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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전 세종 아름초 교사 가정통신문 업무 확 줄인 ‘학교종이’ 앱 개발자

글_ 이순이 본지 기자

 

  평소 가정통신문을 배부하고 수합하는 업무로 피로를 느껴본 교사라면 ‘학교종이’ 앱에 주목하자. 사용자마다 “업무처리 과정이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감탄을 쏟아내니 더욱 궁금해진다.


  “2015년에 아름초 1학년 학년부장을 맡았어요. 학년부장에 담임을 맡다보니 업무가 과중하게 다가왔어요. 그중에서도 매일 가정으로 보내야 하는 가정통신문 배부와 수합은 정말 소모적인 일로 느껴지더군요.”


  송해전(31) 세종 아름초 교사가 당시 3월 2일 하루 동안 배부한 가정통신문은 무려 32장이었다.

 

  그중 6~7장은 부모님의 사인을 받거나 내용을 적어 교사가 다시 수합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송 교사는 “아이들에게 전달받은 통신문을 분류한 후 통계수치를 적어 담당교사에게 다시 보내는 일이 아이들을 돌보는 일과 주객이 전도될 만큼의 큰 일이 되어버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뭔가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느낄 즈음, 취미로 코딩을 하던 남편의 도움을 받아 학부모에게 통신문을 보내고 응답 받아 통계처리까지 손쉽게 할 수 있는 ‘학교종이’ 앱을 개발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아마추어 개발자이다 보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온가족이 모여 주말마다 테스트를 하고 동료 교사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고 또다시 개발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렇게 탄생한 ‘학교종이’ 앱은 같은 해 10월경 아름초에서 첫선을 보였다.

 

학교종이’ 앱이 있어 가정통신문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하는 아름초 교사들(송해전 교사 가운데). 절약된 시
간만큼 교수학습 및 교재연구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

 

 

가정통신문에 설문기능을 더해 통계가 한눈에


  ‘학교종이’ 앱은 가정통신문, 알림장, 사진첩의 3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알림장과 사진첩 기능은 이미 출시되어 활발하게 사용되는 다른 앱과 큰 차이가 없다.

 

  단 가정통신문 기능은 학부모보다는 게시자의 입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고안된 것이 ‘학교종이’ 앱의 특장점이다. 학교종이 앱은 2015년 대전지역 스마트콘텐츠 공모전 우수상, 2016 스마트앱 어워드 업무향상부문 대상, 2016 전국교원업무경감 우수사례대회 우수상(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산불예방안내문, 영양소식지, 보건소식지 등의 단순 읽을거리를 발송하는 것뿐 아니라 우유급식 신청, 영어캠프 신청 등 학부모가 설문응답을 하면 교사는 이를 화면을 통해 통계화된 그래프와 엑셀파일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교육과정 만족도조사, 방과후 만족도조사 등 종이로 보냈을 경우 피드백이 제때 이뤄지지 않거나 통계 및 응답처리가 복잡했다면, 학교종이 앱에서는 미응답자에게만 별도로 공문을 발송하고 문자를 발송할 수 있다.

 

  모든 통신문은 학교 전체, 한 학년, 한 학급, 한 학생 단위까지도 발송이 가능해 무상우유급식대상자 등 민감한 내용은 비밀리에 가정에 전달되고 익명이 보장된다.


  “아름초는 상담신청도 학교종이 앱으로 받고 있어요. 학교종이 앱에 상담주간 시간표를 올려놓으면 학부모님들이 선착순으로 원하는 요일,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어요. 일정을 조율하지 않으니 교사도 학부모도 편리하죠.”

 

 

“업무경감으로 선생님들의 시간을 돌려드립니다”


  학교종이 메인화면에는 4월 18일 현재, ‘학교종이를 통해 3,075,151장의 종이와 소중한 16,462 시간이 절약되었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올라와 있다.

 

  보통 종이 가정통신문은 학교장 승인 이후에 통신문 등사에서부터 회수 후 통계과정까지 7단계를 거친다. 각 과정에서 한 사람이라도 늦게 가져가거나 늦게 제출하면 며칠씩 더 소요되는 것은 다반사다.


  “가정통신문의 배부, 수합, 분류, 통계를 위한 시간을 초시계로 합산한 결과 이 모든 과정을 바로 해결한다고 해도 건당 최소 5분 40초의 시간이 걸리더군요. 이것을 합산해 봤더니 ‘학교종이’ 앱으로 총 16,462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어요. 이 시간을 선생님들에게 돌려드려 교수학습 및 교재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껴요.”


  아름초는 종이 없는 가정통신문 덕분에 매년 350~400만 원의 학교예산을 절약하고 있다. 현재 ‘학교종이’ 앱 사용자 수는 5만 명 수준으로, 이미 세종시의 많은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 중이다.

 

  아름초에서 학교종이 앱을 3년째 사용하고 있다는 한 교사는 “학교 옮길 때 학교종이를 쓰는 학교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정도로 교사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 세종시뿐 아니라 전국에서 교사들의 훈훈한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학교종이 앱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업데이트가 잦다고 불만이에요.(웃음) 사용자들이 기능을 편리하게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주변에서 불편사항이나 의견이 들어오면 지속적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통해 학교 업무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찾고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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