과 신뢰 회복의 첩경은 ‘나 자신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올곧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