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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 선정 2018 독도지킴이학교_경북 울릉중

“옆 마을처럼 가까운 독도,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진짜 교육” 

꿈이 영그는 현장
글_ 양지선 기자

 

김승호 교사와 ‘독도참사랑반’ 학생들

  “독도는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세보면 적어도 3번은 다녀왔지만, 갈 때마다 뭉클한 마음이 들어요.” 경북 울릉중학교(교장 배호식)의 독도 동아리 ‘독도참사랑반’ 학생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울릉도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은 옆 마을처럼 가까운 독도에 대해 친근감을 가진다. ‘우리가 꼭 지켜내야 하는 곳’이라는 사명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일본은 지난 3월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왜곡에 이어 4월 발표한 외교청서에서도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우리나라의 독도 영토 주권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러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매년 4월을 ‘독도 교육 주간’으로 지정해왔다. 각 학교에서는 4월 한 주 동안 자율적으로 독도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교육을 펼쳐 학생들이 독도 역사를 바로 알게 하고, 독도 수호 의지를 높이도록 하고 있다.

  독도 교육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현시점, 독도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인 울릉중학교를 방문해 이들이 펼치고 있는 독도 교육 이야기를 들어봤다.

울릉중학교 전경

10년째 이어진 교내 동아리 ‘독도참사랑반’

  울릉도 도동에 위치한 울릉중학교는 전교생이 56명으로 도내 4개 중학교 중 가장 많은 인원수를 자랑한다. 그중 21명이 동아리 ‘독도참사랑반’의 부원일 정도로 학생들의 독도 사랑이 돋보인다. 1946년 개교해 73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울릉중에서는 독도 관련 동아리 역시 10년째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전통이 있다. 교내에 총 8개의 자율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지만 ‘독도참사랑반’이 단연 가장 인기다. 특히 지난해에는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선정한 ‘독도지킴이학교’로 활동하면서 동아리 운영비를 지원받고, 다른 독도지킴이학교와 함께 독도 탐방에도 나섰다.

  이 학교 독도 교육의 강점으로는 무엇보다 지리적 이점을 빼놓을 수 없다. 독도와 가장 가까운 학교인 만큼 학생들은 매년 적어도 한 번 독도에 방문한다. ‘독도참사랑반’을 지도하는 김승호(미술) 교사는 지난해 울릉중에 발령받아 올해로 2년째 동아리를 담당하고 있다. 김 교사는 “가장 효과적이고 좋은 독도 교육은 학생들이 직접 방문해서 보고 느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일반 관람객들은 독도에 입도할 경우 접안지에서 단 30분만 머무를 수 있지만, 울릉군청 지원 시 학생들은 3시간 동안 독도 이곳저곳을 탐방할 수 있다. 학생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활동 역시 독도 탐방이다.

  독도를 꼭 가지 않아도 학생들은 섬 곳곳에서 독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하루 동안 독도전망대, 수토역사전시관, 안용복기념관, 독도박물관 등 울릉도 내 독도 관련 코스를 돌아보는 체험활동을 진행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승호 교사

 

독도 탐방은 기본, 그리기·퀴즈 대회로 흥미↑

  탐방 활동 이외의 다른 주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독도 퀴즈 대회, 울릉도 방문객 대상 독도 홍보 캠페인, 독도 사랑 그리기 대회, 독도 사랑 에코백 디자인 대회 등을 구성해 진행했다. 김 교사가 미술 교과 담당인 만큼 독도 그리기는 동아리의 중점적인 활동 중 하나다.

  “포스터, 만화, 일러스트 등 형식은 전혀 상관없습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독도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죠.” 실제로 학교 곳곳은 학생들이 완성한 작품들을 활용해 작은 전시회처럼 꾸며져 있다. 물감, 색연필, 저마다 다른 도구로 다양하게 그려낸 작품이지만 공통으로 독도를 사랑하는 학생들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그중 독도 사랑 에코백 디자인 대회 수상작은 실제 에코백으로 제작해 학생들과 울릉도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배부했다.

독도 사랑 그리기 대회’ 작품을 들은 학생들

‘독도 사랑 에코백 디자인 대회’ 작품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여객선터미널에서는 방문객들을 상대로 독도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저 멀리 외딴 섬’, ‘독도는 우리 땅’, ‘독도야 간밤에 잘 잤니?’ 등 학생들은 저마다 문구를 만들어 독도 홍보는 물론, 울릉도의 일일 관광 안내 역할까지 톡톡히 했다.

  독도 그리기와 독도 홍보 캠페인 활동을 통해 감성적인 부분을 키웠다면, 독도 퀴즈 대회는 독도의 역사를 올바르게 앎으로써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먼저 예상 문제를 받아 공부한 후, 상품권을 건 치열한 골든벨 대회가 펼쳐진다. 질문들을 살펴보면 “울릉도에서 독도까지의 거리”, “독도의 우편번호”와 같은 기본적인 내용부터 우리나라가 독도를 통치해온 문헌 기록 증거 등 역사적 사실을 묻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퀴즈 형식으로 진행되니 학생들은 쉽고 재미있게 독도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접하게 된다.

  김승호 교사는 “일본이 대외적으로 국제 사회에 독도의 영유권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대내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역사 왜곡 교육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조금 더 체계적인 독도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일본 대항하려면 체계적인 독도 역사교육 필요”

  독도 관련 활동이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참여하는 학생들 덕분에 동아리 운영에 힘든 점이 없었다는 김 교사에게 가장 어려웠던 것은 “학생들과 시간 맞추기”였다고. 교과 시간 이후 방과후학교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까지 고려하다 보니 동아리 활동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탐방 학습이나 독도 퀴즈대회 같은 경우 교과과정 내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더 많은 활동을 하면 좋겠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계획한 독도 교육 프로그램들이 차질 없이 잘 진행되는 것에 만족합니다. 작년에는 독도 중턱에 있는 ‘한국령’ 표지석까지 올라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올해에는 아이들과 함께 그곳까지 오르는 것이 목표예요.”

  공교롭게도 울릉중에서 운영하는 ‘독도참사랑반’은 올해로 마무리된다. 2020년도 1학기부터 울릉도 내 4개 중학교가 ‘울릉중학교’라는 이름으로 통폐합되기 때문. 현재 울릉도 사동 부지에 기숙형 공립중학교를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름은 그대로지만 학교 위치와 시설부터 학생, 교사 등 구성원들도 전부 바뀌게 된다. 독도 동아리 역시 다른 이름으로 이어지겠지만, ‘독도참사랑반’으로서의 활동은 올해가 마지막인 셈이다.

  김 교사는 “개인적으로 울릉중에 오게 되면서 독도 땅을 처음 밟게 됐기 때문에 지도 교사로서도 의미가 남다르다.”며 “학생들에게도 올해가 마지막인 만큼 독도 수호 의식을 키우고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는 활동들을 통해 보람을 느끼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완성한 작품들로 갤러리처럼 꾸며진다

 

INTERVIEW

‘독도참사랑반’ 임준우·정유경·김수휘 학생
“우리가 독도 전문가”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독도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요. 물론 그 학교에도 독도 동아리가 있겠지만, 저희가 훨씬 잘 알 걸요?”
3학년 정유경

“독도에 직접 가면
정말 좋아요. 사진으로만 봤을 때랑은 느낌이 달라요. 올해도 꼭 가고 싶어요.”
3학년 임준우

 

“독도를 지키는 경비대원들에게 친구들과 함께 준비한 간식을 전해줬을 때 제일 뿌듯했어요. 올해도 독도에 가서 사진도 찍고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요.”
3학년 김수휘

 

  울릉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임준우·정유경·김수휘 학생은 1학년 때부터 ‘독도참사랑반’의 부원으로 활동해왔다. 이들은 모두 울릉도에서 나고 자란 울릉도 토박이로, 고향과 가까운 독도에 대해서도 저마다 특별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독도참사랑반’ 부원으로서 마지막 해를 보내는 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어떤 것이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독도지킴이학교’ 대표 학생으로서 독도에 방문했던 임준우 학생은 올해도 어김없이 독도 땅을 밟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독도의 역사를 알고 싶어 ‘독도참사랑반’에 지원하게 됐다는 임준우 학생은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독도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배우게 됐다.”라고 말한다. 임 군에게 특히 기억에 남는 동아리 활동은 바로 독도 그리기 대회에서 2등을 기록한 것. “포스터 형식으로 그린 작품인데, 독도를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그렸다.”라고 말을 전한 임 군에게서 뿌듯함이 느껴진다.

  초등학교 때부터 독도 교육을 받아왔다는 정유경 학생에게는 남다른 독도 사랑이 느껴진다. 이제껏 독도에 4번 방문했다는 정유경 양은 “독도와 관련된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 동아리에 지원했다.”라고 말한다. ‘독도참사랑반’ 부원으로서 정 양은 특히 “퀴즈대회를 공부하면서 독도 관련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정 양은 올해 이제껏 독도에 대해 배운 내용을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독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독도참사랑반’에 들어오게 됐다는 김수휘 학생은 독도경비대원들에게 간식을 전해줬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고 전한다. 그림에도 특히 재능을 가지고 있는 김 양은 독도 사랑 에코백 디자인 그리기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갖고 있다. 가장 자신 있는 그림을 통해 독도 사랑을 표현해내고 수상까지 한 것은 김 양에게 값진 경험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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