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웹진사이트입니다

행복한교육

공감능력 키워주는 학급운영의 비결(上)

글_ 허승환 서울난우초등학교 교사

 

  이스라엘의 젊은 석학, 유발 하라리(41) 히브리대 교수는 지금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학자입니다. 소설도 아닌 학자의 논픽션 『사피엔스』가 출간 3년 만에 45개 언어·500만부나 팔려나간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들지만, 무엇보다 그에게는 통념을 깨는 파격이 있습니다.
  중세를 전공한 역사학자가 유전공학과 인공지능(AI) 연구의 최전선을 인용해 인류의 진화와 미래를 예측하고, 옥스퍼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구 학자가 매년 두 달 가까이 모든 걸 끊고 '견고한 고독'(위파사냐 명상 수련)에 들어갑니다. 그런 그가 4차 산업혁명과 AI의 도래를 앞두고 이렇게 인터뷰했습니다.
  “우리가 후속 세대에게 가르쳐야 할 과목은 ‘감정지능(Emotional Intelligence)’과 ‘마음의 균형(Mental Balance)’이다. 지금까지는 20대까지 공부한 걸로 평생 먹고 살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든에도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새로 배워야 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경직된 사람, 마음이 유연하지 않은 사람은 버티기 힘들 것이다.”

  로봇이 발전할수록 우린 더욱 인간만이 지닌 고유성과 인간적인 소통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들과 사소한 일상 속에서 위대한 공감능력을 키워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1. “지금 기분이 어때?” 아이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기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원하신다면, 먼저 아이의 감정을 헤아려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를 바로잡는 것은 그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또 지각이야, 넌 정말 맨날 지각할래?”
  아이는 ‘내가 매일 지각하나? 지난주에 3번 지각했지만, 이번 주에는 2번밖에 지각하지 않았는데…… 그리고 주말에도 지각하나? 맨날 지각이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교사는 맘 같지 않은 아이를 무작정 나무라며, 꾸지람을 들은 아이는 한층 굳건해진 반항심으로 대들기 일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나 유대감이 형성되기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학생들의 감정을 포착하려면 다양한 표정을 읽는 연습도 해야겠지만, 더욱 확실한 방법은 아이에게 직접 묻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아이에게 감정을 물을 때는 특정 감정을 콕 집어서 “너 지금 화났지?”, “너 지금 속상하고 당황스럽지?” 식으로 묻는 건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아니요”라고 입을 다물어 버리면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을 때는 “지금 기분이 어때?”라고 묻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질문입니다. 아이가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야 아이가 서서히 마음을 열고 입을 열게 됩니다. 그래야 그동안 속을 알 수 없었던 아이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한층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과격한 반응이나 무반응을 보인다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럽고 차분하게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 그러니?”, “너를 혼내려는 게 아니야.” 등의 화법으로 일단 아이를 진정시켜 주어야 합니다.

 

2. 아이의 숨어있는 ‘욕구’ 바라보기
  겉으로 보이는 감정에 반응하지 않고, 그 감정 뒤에 숨어있는 아이의 ‘욕구’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창가에 올라가 장난치는 아이에게 고함을 치는 선생님의 처음 감정은 화가 나는 것이겠지만, 진짜 욕구는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아이가 떨어져 다칠까 봐 걱정되는 마음입니다. “빨리 내려와, 누가 여기 올라가랬어?”라고 고함치기보다는 “나는 네가 창가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다칠까 봐 걱정되는구나, 어서 내려오렴.”이라고 말해야 선생님의 진짜 마음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3. 아이에게 모욕을 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
  처음 발령이 나서 제가 생각한 좋은 교사의 첫 번째 자격은 ‘화를 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며칠을 참다가 결국은 다시 화내기를 반복하는 제 모습에 화가 나서 저는 정말 교사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 자책한 때가 많았습니다. 매일 만나는 아이들에게도 전 가장 좋은 선생님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을 누구보다 제가 더 잘 알던 때였습니다. 거의 매일 고함을 지르고 화를 냈습니다. 첫해 담임으로서의 큰 실패를 맛보고, 교과전담만 3년을 하다 우연히 하임.G.기너트의 『교실을 구하는 열쇠』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는 열쇠를 찾았습니다.
  노련한 교사는 분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법을, 다시 말하면 모욕을 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비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화를 부추기는 경우에도, 아이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하지 않는다. 아이의 성격을 비난하거나, 인격을 모독하지 않는다.

  감정을 들여다보고 화를 참는 게 아니라 화를 조절하는 방법이 보였습니다. 화를 내지 않는 교사가 아니라 화를 내더라도 아이들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모욕을 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4. 수용선이 낮을수록 아이들은 다가오기 쉽다
  선생님마다 아이들의 행동 중에서 수용할 수 있는 행동이 있고, 수용할 수 없는 행동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껌을 씹는 행동 하나만 봐도, 어떤 선생님은 고함을 치며 화를 내는 반응을 보이고, 어떤 선생님은 아예 주머니에 껌을 가지고 다니며 졸릴 때 껌을 씹으면 뇌가 활성화된다며 껌 씹기를 권하는 분도 계십니다. 잠깐 자신의 ‘수용 행동’을 점검해 봅시다.
  교실에서 선생님의 수용선이 낮을수록 아이들은 더욱 다가오기 쉽습니다. 수용선이 낮을수록 아이들과의 관계는 좋아지게 됩니다. Marzano와 Pickering의 연구에 의하면, 학생과의 긍정적인 관계는 학생의 문제행동을 50%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공감교육은 2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1단계: 먼저 아이들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지시와 훈육으로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고치려고 노력하기 전에 먼저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의 저자 토드 휘태커는 ‘먼저 마음을 얻어라, 그 다음에 가르쳐라.’라고 했습니다. 2단계: 아이들은 선생님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진 연후에야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모델링하고 닮으려 노력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감정이 얽히는 순간마다 선생님이 어떻게 그 행동에 대처하는지 그 모습과 태도를 보고 자연스럽게 ‘공감교육’은 교실의 학급운영 속에 자리잡게 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이 아니라 몸으로 배우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