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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육체노동 '브라운칼라'

  건장한 청년들이 삼두박근이 드러난 반소매 티셔츠를 맞춰 입고 머리에 띠를 두른 채 떡볶이를 판다. ‘테이크아웃’을 원하면 깔끔한 진공비닐을 덮어 일회용 용기에 담아준다. 인테리어는 카페처럼 세련됐다. 2천원, 3천원도 거침없이 카드결재 오케이(OK)다.

  할머니 떡볶이집과는 사뭇 다른 이 같은 풍경은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할머니 혹은 아주머니들의 무대로만 여겼던 떡볶이집에 건장한 청년들이 도전장을 내미는가 하면, 밑천 없어서 시작했던 인력거 끌기에 유학파 엘리트가 나서기도 한다.

  선망 받던 사무직노동자 ‘화이트칼라’와 기피되던 육체노동자 ‘블루칼라’의 이분법이 무너지고 있다. 대신 육체노동에 전문성을 가미한 ‘브라운칼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브라운칼라의 대표적인 예로 최근 영국에서는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는 ‘집사’를 꼽는다. 집사란 재력이 있는 사람의 밑에서 이것저것 모든 허드렛일을 처리해주는 사람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현재 영국에서는 ‘집사’를 하기 위해 변호사, 의사 등 고학력자들도 몰려든다는 것. 최고 24만 달러

(약 2억7,000만원)에 달하는 높은 연봉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래지향적 트렌드를 담은 책 <내:일>에서 “정신노동에 지친 몸과 마음을 땀나는 운동이나 육체노동으로 달래는 트렌드가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디어를 더한 육체노동인 ‘브라운칼라’가 떠오른다.”고 전망한다.

  복잡한 정신노동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땀 흘린 대가가 주는 정직함과 성취감에 매료돼 육체노동을 택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노동에 머무르지 않고 한 단계 진화해 ‘노동’과 ‘지식’을 결합,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예컨대, 대학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떡 방앗간 집 아들 A씨는 방앗간과 카페를 결합해 떡 카페를 열었다. 주문량을 소량화·다양화하고 패키지를 개발해 고급화시켰다. 떡 방앗간이 운영하는 떡 카페는 외국인들까지 즐겨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이밖에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가구를 만드는 목수, 차가 들어가지 않는 골목길을 사람의 힘으로 끌어주며 관광거리로 부상 중인 인력거꾼, 도심에서 벌을 치며 꿀비누·꿀차·꿀화장품 등으로 아이템을 확장해 나가는 양봉업자, 온라인 기반 음식배달업을 개척하는 택배원 등 브라운칼라의 활약이 눈부시다.

  요즘과 같은 불황 속에서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저평가된 분야를 새롭게 발굴, 재탄생시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특히 사고가 유연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에서 발 빠르게 변화를 감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