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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교육

눈의 유혹, 순백의 설국과 만나다

글_ 이시목 여행작가  사진_ 이시목·평창군청

 

 

추천 코스
  1day  방아다리약수터 - 점심 - 월정사 - 선재길 - 상원사
  2day  발왕산 -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 점심 - 대관령 양떼목장 -평창송어축제


  세계인의 축제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땅은 우리나라 어디보다 겨울이 눈부신 곳. 평균 해발고도가 700m에 달하는데다 백두대간에 가로막힌 눈구름이 무시로 큰 눈을 쏟아내서다. 더욱이 최근엔 개·폐회식이 열릴 올림픽플라자를 비롯한 평창지역 내 올림픽경기장 모두가 완공돼 축제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었다. 잿빛 도시에서 눈(目) 빠지게 눈(雪)을 기다리고 있다면 주저 말고 평창으로 길을 잡자. 지금 평창 땅에선 겨울이 제대로 환하게 익어 가는 중이다. 간간이 눈 내려 하얗고 찬란하게 펄펄.

 

2018동계올림픽의 주무대, 평창
  이제 준비는 끝났다. ‘하나된 열정’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 시설이 모두 완공됐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 수가 100개가 넘는 이번 대회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때문인지 올림픽을 맞는 국민들의 기대와 설렘이 어느 때보다 크다. 보도에 따르면 평창이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데는 두 가지 이점이 작용했다고 한다. 최적의 자연환경과 콤팩트한 경기장 콘셉트. 연평균 적설량이 210cm에 달하는 평창지역의 특별한 환경이 큰 몫을 한 셈이다. 실제로 평창에선 겨우내 많은 눈이 자주 내린다. 그래서 눈 볼 기회도 많고 눈 속에 폭 파묻힌 풍경도 자주 만날 수 있다. 
  평창올림픽 경기장은 모두 12곳에 있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를 중심으로 평창, 정선, 강릉 일원에 포진해 있는데, 모두 30분 이내 거리에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가운데 경기장 배치가 가장 집약적이란 평가다. 이중 설상과 썰매 종목 7개 경기장이 알펜시아를 중심으로 한 용평리조트, 휘닉스파크 등 평창지역에 자리 잡았다. 올림픽플라자도 평창(대관령면)에 있다. 올림픽플라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5대 목표인 ‘경제, 문화, 환경, 정보, 정보통신기술’의 의미를 담아 오각형으로 만든 것이 특징. 개·폐회식에만 활용하고 철거되는 행사 전용 시설이라, 더 오래 눈에 담아두어야 한다. 현재 관람시설로 인기 고공행진 중인 곳도 있다. 알펜시아의 올림픽슬라이딩센터다. 영화 「국가대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스키점프대가 있는 곳으로, 25m 높이의 K98점프대에 오르면, 발왕산과 고루포기산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선수대기실과 스타트라인을 잇는 통로도 명물이다. 눈이 쌓이지 않도록 격자 철근으로 제작해 통과하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열차(KTX 경강선)로 올림픽경기장을 찾을 경우 발을 딛게 되는 평창역과 진부역도 SNS에서 화제다. 특히 스키점프대를 형상화한 진부역이 인기다. 서울에서 진부역까지는 KTX로 1시간 20분가량이 걸린다. 평창이 부쩍 가까워졌다.

 

 

신라시대 고찰 월정사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오대산 방아다리약수터

 

1day ‘눈의 전설’과 마주하다
  순백의 설국만큼 사람을 유혹하는 것도 없다. 물론 북풍한설을 피해 따뜻한 해외로 날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설국으로 변한 평창 땅을 밟지 못한다면 이 땅의 진동(眞冬)을 경험했다 할 수 없다. 첫날은 그런 진동을 만나러 오대산으로 들자. 오대산 자락엔 도반과 함께 기분 좋은 향기를 내뿜는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숲길이 있다. 방아다리약수터와 월정사로 드는 숲길이다. 겨울이면 적막이 가득 고여 출렁거리는 이 숲길들의 주인은 검게 푸른 전나무다. 이 숲이 폭설에 푹 잠기는 날이면, 풍경은 더 깊은 고요에 잠겨 발자국 소리로만 빛난다. 
  방아다리약수터부터 찾는다. 진부IC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방아다리약수는 철분, 라듐, 구론산 등이 다량 함유돼, 위장병과 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이다. 겨울철엔 철분 함량이 더 많아져 물을 길러 오는 여행객이 적지 않다. 물도 물이지만 이곳의 명물은 단연 전나무숲길이다. 매표소에서 약수터에 이르는 200m의 오솔길을 따라 키 큰 전나무들이 빼곡하게 도열했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에 비해 길이는 짧지만 폭이 좁아 더 깊고 아늑하다. 산길을 걷는 수고 없이 단번에 당도해 쉽게 둘러볼 수 있는 것도 매력. 지난해 8월에는 밀브리지가 들어서 쉴 곳도 마련됐다. 이곳 카페에서 적막에 잠긴 숲을 보며 커피 한 잔의 낭만을 즐기는 것도 좋다.
  방아다리약수터에서 오대산 더 깊은 골로 들면 월정사다. 신라시대 고찰인 월정사는 오래 깊이 묵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일주문에서 월정사 경내에 이르는 1km가량의 전나무숲길을 걸어 절에 닿는 시간이 백미다. 눈 내린 직후라면 적막이 숲을 가득 채워 스스로의 마음 안에 잠기기 더 좋다. 그냥 무심하게 걷는 듯 마는 듯 걸어도 마음에 담기는 감흥이 차고 넘친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지나 절에 닿으면, 세상은 고요 속에서 막 빠져나온 듯 청아한 소리로 환하다. 월정사 경내에 있는 팔각구층석탑이 내는 소리다. 뎅그랑 뎅그랑~, 지붕돌의 추녀 끝마다 풍탁이 달려 있어 은색의 눈바람이 불 때마다 고운 소리가 한 아름씩 쏟아져 나온다. 가만히 서서 듣고 있노라면 속진(俗塵)이 씻기는 듯 마음에 평안이 깃든다. 월정사의 겨울은 눈으로 보건 귀로 듣건 그렇게 찬란하다.
  이맘때는 상원사도 놓칠 수 없다. 국내 문수신앙의 중심지인 상원사는 동종과 목조문수동자좌상이 보존된 절로, 월정사에서 선재길을 따라 8.1km 가량 걸으면 된다. 계곡을 끼고 흐르듯 이어지는 눈꽃터널이 전나무숲길과는 또 다른 풍치로 마음에 담긴다.

 

 

 

대관령 양떼목장

평창송어축제 얼음 낚시

 

2day ‘꽃밭보다 눈부신’ 눈밭
  이튿날엔 대관령 주위를 휘돌자. 평창동계올림픽의 주무대인 횡계(대관령면소재지)가 중심이다. 해발 832m의 대관령을 지붕 삼고 있는 횡계는 눈이 자주 많이 내려 눈 없는 날이 적은 곳. 이곳에 ‘게으른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눈꽃 명소가 있다. 발왕산이다. 발왕산은 선자령과 함께 눈꽃 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곳이지만, 특별히 오랜 등산을 하지 않고도 웅장한 백두대간의 설경을 볼 수 있어 인기다. 곤돌라 덕분이다. 용평스키장에서 곤돌라를 타고 20여 분을 오르면 발왕산 9분 능선에 있는 드래곤피크에 닿는다.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10분쯤을 더 오르면 발왕산 정상(해발 1,458m). 주목 군락 뒤로 산이 펼쳐지고, 그 산 뒤로 다시 산이 겹겹이 늘어서는 자리라, 어디서보다 눈부신 눈꽃을 시원한 조망으로 만날 수 있다. 
  횡계에서는 대관령 양떼목장도 필수다. 면양 200여 마리를 기르고 있는 이곳은 눈 덮인 구릉들이 연출하는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마치 홋카이도 비에이의 설경지대를 보는 듯 설경이 동화 같다. 산책 포인트는 귀틀집이 자리한 구릉 정상부와 ‘바람의 집’이라 부르는 목장의 정상지대. 구릉에서는 귀틀집 안에 있는 비료포대며 엉덩이썰매로 눈길을 달리는 스릴을 맛볼 수 있고, 목장 정상부에서는 목장을 비롯한 횡계 일대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두툼한 눈-이불을 뒤집어 쓴 듯 풍경이 안온해 어쩐지 추위가 덜한 느낌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축사에 있는 양들에게 건초를 먹이는 체험도 특별한 재미다. 건초를 내밀면 양 몇 마리가 울타리로 다가와 눈을 맞춰볼 수 있고, 가볍게 등을 쓰다듬어 볼 수도 있다.
  평창을 떠나오는 길엔 송어축제장에도 잠시 들러보자. 송어 얼음낚시를 비롯한 송어 맨손 잡기 등 다양한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송어 얼음 낚시’와 ‘송어 맨손 잡기’. 두껍게 언 오대천의 얼음벌판에 구멍을 뚫고 앉아 송어를 낚는 재미나, 차가운 얼음물에 화끈하게 들어가 맨손으로 송어를 잡는 재미가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하다. 올해 축제는 12월 22일부터 익년 2월 25일까지 오대천 둔치에서 열린다.

 

 


Travel Tip
평창을 대표하는 별미는 황태요리와 산채정식이다. 황태요리의 본산은 대관령면소재지. 용평스키장 가는 길목에 있는 황태회관(033-335-5795)과 황태덕장(033-335-5942)이 찾는 사람이 많다. 횡계로터리 근처에 있는 납작식당(033-335-5477)도 대관령면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맛집. 오삼불고기의 칼칼한 고추장 양념 맛이 좋다. 월정사 인근에서는 산채정식이 별미다. 진부 시내에 있는 부일식당(033-335-7232)과 월정사 상가단지에 있는 비로봉식당(033-332-6597)이 반찬 많고 맛있는 산채정식 집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