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전국 최초 공립 숲유치원 ‘세종 솔빛숲유치원’

생명의 숲, 대자연을 품은 아이들


글_ 이순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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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교실 가는 길]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대자연이 주는 넉넉함과 고운 심성을 키울 수 있는 숲유치원은 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솔빛숲유치원(원장 조미희)은 세종시 반곡동 괴화산 인근에 지난 3월 둥지를 튼 신설 유치원으로 전국 최초의 공립 숲유치원이다. 만3~5세 혼합반으로 구성된 8개 반 139명의 유아들은 날마다 괴화산에 오른다. 아니 숲 교실로 들어선다. 조잘조잘 아이들의 이야기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 만나는 모든 생물이 친구가 되고 만나는 모든 자연물이 놀이터가 되는 곳. 바로 숲이다.


숲은 우리의 친구, 우리의 놀이터


  “와~ 지렁이다.”
  “오늘 비가 와서 지렁이가 물을 마시러 나왔나봐.”
  “근데, 엄청 커. 대왕지렁이다.”
  숲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던 아이들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오늘 숲에서 만난 첫 친구는 지렁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지렁이를 그냥 지나칠 리 없다. 비옷을 입은 채 한참을 쪼그리고 않아 꿈틀꿈틀 움직이는 지렁이를 관찰한 아이들은 지렁이의 지상 외출에 나름 ‘물을 마시러 나왔다’는 답을 찾은 모양이다. 유난히 통통하고 길어 ‘대왕지렁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이처럼 자연과 교감하느라 숲 교실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종종 멈추지만 선생님은 그저 아이들이 자연을 발견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려준다. 


   괴화산에는 솔빛숲유치원 아이들이 놀이를 하는 6개의 숲 교실이 있다. 괴화산은 자연 그대로지만 아이들의 안전한 놀이를 위해 산책로와 6군데의 숲 교실만큼은 가시나무, 뱀이 나올 것 같은 풀밭, 밤송이 가시 등을 사전에 정비하였다. 


  숲 교실에서는 날마다 새로운 모험이 펼쳐진다. 맨손으로 나무를 오르기도 하고 비탈을 구르기도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숲 속을 달리고 때로는 나무그네에 매달려 동화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숲에서 뛰어놀고 직접 체험하며 자연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단풍1반 아이들이 멀리서 손님이 찾아왔다고 자신들의 숲 교실을 안내한다. “헬리콥터처럼 생긴 여기는 팔로 매달려서 빙그르르 돌고 뛰어노는 공간이에요.” “두 팔로 꽉 잡아야지 안 그러면 떨어져요.” “통나무가 쌓여있는 저곳은 벌레를 잡는 곳이에요.” “여기는 흙산 올라가는 곳이에요. 처음엔 장갑을 끼고 나무를 붙잡으며 올라갔는데, 지금은 밧줄이 생겨서 훨씬 쉬워졌어요.” 기울기 60도를 훌쩍 넘길 것 같은 흙산, 7세 누나가 먼저 밧줄을 잡고 흙산 정벌에 나섰다. 그 뒤를 5~6세 동생들이 따른다. 뒤처지는 동생이 없는지 한 번씩 살피고 축축한 땅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챙기는 것도 형님들 몫이다. “올라오느라 힘들었지?”하고 물었더니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짓는 아이들의 그 자신만만한 표정이란···. 아이들의 손으로 완성한 숲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주도하는 놀이. 그 속에서 아이들은 배려를 배우고 작은 성취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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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타고 흙산 오르기]



숲에서의 놀이는 언제는 신비롭다


  숲속에서 은행2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무 아래에 떨어진 손가락보다 더 큰 애벌레를 발견한 은서 주변으로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작은 손바닥 위에 나뭇잎을 올리고 그 위에 애벌레를 올렸다. “배고프지, 나뭇잎 밥 먹어.” “이름이 뭘까?” “선생님, 유치원으로 데리고 가서 키우고 싶어요.” “와~ 똥꼬가 꿈틀거려.” “나뭇잎 밥 먹고 은서 손에 똥 쌌네. 하하.”


  손정화 교사는 “우리 아이들은 모두 자신이 숲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어떤 놀이를 할지 아이들이 정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놀이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지난 3월 숲에 왔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키 낮은 나무와 넝쿨을 보고 꼭 지붕처럼 생겼다고 아이들이 나뭇가지를 가져와 아지트를 짓던 일, 아지트 이름을 두고 남자들은 ‘딱따구리’를 여자들은 ‘꽃무늬집’을 고집했으나 서로 한 발씩 양보해 ‘딱따구리대왕꽃무늬집’으로 이름을 짓던 일, 숲에서 땅을 파다보니 물이 나왔고 그래서 물웅덩이를 만들었던 일, 물웅덩이 옆에 미나리와 들깨를 심었던 일, 큰 나무에 외줄 그네를 만들었던 일 등 모두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냈고 힘을 모아 하나씩 이룬 결과다. 바로 스스로 발견하고 자연과 더불어 행복해지는 배움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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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배추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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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바로 신나는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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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친구를 소개합니다"]


괴화산의 사계절을 배우고 기록하는 선생님


  조미희 원장은 “올해 3월에 개교해서 이제 봄과 여름을 보냈다. 누리과정을 기본으로 괴화산의 사계절과 절기교육을 통해 놀이교육을 해오고 있다. 아침 9시~오후 3시까지 운영하는데, 매일 숲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유치원 교실보다 숲 교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기에 교사들은 숲 전문가만큼이나 숲에 대한 이해와 생태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교사들은 숲 전문가와 함께 바윗돌을 활용한 괴화산 역사, 괴화산에 자생하는 동식물 등 자연환경을 미리 탐색해 두고 각종 숲 관련 연수를 통해 숲 체험에 대비하여 역량을 키우고 있다. 또한 주 1회 전 교직원이 함께하는 ‘공동체의 날’을 통해 숲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과 배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동아리를 결성해 자발적으로 아이들의 교육공간 정비를 도와주고 있다.


  교육공동체의 이러한 노력으로 숲 교실에서 유아 중심의 놀이가 가능해졌다. 교사는 한 발 뒤에서 아이들이 더디지만 자연을 발견하고 관찰하고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다린다. 그리고 그 배움의 과정을 관찰하고 놀이가 확장될 수 있도록 조력한다. 이렇게 관찰한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은 매일 기록한다. 일명 ‘성장중심기록화’이다. 이는 가정에 전달해 유치원-가정이 연계교육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조미희 원장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도 숲에서 오감을 통한 경험을 통해 느끼고 표현하는 감성교육, 타인의 감정과 실수를 이해하는 공감교육, 자연을 탐색하고 질문하며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탐구교육, 생태계와 자연의 변화 속에서 생명존중교육, 또래 및 연령 간의 소통과 협력을 통한 공동체성교육 등을 꾸준히 펼쳐나가겠다.”라고 말한다. 생명의 숲에서 아이들은 대자연을 품고 매일 조금씩 자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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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유치원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운동장에 모여 맨발 걷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