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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행복씨앗학교_ 성화초등학교 우리가 만드는 학교, “주인공은 나야 나”

글_ 이순이 본지 편집장

 

행복씨앗학교는 학교 공동체가 협력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실현하여 따뜻한 품성을 가진 역량 있는 민주시민으로 함께 성장하는 공교육 모델 학교로 충청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혁신학교이다. 성화초등학교(교장 최길수)는 행복씨앗학교를 도입한 첫 해 지정되어 올해 4년차에 접어든 학교로 충북 혁신교육을 이끄는 대표주자이다. 성화초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의 학교를 소개한다.

학교 곳곳에 아이들의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최고의 학교!

 


스몰스쿨로 학년별 학습공동체 운영
  2015년 행복씨앗학교로 선정된 성화초등학교는 배움과 나눔으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목표로 47학급, 1,056명
의 학생이 배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길수 교장은 “학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스몰스쿨을 적극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담임교사들이 온전히 수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팀을 두어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최 교장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의 자율성이 늘어났고 교육활동에 전념하다보니 그 역량이 학습공동체나 연구역량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몰스쿨의 교사 구성은 오랫동안 성화초에서 근무하며 행복씨앗학교의 철학을 실천해온 교사 1~2명, 그 학년의 교육과정 연계를 위해 중임하는 1~2명. 새로 전입하는  교사 1~2명 등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인데, 학년분장은 공개적으로 포스트잇을 붙여 2주 동안의 기간을 두고 온전히 교사들의 희망과 자율적 조정으로 이루어져왔다. 스몰스쿨 시스템을 통해 행복씨앗학교의 철학을 공유하는 한편, 학년별로 아이들의 삶과 연계하여 학생 중심의 활동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있다. 즉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학교의 여건’, ‘지역사회의 특성’, ‘학생들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계획한다. ‘청주, 성안길에서 길을 잃다’, ‘청주 문화유산 프로젝트’, ‘우리가 만드는 사회’, ‘우리 동네에는 두꺼비가 살고 있다’ 등 지역과 연계한 통합 수업이나 학생자치와 연계한 통합 수업은 스몰스쿨이 정착된 성화초만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김기홍(연구부장) 교사는 “2~3년 전부터 학년별로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역사회의 특성을 살려서 어떻게 교육활동과 연결을 할 것인지 먼저 고민하고 논의를 이어나간 결과 특색 있는 학년별 교육과정이 탄생했다.”고 말한다. 스몰스쿨 시스템 속에서 예산도 학년별로 자율성을 갖고 편성, 운영되고 있다. 교사의 자율성과 책무성이 확대되는 만큼 자부심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에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도 돋보인다. 학년별로 간담회, 학부모 설명회 등이 수시로 열려 교사와 학부모 간의 교육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 한아름 학부모회장은 “생태·환경강사의 경험을 살려서 1년 동안 격주(2시간)로 아이들의 동아리활동 시간에 생태교육을 해왔다.”며 “구룡산 산책로에서 청설모와 노린재 등을 관찰하고 맹꽁이 소리도 들었다. 아이들과 도감을 찾아보며 함께해온 생태교육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청주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놀이교육을 해오는 김은자, 최선영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재능기부로 전래놀이를 가르쳐주고 토요놀이터도 열고 있으며, ‘해당화’라는 학부모 봉사단원으로 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벼농사와 화분텃밭을 가꾸도록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최선영 학부모는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부족하지만 함께 도전한다는 의미에서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김복희 학부모는 “수년째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에서 내 스스로도 성장한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행복씨앗학교를 통해 교육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스몰스쿨로 특색 있는 학년별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최길수 교장선생님은 담임교사들이 온전히 수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든든한 리더이다.

 

“우리학교 학생회를 소개합니다”
  학교민주주의 실현은 행복씨앗학교의 핵심이며 혁신교육의 성공 열쇠이기도 하다. 성화초는 매달 50~60명의 교직원들이 다모임을 갖는다. 안건에 따라 모둠회의, 원형회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회의를 하며 학교의 중요한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특히 교장, 교감보다는 교사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저경력 교사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 있다. 인원이 많다보니 다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합의까지 이뤄지지 못하지만 큰 틀을 합의하고 공유하고 공감하며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무엇보다도 학교민주주의의 꽃인 학생자치 활동이 돋보인다. 성화초의 학생회는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학생자치가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 되어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일에 작지만 강력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 성화초의 선거제도는 ‘팀-Mate제도’로 회장(6학년 1인), 부회장(6학년 1인, 5학년 2인)이 한 팀으로 선거에 출마하는 방식이다.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이 선거출마부터 마음에 맞는 친구와 한 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학생회 운영이 수월하고 학생회의 권한도 크다.
  기존의 학생회 선거제도에서는 학생회장과 부회장의 선거 공약이 서로 다르고 생각이 달라 학생회를 운영하는데 구조적인 문제가 심심찮게 발생했다. 심지어 학생회의 공약이 교사들의 철학과 이해관계가 충동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상근 교사는 “학생회가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며 집행하는 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회를 구성하고 활동할 수 있는 조직체계와 학생자치 예산에 대한 권한이 필요했다.”고 설명한다.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팀-Mate제도’이다.
  6학년부에서는 학생회 선거를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우리가 만드는 사회-3월, 민주주의 시작’을 주제로 한 달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9팀의 후보가 선거출마를 하고 선거관리위원회가 꾸려져 3회에 걸쳐 토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법, 우리나라의 선거제도와 역사, 우리가 만드는 선거와 권리 등을 배울 수 있었다. 민주주의가 교과서 속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로 들어온 것이다.
  김희연(선거관리위원장) 학생은 “3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했는데, 1차는 방송, 2차는 강당에서 후보 9팀과 투표권이 있는 4~6학년 전원이 참석했다. 여기서 선발된 최종 2팀이 마지막 3차 토론을 거친 결과 정찬서 팀이 당선되었다.”며 당시 학생회 대표 선거의 뜨거웠던 열기를 소개했다.
  열띤 토론을 거치는 동안 후보들 간에 사이가 돈독해져 일부는 집행부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팽이대회’ 공약이 학생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당선된 정찬서(학생회장) 학생은 “공약을 지키기 위해 학생회에서 팽이대회를 열었는데, 대회 준비부터 진행까지 너무 힘이 들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해 보람됐다.”고 말한다. 그밖에도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리본을 만들어 등교하는 아이들의 가방에 달아준 일, 학교 앞 신호체계를 바뀌기 위해 친구들과 거리 서명을 나섰던 일 등 학생이 주인공인 학생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학교 앞에 신호등이 있는데, 신호체계가 불편하여 무단횡단 하는 아이들이 있어 위험해요. 대각선 횡단보도를 만들거나 신호체계를 바꿔 동시신호를 준다면 친구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거리 서명을 진행했어요.” 학생회는 최근 학교 앞 신호체계를 개선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청원과 주민 300여 명의 서명을 청주시에 전달, 지금은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런 학생회의 열정이 값진 열매로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학교민주주의가 실현되는 현장 ‘교사학생대표 간담회’

프로젝트 수업이 제일 신난다는 6학년 학생회 대표 선거 토론회

 


‘행복씨앗학교 2.0’ 추진 충북형 미래교육모델 청사진 만든다
  행복씨앗학교는 충북도교육청에서 추진하는 혁신학교로, 학교 공동체가 협력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실현하여 따뜻한 품성을 가진 역량 있는 민주시민으로 함께 성장하는 공교육 모델 학교를 일컫는다.
  매년 10개교 내외의 행복씨앗학교를 지정하여 2018년 현재 42개교의 행복씨앗학교가 다채로운 빛깔로 학교혁신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추진되는 행복씨앗학교 1.0은 ‘단위학교 중심의 혁신교육’ 모델이라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추진할 행복씨앗학교 2.0은 ‘행복씨앗학교 질적 성장을 통한 학교혁신 일반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최근 2019학년도부터 4년간 추진할 행복씨앗학교 2.0 기본계획을 발표, 행복씨앗학교 연착륙을 위해 향후 4년간 행복씨앗학교를 매년 7개교 내외로 신규 지정해 모두 70개교로 확대해 나간다고 발표하였다.
  혁신학교 모델 다원화에도 나선다. 각종 모델학교 사업에 행복씨앗학교 중점 추진과제를 연계하는 ‘행복동행학교’를 운영해 행복씨앗학교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도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한 학교자치역량강화사업으로 학교혁신 일반화를 추진한다. 행복씨앗학교 중점 추진과제 중 첫 번째 과제인 ‘학교민주주의 실현’으로 내년부터 학교당 평균 1천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이를 통해 행복씨앗학교 뿐만 아니라 도내 모든 학교에 학교혁신 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명현 부교육감은 “이번에 마련한 행복씨앗학교 2.0 기본계획은 단 한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공교육 실현과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향상으로 우리 아이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충북형 미래교육모델 청사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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