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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교육기부’

글 황태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선임연구원



  교육에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교육을 위해서는 온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제한된 시설과 자원을 가진 학교뿐 아니라, 학교 밖의 지역사회가 새롭고 다양한 교육 기회를 아이들과 함께해야 아이들의 다양한 꿈을 성장시켜줄 수 있다. 이러한 학교 밖의 교육성장 플랫폼이 바로 ‘교육기부’다.


교육격차 해소에 앞장서는 ‘교육기부 모델학교’

  교육기부는 기존의 금전적 재화 기부를 넘어 기업·대학·공공기관·단체협회·개인 등 사회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유치원·초중등 교육활동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비영리로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11년 교육기부센터로 교육부 지정을 받고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가 학교 교육에서 배우기 어려운 새롭고 다채로운 주제의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학생들이 각자의 꿈을 키워가는 기회와 경험을 지원하는 교육격차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육기부 수혜에 소외되고 있는 읍·면·도서벽지를 중심으로 교육기부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여 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기부 모델학교가 있다. 교육기부 모델학교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기부 자원을 초·중등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단위학교 우수사례를 창출하고 선순환적 교육기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교육과정에 6차시 이상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2019년 기준 모델학교에는 전라제주권 7개교(1,961명), 경상권 6개교(5,561명), 충청강원권 7개교(5,172명)가 참여하였다. 그동안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총 66개교에서 3만 8천 명의 학생들에게 1,400여 차시의 수업을 진행하였다.



교육기부 모델학교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기부 자원을
초·중등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분야별 전문가·은퇴 교원 기부자로 참여

  교육기부 모델학교에서 크게 진로직업체험, 기관탐방, 4차산업, 문화체험 등으로 구분하여 테마별로 운영계획을 수립하면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는 테마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기획하도록 돕는데, 분야별 전문가 및 은퇴 교원 등을 포함한 개인 교육기부자를 발굴하여 모델학교에 지원한다.

  모델학교의 운영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정규수업, 자유학년제, 동아리활동, 방과후 학습 등 학교의 사정에 맞게 그리고 학생들의 교육 수요를 고려하여 유연하게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 교육기부 모델학교로 선정된 20개교는 소외지역에 위치한 규모가 작은 학교로 교내에서 배우기 어려운 4차 산업을 대비한 프로그램에 관한 수요가 많았고, 재단은 학생들의 관심에 부응하여 미래 기술, 드론, 3D 프린팅, 소프트웨어 등을 중점 테마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였다.

  모델학교를 운영한 후에 사전-사후 효과를 분석하였는데, 학생·교사·학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학생들의 수업참여, 학생들의 교육결과,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감 등 학생들의 전반적 만족도가 상승한 것이다.

  또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상담했던 교육기부자들은 조금씩 적응하며 변화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하는 학생들의 마음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요즘은 학교 친구들과 잘 어울리니까 아주 즐거워요. 선생님께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 니까 학교가 좋아요.”

“형제가 없어 늘 외롭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친구들이 저를 좋아해 주고 함께 놀 수 있어 학교생활이 무척 신나요.”

“기초실력이 부족해서 수업시간이 싫었는데 이제 곧 6학년 되니 방학 동안 열심히 해서 기 초를 쌓아야겠어요.”


  교육기부 모델학교 운영에 교육기부 협력기관과 개인 교육기부자들이 함께 도움을 주었다. 개인 교육기부자들은 교육기부에 열의가 있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청소년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사람들로 선정하였다. 개인 교육기부자를 사전교육하고, 위촉장(감사패) 증정 및 매뉴얼을 제작·배포하여 수준 높은 교육기부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2019년에 발굴한 개인 교육기부자는 총 141명이다(전라권 35명, 충청강원권 92명, 경상권 14명).



대학생 기부자들, 나눔은 성장의 또 다른 이름

  그리고 매년 4천여 명의 열정 가득한 대학생들도 교육기부 활동에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학생 교육기부 동아리 사업은 2012년 377개의 동아리로 시작하여 2019년에는 570개로 늘었으며 대학 동아리의 꾸준한 참여 속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대학생 교육기부 동아리는 심사를 통해 매년 600개 이내로 선발하고 있다. 이들 동아리는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체험, 문화예술체육, 과학수학기술 등 자신의 전공과 특색 등을 살린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학기 중 평일에 진행하는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과 토요프로그램인 ‘함성소리’, 그리고 방학 캠프 형태로 교육소외지역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돕는 ‘쏙쏙캠프’가 그것이다. 1년 내내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대학생들이 교육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를 위해 교육소외지역을 꾸준히 방문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330개교를 방문하여 교육활동을 펼쳤다.

  대학생들은 교육기부 활동을 ‘성장’으로 표현한다. 교육기부를 통해 자신들도 수혜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게 됨을 느끼기 때문이다. 초·중학교의 담당 선생님들과 프로그램에 대해 조율하고 직접 프로그램 내용을 하나하나 준비해나가는 것은 물론, 낯선 학교에서 활동하며 수혜 학생들과 친해지는 과정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중한 시간이다.


[ 천안백석중학교, 대학생 교육기부 ‘체인지(體仁智)’팀(방과후교실 알락달락) ]


수혜자→기부자 되는 선순환 구조가 장점

  교육기부가 더욱 특별한 것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초·중·고등학생은 교육기부의 수혜자로, 교원·대학생·성인·시니어들은 교육기부자로 참여하는 등 생애주기별로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활동영역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교육기부 수혜 학생들도 향후 기부자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로 운영되는 점은 교육기부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교육기부는 언제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다. 도서관, 주민센터, 과학관, 대학교 등 지역 생활권의 시민들을 위한 공간에서 활발히 운영될 수 있다. 비록 지역별로 가지고 있는 자원의 규모는 다를지라도, 한정된 범위 안에서 가진 자원을 잘 활용하여서 특색에 맞는 모델학교로 특화해 나간다면, 교육기부가 하나의 정규교육 모델로서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다. 지역사회가 아이들의 교육에 꿈과 희망에 날개를 달아주는 가장 고귀하고 행복한 세상이 지금 우리 눈앞에 있다.


[ 2020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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