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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교육

경기도교육청 몽실학교 우리의,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배움

글_ 편집실





  경기 의정부 옛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건물에 하나둘 아이들이 모여든다. 지난 11월 3일 토요일 오후 2시. 이날은 ‘10세기 축제’가 열리는 날. 이른바 10대들이 만든 세상 지금 여기의 준말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이장’이라 쓰인 모자를 쓰고 분주히 움직이는 스텝들이 있다. 학생자치회 임원들로 이날 하루, 축제가 열리는‘대한민국 달라도 함께하면 좋으리’를 책임지는 ‘이장’들이란다. 
  2016년 9월 구 청사의 이전으로 학생자치배움터가 된 이곳은 경기도교육청 몽실(夢實)학교다. 스스로 꿈[夢]을 실현[實]한다는 뜻으로 청사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배움터로 거듭났다. 2018년을 두 달여 앞둔 시간, 몽실학교 아이들은 그간 자신들이 해 온 프로젝트 학습의 결과물을 청소년 자치마을로 꾸며 공개했다.

정책마켓에서 버스 이용 편의에 대한 생활정책을 선보인 학생 부스

몽실학교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담아 책을 출판한 ‘꿈이룸출판’


“정책을 팝니다!”
  마을 지도를 따라 3층에 오르니 마켓이 열렸다. 떠들썩한 마을 장터를 연상케 하는 이곳에서 사고파는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거래 품목은 지난 3개월간 아이들이 고민 끝에 내놓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정책’ 안건. 정책을 홍보하는 아이들의 달변에 구매자가 된 시·도의회 의원들도 혀를 내두른다. 정책마켓에 초청된 경기도의원과 시의원, 교육기관장, 학부모 등이 구매자로 나섰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학생들이 찾아냈네요. 벌써 두 번째 정책 구매입니다. 의원을 시켜야겠어요(웃음).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수업이 학생들을 이렇게 만듭니다.” 
  최경자 경기도의원은 ‘통학로 안전권 보장을 위한 조례/법률개정안’을 구매했다. 그리고 “아동들 학교 가는 길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며 조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한다. 경기도의회 김원기 부의장은 ‘노동 의무교육’ 구매자로 나섰다. “생활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기성세대들의 착취를 근절하고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청소년 조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일찍부터 판매 실적을 올린 김건호(17) 군은 몽실학교 유자청 소속이다. 17~19세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유유자적 청소년’이라는 이름으로 화~금 주 4회 스스로 만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예를 들면, 화요일에 모여 일주일의 활동 계획을 짜는데, 올 8월에는 창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옥상영화제를 여는 한편, 특정 단어로 글쓰기, 페미니즘 페스티벌 등을 진행했다. 어느 날 노동에 대해 
쓴 글을 읽던 김 군은 “알바 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노동의 권리를 침해당해도 알지 못한다.”며 “초등학교 6개월, 중학교 1년, 고등학교 1년 동안 노동에 대한 의무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김 군은 지난 3개월간 근로기준법, 노동3권 및 노동조합 등의 법률과 자료에서 노동교육 규정을 찾고, 이를 위한 소요 예산과 정책 추진으로 인한 해결과제, 기대효과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정리해 소개했다.  
민주주의 릴레이 강연회를 펼친 ‘민들레Ⅱ’

학생 주도 프로젝트로 ‘쑥쑥’ 성장 
  총 27건의 정책 안건에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해 보자는 의지가 엿보인다. 성, 인종, 노동, 환경, 평화, 아동 등을 폭넓게 아우르며 이를 위해 필요한 소요 예산과 해결과제, 기대 효과 등을 세밀하게 짚었다. 제3의 성을 위한 성중립 화장실이나 성평등 교육 의무화, 난민을 위한 교육권과 의료권 보장, 비정규직 쉼터, 공병보증금 확대정책과 남북 청소년 교류를 위한 ‘평화학교’에 이르기까지. 지난 해 아이들 생활에 초점이 맞춰졌던 제1회 때와는 달리 우리와 공동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 게 달라진 점이다. 
 ‘자치마을’ 곳곳에는 그간 아이들 성장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더혜움 역사팀은 매주 한 번씩 만나 역사에 대해 배우고 토론했다. 1년 전부터 길잡이교사로 함께 한 이건주 효자고 교사(역사 전공)는 “아이들의 힘을 느꼈다. 아이들이 주도하니 더 많이 더 잘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2층 예술의 전당 코너에는 마이책원투, 낙서전시회, 공간디자인 3팀이 함께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전시를 꾸몄다. 4·3 희생자 분포 지도를 그리고, 인근 지역 학생들이 그린 제주 4·3 그림을 하나로 모았다. 관람객과 함께 당시를 떠올리는 심벌로 동백꽃을 만들어 보는 참여코너도 한쪽에 마련했다. 공간디자인팀 정연아(17, 효자고 1학년) 양은 “제주 4·3을 시작으로 민주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난 사건이라 입구를 시작의 의미를 담아 동굴처럼 만들었다.”며 “함께 책을 읽고 강연을 들으면서 ‘기억투쟁’이란 말이 와닿아 전시 제목으로 정했다.”고 말한다. 
공부하기 싫은 사람도 재미있게 공부하자며 중·고생들이 모인 민들레Ⅱ. 함께 「택시운전사」 영화를 보고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는 이들은 3·1 운동부터 촛불집회에 이르는 역사적 사건을 조명하고 언론사별로 어떤 시점으로 사건을 바라보았는지 분석해 릴레이 강연회를 열었다. 길잡이교사 정성희 씨는 “학부모로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나도 배운다.”며 뿌듯해한다. 

 몽실학교 ‘학교교육과정 연계 체험형 진로직업교육 과정’에 참여한학생들의 목공(위)과 방송 실습(아래) 장면

학생자치배움 모델로 우뚝… 전국으로 확산 중 
  2014년 마을학교 ‘꿈이름배움터’로 출발한 몽실학교는 경기도교육청 꿈의학교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꿈이름배움터’를 거쳐 학생 중심의 교육공간으로 거듭났다. 총 3층 규모의 공간에는 영화관, 노래방, 음합실, 연습실 외에도 사고력실과 청소년방송국, 영쉐프실, 목공방, 정보소통방, 쉼터 등 총 17개실을 갖추고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교육 활동은 크게 네 축으로 이뤄지는데, 학생 주도 프로젝트 과정과 학교 교육과정 연계 체험형 교육과정, 학교 밖 배움터 과정, 학생 주도 교육 확산을 위한 다양한 연수와 네트워크가 운영된다. 
  가장 핵심적인 활동인 학생주도 프로젝트 과정은 초5~고3 학생들이 5~20명 정도의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연간 60~80시간 수행하는 과정이다. 마을을 알고 바꾸자는 마을 프로젝트, 창업과 연계한 챌린지 프로젝트, 고등학생들이 공학, 의학, 인문, 환경과학 등 대학 예비 전공과정으로 운영되는 더혜움 프로젝트 등이 이뤄진다. 특히, 올해는 인권, 전래놀이, 생태, 독서, 역사의 5개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초등학생 대상 둥지 프로젝트 과정을 개설해 운영했다. 이 프로젝트 역시 소주제와 방식 등 모든 결정은 학생 주도로 이뤄진다. 
  지난해 진행된 프로젝트는 48개. 학교를 오가는 길고양이를 보살피다 유기동물 보호 캠페인을 기획한 ‘유기동물LOVE’, 몽실학교 옥상에서 밭을 가꾸며 벌과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도시양봉’ 등 사진, 연극, 여행, 게임, 춤, 노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는 더혜움 프로젝트는 동물 실험과 동물복지, 청년 취업난에 대한 해결방안 연구 등을 통해 보고서를 발간하기까지 깊은 탐구를 이어가 만족도가 높다. 이 외에도 정책마켓 등 연합 활동을 통한 참여 프로젝트인 공동체 활동이 이뤄진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과정인 진로 체험학습과 대학생 진로사람책은 학생만족도가 90%를 웃돌 정도로 호응이 높다. 지역 내 경찰, 소방 등 교육자원을 하나로 연결하며, 연간 교육기부 자원봉사자 등 208명 이상이 참여하는 마을교육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학교 밖 배움터 과정의 대표적인 활동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위한 유자청 활동과 마을대학, 몽실학부모 연수, 마을교사 양성과정 등으로 이를 통해 배움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2016년 개관 후 현재까지 다녀간 이는 11만여 명. 몽실학교의 사례를 배우기 위해 방문한 인원만 4,600여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이곳은 이제 학생자치배움을 선도하고 있다. 김해, 세종, 익산, 전주 등에서는 지역 실정에 맞는 ‘제2의 몽실학교형 학생자치배움터’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전국적으로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정현 경기도교육청 장학관은 “몽실학교는 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학생들이 가진 배움의 본성을 회복시켰다.”며 “유휴시설이나 폐교 등의 활용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2017년 어린이날 행사에 몽실학교에서 활동하는 중고생, 학교 밖 학생들이 지역의 초등 저학년, 유치원 아이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했다


청소년 정책마켓


몽실학교 유자청 김건호(17)
“노동 교육 의무화가 필요해요!” 
“노동에 대한 글을 읽다가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학생에서 갑작스럽게 성인, 노동자가 되었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지식이 없어요. 그래서 노동의 권리를 침해당해도 알지 못해요. 의무교육을 통해 앞으로 청소년이 고용주가 되더라도 지켜줬으면 해요.”

김이주(18) 민자영(18)
이천 양정여고 2학년
“난민 일자리 센터를 만들어 주세요”
민자영 “난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정책 제안을 위해 자료를 조사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
었습니다.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위해 인식 개선이 필요해요.”
김이주 “국제기구 종사자가 꿈입니다. 교내 정치소학회 활동을 통해 난민에 대한 고민하면서 13명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조례를 직접 써 봤어요. 소요 예산도 책정해 봤고요.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앞섰지만, 지금은 뿌듯하고 기쁩니다.”

가평군 설악지역아동센터 
‘에코’ 동아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진짜’ 울타리가 필요해요!”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한데,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안전 울타리를 만들어야 해요.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교육, 교과 신설도 필요하고요. 교과서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는데,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면 어떨까요? 앞으로 학교폭력으로 자살하거나 상처를 받는 친구들이 없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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