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행복한 교육

교실 속 작은 숲 ‘마음풀’

“흙 만지고 씨앗 심고… 스마트폰 볼 새 없어요”

글_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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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일중학교 학생들과 시립대 멘토들이 자유학기제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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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떠올리는 교실은 사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칠판을 향해 책상과 의자가 줄을 맞춰 있는 모습이다. 이런 교실이 초록빛 가득한 숲으로 꾸며지고, 학생들이 마주 보고 둘러앉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면 어떨까? 서울시가 빈 교실을 식물이 가득한 공간으로 뒤바꿈하는 ‘마음풀’ 교실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인터넷 같은 디지털 매체에 과도하게 노출된 청소년들이 잠시 눈을 돌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학교에 조성한 것이다. ‘마음풀’ 교실 1호는 지난해 말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전일중학교(교장 심지영)에 만들어졌다. 전일중의 교실 속 작은 숲을 직접 구경해보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널찍한 공간에 초록빛이 가득하다. 중앙에 놓인 큰 탁자 속에는 작은 정원이 펼쳐져 있고, 창틀 곳곳에는 화분이 자리를 잡고 있다. 뒤쪽으로는 바나나 나무, 겐차야자, 팔손이 등 다양한 식물들이 모여있어 마치 작은 식물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곳은 전일중학교의 비어있던 두 개 교실을 터서 만들어진 마음풀 교실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식물을 활용한 교실 디자인을 제안했다. 바로 학생들이 언제든지 찾아가 마음을 풀 수 있는 공간, 풀이 자라나는 공간,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마음풀’이다.
마음풀 교실에서 학생들은 직접 씨앗도 심고 화분에 물도 준다. 토마토, 옥수수 등 직접 기른 채소를 수확해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식물을 가꾸는 데 필요한 삽, 물뿌리개 등의 도구가 비치돼 있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양손은 흙을 만지느라 바쁘고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새로운 식물들이니,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은 학생들의 관심 밖이다.


서울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해결책은 ‘식물’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청소년 129만 1,5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에 따르면 15.2%에 해당하는 19만 6,337명의 청소년들이 인터넷, 스마트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두 가지 항목이 모두 문제가 된 ‘중복위험군’ 청소년도 6만 4,924명에 이르렀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는 과도하게 시청각적으로만 반복적으로 자극해 청소년들의 뇌 발달을 제한하고 감각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서울시는 식물을 통해 학생들의 오감을 되살리고 잃었던 감성을 회복시켜 균형적인 뇌 발달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마음풀 교실 곳곳에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대표적인 곳이 교실 가장 뒤편의 ‘마음정원’으로, 그날의 기분과 감정을 자유롭게 낙서하며 표현하는 공간이다. 학생들은 벽면을 가득 채운 거울에 마음속에 담아둔 말들을 꺼내놓고 ‘셀카’도 찍으며 스트레스를 푼다.

  마음풀 교실 시공에 참여한 ㈜마이너스플러스백의 고성현 대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삭막하고 네모난 교실과 가장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미적인 감각도 느낄 수 있으면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꾸며 ‘학교 안에 이런 곳이 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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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일중의 마음풀 교실. 중앙에 놓인 큰 탁자에 학생들이 마주보고 앉아 자유학기제 수업을 듣고 있다.]


시립대 학생들, ‘마음풀’서 자유학기제 수업 멘토로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에 자유학기제 수업이 열린다. 지난 6월 21일 방과후 시간,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학생들이 마음풀 교실을 찾았다. 이들은 ‘마음풀 서포터즈’로 지난 4월 말부터 마음풀 교실에서 이뤄지는 수업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시립대 조경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시은 씨는 “학생들이 식물과 친해질 수 있도록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먹는 소리만 듣고 무슨 식물인지 맞춰보거나 과자를 이용해 각자 자신의 텃밭을 모델링해보는 활동이 특히 학생들에게 반응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날은 지난 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텃밭에 꾸밀 깃발과 집, 보물상자 등의 장식용품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사인펜, 아크릴 물감 등 각자 원하는 재료를 선택해 작품 만들기에 돌입했다. “보물상자면 해적선 느낌이 나게 해골을 그려볼까?” “저는 ‘징징이’ 집을 만들어볼래요!” 한 시간여의 수업 시간 동안 학생들은 만화 <포켓몬스터> 속 ‘에나비’ 캐릭터를 직접 그려 색칠하고, 밋밋했던 바스켓은 물감을 묻힌 스펀지를 두드려 <스폰지밥>의 ‘징징이’ 집으로 재탄생시켰다. 무서운 표정의 화분에 심은 옥수수와 가위가 그려진 깃발을 만든 전온유(1학년) 학생은 “식물을 파괴하지 말자는 의미”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각자 완성한 작품을 들고 학생들은 교실 밖으로 이동했다. 마음풀 교실 바로 앞뜰에 마련된 텃밭은 학생 들이 각자 원하는 식물들을 심어 만든 공간이다. 저마다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텃밭에 직접 만든 깃발까지 꽂으니 얼굴에 뿌듯함이 번진다. 일련의 과정에서 스마트폰은 이미 학생들의 관심 밖이었다. 김도경(1학년) 학생은 “마음풀 교실에서는 활동에 집중하게 돼서 확실히 스마트폰을 덜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흔히 떠올리는 교실은 사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칠판을 향해 책상과 의자가 줄을 맞춰 있는 모습이다. 이런 교실이 초록빛 가득한 숲으로 꾸며지고, 학생들이 마주 보고 둘러앉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면 어떨까? 서울시가 빈 교실을 식물이 가득한 공간으로 뒤바꿈하는 ‘마음풀’ 교실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인터넷 같은 디지털 매체에 과도하게 노출된 청소년들이 잠시 눈을 돌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학교에 조성한 것이다. ‘마음풀’ 교실 1호는 지난해 말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전일중학교(교장 심지영)에 만들어졌다. 전일중의 교실 속 작은 숲을 직접 구경해보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널찍한 공간에 초록빛이 가득하다. 중앙에 놓인 큰 탁자 속에는 작은 정원이 펼쳐져 있고, 창틀 곳곳에는 화분이 자리를 잡고 있다. 뒤쪽으로는 바나나 나무, 겐차야자, 팔손이 등 다양한 식물들이 모여있어 마치 작은 식물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곳은 전일중학교의 비어있던 두 개 교실을 터서 만들어진 마음풀 교실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식물을 활용한 교실 디자인을 제안했다. 바로 학생들이 언제든지 찾아가 마음을 풀 수 있는 공간, 풀이 자라나는 공간,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마음풀’이다.
마음풀 교실에서 학생들은 직접 씨앗도 심고 화분에 물도 준다. 토마토, 옥수수 등 직접 기른 채소를 수확해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식물을 가꾸는 데 필요한 삽, 물뿌리개 등의 도구가 비치돼 있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양손은 흙을 만지느라 바쁘고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새로운 식물들이니,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은 학생들의 관심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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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꾸밀 장식용품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


일반 교과 연계 수업·자율활동 공간으로 활용

  마음풀 교실은 자유학기제 수업뿐만 아니라 영어·음악 등 교과목 수업, 학생 자율활동 시에도 활용되고 있다. ‘마음풀지기’는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마음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학생 동아리로, 다른 학생들에게 공간을 안내하고 점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에는 학부모 동아리 모임도 이뤄진다. 학부모 동아리 부원들은 시민정원사들의 협조로 텃밭 가꾸는 법을 배우며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른 학부모들에게 마음풀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음풀 교실을 담당 운영하는 김은우 교사는 “마음풀 교실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멀어지고, 대신 교실 곳곳의 식물들을 관찰하며 호기심을 가진다.”라며 “앞으로도 시립대 ‘마음풀 서포터즈’와 꾸준히 자유학기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학교 자체적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단순히 식물을 가꾸는 것에서 나아가 일반 교과와 연계할 수 있는 수업을 더욱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전일중에 이어 올해 금천구 동일여고와 도봉구 정의여고에 마음풀 교실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숙희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다양한 정서적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에게 시각 위주의 도시환경에서 벗어나 자연을 매개로 좀 더 고른 감각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디자인을 적용했다.”라며 “서울시는 앞으로 마음풀 교실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풀 교실은 자유학기제 수업뿐만 아니라 영어·음악 등 교과목 수업, 학생 자율활동 시에도 활용되고 있다. ‘마음풀지기’는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마음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학생 동아리로, 다른 학생들에게 공간을 안내하고 점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에는 학부모 동아리 모임도 이뤄진다. 학부모 동아리 부원들은 시민정원사들의 협조로 텃밭 가꾸는 법을 배우며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른 학부모들에게 마음풀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음풀 교실을 담당 운영하는 김은우 교사는 “마음풀 교실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멀어지고, 대신 교실 곳곳의 식물들을 관찰하며 호기심을 가진다.”라며 “앞으로도 시립대 ‘마음풀 서포터즈’와 꾸준히 자유학기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학교 자체적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단순히 식물을 가꾸는 것에서 나아가 일반 교과와 연계할 수 있는 수업을 더욱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전일중에 이어 올해 금천구 동일여고와 도봉구 정의여고에 마음풀 교실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숙희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다양한 정서적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에게 시각 위주의 도시환경에서 벗어나 자연을 매개로 좀 더 고른 감각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디자인을 적용했다.”라며 “서울시는 앞으로 마음풀 교실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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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실 뒤편은 마치 작은 식물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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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면과 교실 전반에 설치된 선반엔 식물, 나무, 농사, 숲에 대한 도서가 비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