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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화 교사의 국어과 수업 아이들의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 ‘성장’과 ‘배움’을 한눈에 읽는다

글_ 편집실

충남 천안동성중학교(교장 서한석) 한경화 수석교사의 국어수업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실현하고 있다. 교육과정과 긴밀한 연계를 갖고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다양한 역할분담을 통해 학생들의 꿈과 끼가 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라도록 수업 디자인을 구상하는 한경화 교사. ‘평가=수업’인 한 교사의 수업에는 학생들의 성장과 배움이 늘 그 중심에 서있다. 자유학기가 한창이 1학년들과의 특별한 국어수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가득한 충남 천안동성중학교 1학년 5반 교실, 소설의 갈등과 해결과정을 다룬 한경화 교사의 국어수업이 한창이다.
  소설 속 갈등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미 갈등 넌 누구니(1차시), 교과서 ‘하늘은 맑건만’을 읽고 질문 만들기(2차시), 영화 완득이 관람 후 소감 나누기(3차시), 교과서 ‘하늘은 맑건만’ 사건의 흐름 속 인물의 심리 파악하기(4차시), 소설의 내용 이해, 갈등 과정 파악하며 연극 대본쓰기(5차시)를 마친 상태다. 오늘은 모둠별로 완성한 대본을 토대로 연극에 도전한다. 일명 ‘레디~ 액션!’, 다음 차시에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가져와 갈등을 구체적으로 파악(7차시)하고, 갈등 해소 레시피 만들기(8차시)와 소단원 활동 평가(9차시)으로 수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소설 <하늘이 맑건만>을 재해석해 연극무대를 꾸민 학생들

 

 

동성중, 1학년 5반 학생들이 꿈꾸는 ‘하늘은 맑건만’
  지난 차시에서 모둠원들과 토의하고 의견을 조율하면서 대본을 완성해가는 즐거움을 느꼈다면 이번 차시에서는 신나게 놀면서 연극을 즐기는 시간이다. 모두가 주인공인 연극 무대에서 학생들의 설렘이 느껴진다.
  이날 수업은 다섯 모둠의 연극 리허설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리허설 전에 한경화 교사는 학생들에게 연극을 하는 목적을 물었다. “이해하기 쉬우라고요”, “갈등의 진행과정과 해결과정을 파악하라고요”, “등장인물의 마음을 느껴보라고요.” 모범 답안들이 학생들의 입에서 속속 튀어나왔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는 시간인데 오늘 연극을 해보면서 배우, 소품, 시나리오 등 각자 흥미를 느끼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시간이 되면 더 좋겠죠!”
  각 모둠별로 준비한 소품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연극의 전체 진행을 맡은 사회자도 강단에 서서 마이크를 잡았다. 사회를 맡은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매끄러운 진행 실력을 뽐내자 이내 공연이 시작됐다.
  첫 공연은 ‘태웅이의 화려한 과거’(모둠명)팀이 무대에 올랐다. 학생들이 읽고 각색한 문학작품은 <하늘은 맑건만>이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현덕 작가의 소설로 심부름을 하던 중 거스름돈을 많이 받은 주인공 문기의 갈등과 갈등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양심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지갑을 못 돌려줬으니 태웅이가 엄마 심부름을 하면서 써버린 돈을 채운 다음 경찰서에 가자.”
  “태웅이는 심부름과 청소 등을 하며 이미 쓴 돈 3만 원을 채워 넣었고, 경찰서에 가서 사실대로 말하고 지갑의 주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연기력은 살짝 부족(?)했지만 학생들의 시선에서 각색된 작품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료했다. 관객석에 앉은 학생들도 사뭇 진지하게 다른 모둠의 연기에 몰입해 있다. 다섯 모둠의 리허설이 끝나자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연극을 처음해보니까 어때요? 얼마 전에 봤던 공연 <완득이>를 떠올려볼까요? 어떤 부분을 수정·보완하면 좋을까요?” 백민준 학생이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대본을 외우고 시선은 관객을 향하고 목소리도 크게 해야 해요.” ‘현덕변덕’이라고 모둠명을 지은 5조 학생들도 의견을 보탰다. “마칠 때에는 무대 인사를 해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이 수업의 특징은 학생 중심,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이끌어가면서 학생들 스스로 지식과 깨달음을 얻고 교육과정의 취지와 목적까지 온전히 이해하도록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다보니 활기찬 수업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다양한 모둠별 활동을 통해 협동과 배려, 그리고 다양한 관점에 대한 사고력 확장이 이뤄진다.
  “학생 배움과 활동중심으로 수업할 때 놀라운 점은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모두 찾아낸다는 점이에요. 강의식·주입식으로 가르쳐야 아이들이 배운다고 생각하는 교사도 많은데요, 오히려 교육과정을 학습자 중심의 수업디자인으로 재구성할 때 아이들이 훨씬 더 많은 지식을 섭취하고 깨달음을 얻어 실제로 변화하는 것을 많이 봤어요. 학업성취율도 굉장히 높아졌고요.”
  학습자 중심의 수업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서 한 교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성취기준을 분석해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습전략을 설계하고, 교수학습과 평가계획을 설립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세부적으로 학생들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학생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찾아내고 학생들이 도전하기 쉬우면서도 흥미를 끄는 소재를 수업에 활용한다. 그리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단원별 활동지를 제작한다. 이때 활동지에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제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수업이에요. 궁극적으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인데, 교사인 저도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실현하고 있는 한경화 교사의 국어 수업

 


레디~ 액션! 수업의 사회를 맡은 학생들

 


학생 배움과 활동중심의 수업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낸다. 무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물론. 교사도 성장한다."고 말하는 한경화 교사

 

 

평가=학습, 수업결과물은 나만의 포트폴리오!
  한 교사는 서로 가르치며 배우는 수업,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에 최적화된 수업 모형을 프로젝트 학습(Project Based Learning, PBL)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학년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평가와 기록을 프로젝트 학습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왔다.
  먼저, 평가는 교사관찰평가, 동료(모둠 내, 모둠 간)평가, 자기성찰평가로 구분해 학생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평가는 과정중심평가로 하면서 총 차시수업 중 마지막 차시에 수업 내용의 정리와 함께 자기성찰평가와 동료평가를 진행해 왔다. 교사평사는 매 수업시간 이루어지는 활동에 대한 개인별, 모둠별 관찰평가를 실시하고 정의적 영역의 평가에 반영하였다. 평가 시기와 방법은 학기 초 교과협의회를 통해 수행평가 항목을 정하고 영역에 대한 평가기준도 마련했다.
3학년 수업을 예로 들면 ‘오! 나의 미래 자서전 쓰기(일명 오미자 프로젝트)’에서 ‘나의 자서전 book 만들기’를 통해 자신의 삶에서 의미 있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자서전을 구성해보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계획하는 글을 쓰는 것을 성취기준을 잡고, 이와 관련된 채점 항목을 설정해 성취수준을 평가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평가가 아닌 수업의 일환이자 배움의 일부로 평가를 경험하게 됐고 스스로에 대한 자기성찰평가와 함께 교사, 동료의 객관적인 시각에서의 평가 결과도 점검해 볼 수 있었다.
  또한 평가와 기록이 수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면서 과정평가 중에 학생 개개인의 배움 정도를 확인하고 피드백해줄 수 있는 부분과 수행과정 중에 학생특성을 정리해 학생의 성장발달과정을 환류 조치할 수 있는 점도 주요한 장점이라고 말한다.
한경화 교사의 평가-기록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1학년 이혜빈 학생은 “동료평가를 통해 조금 더 객관적으로 나를 보게 되고 모둠원들과 협동하는 것의 중요성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또 자기성찰평가를 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돼 생각이 자라는 느낌이 든다”면서 한 교사의 평가방식은 학생들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평가라고 극찬했다.


<하늘이 맑건만>의 주인공 문기의 갈등과 그 해결과정을 도식화한 결과물.

 


자서전 쓰기 프로젝트 수업의 결과물들

 

 

‘자신의 수업철학을 굳건히 세워라’
  한 교사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를 주제로 광고제작수업을 진행하면서 포스터 제작과 광고영상, 라디오녹음 등도 만들어 학교 내에서 방영하는 한편, 2016년부터는 매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쓴 글들을 모아 단행본을 발행해오고 있다. 국어수업과 동아리활동을 연계해 창의적 글쓰기를 지도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개성을 담은 글들을 엮어 <열다섯, 우리들의 꿈>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곧이어 시집 출간도 앞두고 있다.
  올해로 교직 28년차를 맞은 한 교사, 그는 동료와 후배 교사들 사이에서 국어과의 전설로 불린다. 그의 수업을 듣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 중 상당수는 언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는가 하면, 천안동성중학교에서 두 권의 책을 내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의 제자 중 한 명은 지금 작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교사가 자신의 수업철학은 굳건히 세워야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수업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철학이 녹아든 수업디자인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한경화 교사는 앞으로도 크롬북을 활용한 수업, 대학별 강의를 무료로 보고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무크(K-Mooc)와 연계한 수업 등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수업혁신을 이끄는 다채로운 시도를 이어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