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이달의 기사 전체보기

바이오헬스전문가 강병철 ㈜디이프 대표 - ‘건강’ 빅데이터로 정밀 의료 앞장선다

글 _ 편집실

  바이오헬스는 생물정보학, 생명공학기술 등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결합하여 질병치료 및 건강 관리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초기에는 질병치료 등 의료 분야에 주로 국한돼 있었지만, 점차 식품, 미용,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그 외연이 더욱 확장되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및 초고령사회 진입을 곧 앞두고 인간의 건강 관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바이오헬스 산업. 이제는 과학적 근거를 가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 관리에서도 개인 맞춤형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기사 이미지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에 미친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다. 항공운항처럼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입힌 산업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성장의 기회가 된 분야도 있다. 바로 건강과 직결되는 바이오헬스 산업이다. 특히 의료영역 진단 분야는 발 빠른 연구개발과 투자로 시장규모가 커졌다.


  바이오헬스 분야의 식품 시장은 간편함과 동시에 건강을 함께 추구하는 트렌드로 빠르게 전환되는 중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정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음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본사를 둔 ㈜디이프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건강에 좋은 음식 정보를 제공하는 바이오헬스 전문기업이다. 개인 맞춤 식품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수집·재구성한 ㈜디이프에는 인체 건강의 관계성을 표현하는 데이터가 2,800만 건 확보돼 있다. 이는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활용되는 등 점차 그 응용범위를 확장해 나아가는 중이다. 다음은 ㈜디이프 강병철 대표와의 일문일답.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개인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정보는 어떻게 구축되나?

  개인 맞춤형 정보를 위해서는 개인의 상태를 먼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이프는 설문, 건강검진, 유전자 검사, 라이프로그 등 440개 이상의 다양한 정보원을 이용, 개인 건강의 정량화 지표를 연구하여 정밀한 건강 평가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적합한 식품을 빠르게 찾는 검색 기술도 함께 개발하여 여러 식품 기업에서 인정받고 있다. 정밀한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실제 사용자의 편리성이다. 디이프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에서도 사용자 경험을 잘 녹여내 선보이고 있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일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현재 공학 계열의 최대 핵심어는 인공지능이다. 30여 년 전인 고교 시절, 개인적인 최고의 관심사는 마이크로로봇이었다. 한창 ‘마이크로마우스 경연’ 대회가 열기를 더할 때였다. 이 로봇경연대회에 참가하고 싶어 대학진학은 기계공학과로 선택했다. 학부 1학년 때부터 연구실에 소속되어 활동했다. 석사를 마칠 때까지 6년 동안 여러 가지 다양한 공학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그 첫 프로젝트가 식품 분야였고, 마지막 프로젝트는 의료 분야였다. 바로 태아의 염색체를 분석하여 기형 여부를 진단하는 소프트웨어였다. 

  문제를 푸는 도구로써 공학 지식을 쌓은 후에는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에 대한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박사과정은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분야를 선택하게 되었다. 생물학적인 문제를 정보과학을 이용하여 연구하는 분야다. 생물 자체에 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로써 바이오헬스 분야로 시야를 좀 더 확장할 수 있었다.



강병철 대표(중앙)와  연구진들강병철 대표(중앙)와 연구진들


빅데이터 기반 식품  정보 서비스빅데이터 기반 식품 정보 서비스


디이프는 특히 생물정보와 식품정보를 결합한 빅데이터 기반이 강점인데…

  현재 2,800만 건의 빅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이 빅데이터는 인간의 질병과 건강을 포괄하는 생리 현상과 식품의 상호 작용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수집하여 구성한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식품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의학용으로 개발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새집증후군처럼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화학 물질에 의해 생기는 환경성 질환의 기전을 연구하기 위해서 개발을 시작하였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또 표적 항암제를 개발하는 데에도 활용되었다. 디이프는 이 2,800만 건의 빅데이터를 특별히 ‘식품-바이오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동안 식품 기업이나 국가출연연구소와 함께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디이프에서 선보인 유전자 맞춤형 데이터 식품 앱 ‘아이푸드진’, 비대면 플랫폼 ‘아이푸드유’, 그리고 ‘과일궁합’에 대해 

소개한다면?

  아이푸드진(iFOOD Gene)은 직장인이나 성인이 보통 2년마다 검사하는 건강검진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다. 디이프에서 최초로 제작하고 공개한 앱이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성인병과 암 질환에 관한 항목을 검사하여 유전자 맞춤형 식품 정보를 제공한다.

  아이푸드유(iFOOD U)는 식단 관리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단 및 영양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식단 일기를 작성하면, 전문 영양사가 평가하여 끼니, 일일, 주간 영양 평가를 해준다.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식품이나 과잉된 부분에 대한 주의까지 함께 알려준다. 

  과일궁합은 실제 맞춤 과일을 구매하고,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카카오온 구독 서비스와 연계되어 매번 구매하지 않아도 명인과일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개인 맞춤 식품 정보, 명인과일 유통, 구독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한 덕분이다. 


바이오헬스 기업 CEO로서 느끼게 되는 보람이라면?

  바이오헬스의 최종 종착지는 곧 인체다. 매일 겪는 생로병사의 고민에 제3자로서가 아니라, 직접 참여한다는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을 ‘식품’이라는 일상의 정보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도 무엇보다 큰 보람이다.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실제 건강기능식품이나 신선 식품을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 과학적인 건강 관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 또한 매우 보람 있는 일이다.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미래 전망은?

  최근 국제 정세의 변화로 잠시 주춤할 수는 있지만,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헬스케어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 맞춤 식품 분야는 ‘AI Diet(인공지능 기반의 식이요법)’라는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향후 전체 글로벌 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2021년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가 처음 5조 원을 넘었고, ‘개인 맞춤’에 대한 규제도 완화돼 대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바이오헬스 분야로 진출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전통적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은 고위험 고수익 분야다. 무엇보다 긴 호흡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진화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강해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한 것이 강한 것이다. 하지만, 경영에서 생존은 생물학과 다른 점이 존재하는데, 생존하기 위해서는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진화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경영에서는 후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내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하면서 강점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


TIP BOX | 바이오헬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바이오와 헬스케어는 생명에 관한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분야다. 먼저 길을 개척해온 선배들의 업적도 있지만, 아직 생명을 다 이해하기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존재하는 분야다. 현재 이 길로 진로를 탐색 중인 학생이라면,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스스로 어떤 질문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루어낼 수도 있다. 특히 최근의 바이오헬스 분야는 전통적인 여러 학문이 서로 섞이고 융합하면서 진화해 간다. 자신의 주된 관심 분야로서 확실한 영역을 구축하되, 타 학문 분야에도 항상 열린 마음으로 귀를 열어두고 경청해야 한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