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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의 학생 정신건강 서비스

글_ 전인식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2018년에 영국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중등학교에서 교사 및 교직원에 대한 정신건강 연수가 시행될 예정이며, 나머지 학교들에 대해서는 2019년에 연수가 제공된다.

 

 

  영국에서 학교부적응 학생을 위한 서비스로 출발한 것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서머힐(Summerhill), 스타이너 스쿨(Steiner School) 등 대안학교 제도의 도입이었다. 그러나 1996년에 들어서서 매년 늘어나는 무단결석을 줄이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였고, 교육복지서비스가 교육법과 학교 출석법을 통해 도입되었다. 교육복지서비스는 교육청에서 교육복지사를 고용하여 학부모에게 자녀의 학교 출석에 있어 일차적인 책임이 있음을 알리고, 출석을 권고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그 가운데 최근 들어 자살충동, 학교폭력, 음주, 청소년 범죄, 성문화, 사이버폭력, 우울증 등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매년 급증
  영국은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운영된다. 교육부는 학교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학교평가의 일환으로 교육기준청(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 OFSTED)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대응 또한 학교평가의 일환으로 학교에서 담당할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 그 결과 학교에서는 정신건강 업무를 교사가 담당하거나 자원봉사자인 학교 상담사를 두는 경우가 있다. 자원봉사 학교 상담사는 자선단체에서 기초적 상담, 치료적 놀이치료, 아동과 청소년 대상 상담의 이론과 실제 등의 훈련을 받은 뒤에 학교 상담사로 근무하고, 소속 단체에서 지속적인 훈련과 수퍼비전을 받고 있다.
  전국학교장연합(National Association of Head Teachers, NAHT)의 학교장들은 정신건강 상 우려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교사가 업무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지원 서비스를 찾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56%인 학교 절반이 학생들을 위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렵다고 답하였다.
  2016년 아동국(Children’s Commissioner for England)에서는 학생들이 병원보다는 학교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때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정신건강 문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1) 아동국은 2015년에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을 포함하여 정신건강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영국의 아동들 중 28%가 전문적 치료를 거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였다.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겪는 아동들 중 13%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치료가 보장된 아동들이라도 평균 100일 이상 기다려야 하는 등 정신건강 치료를 받기 위한 대기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부장관은 전국적으로 학급당 3명의 아동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으며, 이들 중 25%만 도움을 받는다고 지적하였다.
  2015년에 교육부는 모든 학교가 학생들에 대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게 할 계획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학생이 정신건강 문제에 관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교사는 5명 중 2명도 안 되고,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대처법을 알고 있다고 답한 교사도 39%라는 통계를 들어 교사들에 의한 상담서비스 제공을 추진하는 것이다. 2017년 초 메이(Theresa May) 총리는 ‘모든 중등학교 교사들에게 정신건강 연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2) 헌트 장관은 총리의 이번 발표를 통해 학교 교사 및 교직원에 대한 추가 연수는 아동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018년에 영국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중등학교에서 교사 및 교직원에 대한 정신건강 연수가 시행될 예정이며, 나머지 학교들에 대해서는 2019년에 연수가 제공된다.

 

교원을 활용한 정신건강 서비스 추진
  정부가 교원을 활용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추진하는 반면, 민간 자선단체인 ‘The Place to Be’는 교사 대상 정신건강 연수와 학교 상담사 배치를 병행하여 추진하였다. 초등학교에 상담자를 배치하자는 운동은 1995년 6개 학교에서 시작한 뒤 매년 확장하여 2016년에는 921명의 자원봉사자를 활용하여 257개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에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어린 학생들에게 앞으로 성적으로 문란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나 사진을 휴대폰으로 전송하는 행위, 사이버 폭력 및 거식증 지지 웹사이트의 위험성, 신체와 정신의 질병을 동등하게 생각하는 국민의료보험(NHS)의 목표 설정, 불안·우울과 같은 증상에 대한 수업을 포함하는 개인·사회·보건교육 수업을 의무화하기 위한 국가교육과정 정비 등 정신질환과 정신건강 문제해결을 위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다만, 상담서비스의 제공이란 상담서비스를 전담할 ‘학교 상담사 배치’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교사의 업무 부담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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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imes Education Supplement(2016.1.6.)
2) https://www.tes.com/news/school-news/breaking-news (20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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