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웹진사이트입니다

행복한교육

소수의 천재 아닌 모두에게 열린 영재교육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직업, 사회 구조, 삶의 방식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다. 이전과 달리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복잡하고 불확실한 사회 속에서 현상을 꿰뚫고 문제를 진단하고 이에 대해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창의적 성취를 통해 해당 분야의 진보를 끌어낼 수 있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3월에 교육부가 발표한 제4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은 기존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서, 해당 분야의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탐색하고, 실험하고, 도전해 볼 수 있는 재능계발로서의 영재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재능계발의 관점에서 제4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정책 추진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재교육의 포용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영재교육의 문턱은 높은 편이다. 영재교육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양한 전형요소가 있지만 여전히 지필고사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요구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영재교육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입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 제4차 계획에서는 한 번의 선발절차를 통해서 당락을 결정하기보다는, 우선 희망하는 모두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개방된 프로그램에서 탁월한 성취를 보이면 이후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진입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제4차 계획에서는 ‘영재교육 진입 전 예비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모든 학생에게 자신의 재능을 탐색,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하는 것을 중요한 정책과제로 삼고 있다.

  둘째, 영재교육의 공정성을 높이고자 한다. 영재교육의 선발과정에서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특정 계층에 유리한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진입 전 예비프로그램 등 ‘교육을 통한 선발’을 확대하고, 교사관찰추천제를 내실화하여 그동안 선발되지 못한 소외집단이 선발될 기회를 확대해 갈 계획이다.
그동안 소외집단에 영재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입학정원 할당제(입학정원의 10~20%)가 실시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지원자를 다 채우지 못할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낮은 학업준비도로 영재교육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위해 제4차 계획에서는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학습준비도가 낮은 영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들을 포함하였다. 소외계층 영재들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 의무를 법제화하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이를 골자로 한 영재교육진흥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에 있다. 또한 교육부는 올해부터 소외영재 400명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최대 9년까지 지원할 수 있는 ‘영재키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셋째, 영재교육의 개별화를 위한 노력이다. 영재교육 대상자들의 관심, 흥미, 수준에 있어 많은 차이가 보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한 과정으로 입학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단일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받아야 했다. 향후 영재교육기관은 다양한 모듈형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하여,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 관심에 따라 프로그램을 설계해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영재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수업 이외에 다른 기관의 캠프, 대회 등 활동도 학습인정을 통해 정식 이수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 영재학생들은 자신이 관심을 가진 영역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엄청난 추진력과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 영재학생들에게 통일된 교육과정을 부과하기보다는 자신의 관심사를 추구해 갈 수 있도록 자율성과 선택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넷째, 정규교육과정과의 연계이다. 그동안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영재학교를 제외한 초중학교 단계의 영재교육은 정규교육과정 밖에서 이루어진다. 영재학생들에게는 정규교육과정에는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교육의 비연속성 문제를 야기했다. 또한 영재교육에 진입하지 못한 잠재력 있는 학생들에게는 영재교육에 접근할 기회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 정규교육과정 내에서 운영되는 방안이 제안된 상태이다. 정규과정에 개설되는 프로그램의 성격, 수강자 선정방식(자격요건), 이수결과 기록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향후 정책연구와 연구학교 운영을 통해 정규교육과정과의 연계 모델을 만들고 확대 여부가 결정될 계획이다.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인식에는 영재교육이 소수의 천재를 위한 특별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영재교육이 발전하면서 영재성이 지적능력이라는 단일 요인에 의해 정의될 수 없으며, 누가 영재인지를 엄밀하게 가려내겠다는 시도도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바 있다. 해당 분야에서 재능이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자들-현재의 성취자이든, 잠재력 보유자이든-에게 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장(場)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변화무쌍함과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 속에서 한 번의 시험이나 선발절차를 통해 누가 영재이고, 누가 아닌지를 가려내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재능과 열정을 보이는 더 많은 학생에게, 더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이 이 시대의 영재교육의 소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주아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소장

필자는 영재교육 정책을 연구하는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며,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위원, 중앙영재교육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