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기초학력 흔들리는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 오영기 부천대명초등학교 교사

김혜진 객원기자

주로 소외된 아이들의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교육 활동에 전념해 온 부천대명초교 오영기 교사. 이곳 부천지역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지역연계 마을 교육공동체 프로그램 등 아이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설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기사 이미지 1 소외된 아이들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해온 오영기 교사는 “그물처럼 촘촘한 학습안전망 구축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농촌 소규모 학교였던 첫 부임지에서부터 저 스스로 지키고자 했던 다짐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에 도전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가르침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했죠.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늘 심어주고 싶었고요. 초등교사로서 이 생각은 지금도 늘 변함이 없습니다.”


  부천대명초등학교(교장 김재환) 오영기 교사는 교직에 들어선 지 올해로 꼭 20년째다. 이 학교에 부임하기 전, 오 교사는 경기도 북부 농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에서 주로 근무해 왔다. 네 번째 부임지인 이곳 부천대명초교는 이전 학교보다는 비교적 도심권에 인접한 학교. 하지만 같은 부천시에서도 사교육에 따른 교육격차 등 기초학력 측면에서 부조화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교육환경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오 교사가 지난 15년 동안 농촌 지역 소규모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매달려온 공교육의 책무성, 기초학력 향상 등 그물처럼 촘촘한 학습안전망 구축을 이곳에서도 강조한 이유였다.


마을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윈윈’

  “기초학력의 향상 측면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 의지를 갖도록 하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저희 부천대명초교에서는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방과 후 기초탄탄교실, 학력채움교실 등 학교 차원에서 현재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설계하여 운영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이웃 상급학교인 원종고와 업무협약을 맺고 실행하는 ‘토요 방과 후 후배사랑 멘토링’ 프로그램은 해마다 양교의 참가 학생 모두에게 만족도가 특히 높단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채우지 못했던 학습의 일부를 친구로부터, 혹은 지역연계 마을교육공동체로부터 배우게 하자는 취지로 설계됐다. 이 프로그램은 대명초 4∼6학년 희망 학생 60명, 그리고 원종고 60명 학생의 매칭으로 각각 진행된다. 


  “처음에 시작하면서 ‘주말에 몇 번 모인다고 과연 달라질까?’라는, 회의적인 부분도 없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매년 학업 성취도를 직접 정량화하여 검증해보진 않았지만, 아이들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프로그램 참가 이후 학습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전해 듣곤 합니다. 학습 부진을 겪던 아이들도 공부 잘하는 마을의 형과 함께 공부하면서 동기부여도 되고, 또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회복하게 되는 좋은 본보기인 셈입니다.”


  또 멘토였던 원종고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이 활동이 계기가 되어 원하는 교대나 사대에 진학하는 사례들도 늘었단다. 이처럼 부천대명초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후배사랑 멘토링 프로그램은 마을의 교육공동체가 윈윈하는 좋은 사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고 오 교사는 소개했다.



2 원격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오 교사2 원격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오 교사


즐기면서 배우는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

  소외지역 아이들의 ‘기초학력 향상과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의 역사는 그의 첫 부임지였던 20년 전의 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학년이 6학급이었던 소규모 학교인 고양시 소재 신원초교. 당시 이곳에서 젊고 패기 넘치는 새내기 교사였던 그는 온라인신문 만들기라는 좀 더 색다른 방식을 차용한 바 있다.


  “농촌 지역의 해맑고 순수한 아이들이지만, 학습 의지가 부족했던 아이들도 존재했었죠. 이 아이들에게 ‘우리도 잘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어요. 그 방식이 다 함께, 재밌게 만들어가는 온라인신문이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뉴스거리를 찾아 취재하고, 편집하고, 평가하는, 신문을 만드는 활동이었죠. 아이들은 이 시간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한글 공부는 물론 우리 말과 글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태도를 익힐 수 있게 됩니다.”


  당시 이 아이들이 참가했던 ‘제1회 전국 즐거운 신문 만들기 e-NIE’ 공모전에서 신원초는 전국 초등부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었다. 오 교사는 “농촌의 작은 학교 학생들이 전국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무엇보다 이전까지는 학교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커다란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었다.”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10년 전, 역시 소규모 학교였던 파주 탄현초교에서도 오 교사의 학력 자존감 향상을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탄현초교는 휴전선이 인접한 벽지학교이다 보니 교육환경은 더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6학년 학생들이 참가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파주지역 하위 15%에 머물렀을 정도로 학교의 분위기는 침체돼 있었다.


  “당시 6학년 담임이었는데, 학급의 많은 학생이 기초학습 부진이라는 판정을 받았었어요. 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조금이나마 회복시켜주기 위해 곧바로 학부모와의 상담에 들어갔죠. 그리고 교과학습 부진 탈출 캠프를 당장 3주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6학년임에도 우리말 읽기는 물론 곱셈, 나눗셈 등이 서툰 아이들을 구제에 나서기로 한 것. 방과 후 밤 9시까지 이어진 학습부진 탈출 캠프 운영 결과, 다음 성취도 평가에서는 파주지역 하위 15%에서 상위 10% 선까지 끌어올리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오 교사는 당시 이 학교에서 영상애니메이션부도 지도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시나리오도 쓰고, 스토리보드도 직접 만드는 등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또 다른 방안의 통합교과수업을 직접 설계, 운용한 바 있다. 당시 탄현초교의 영상애니메이션부 활동은 파주지역 내에 입소문이 자자했을 만큼 대외적으로 많은 상도 받았다고 오 교사는 귀띔했다.


“다층적인 학습안전망 구축 필요하죠”

  “초등학생의 경우 학습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을 국어에서 찾기도 합니다. 지나온 시간 동안 학력 향상 교육을 위해 온라인신문을 만들고, 영상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등 국어 교과를 포함한 통합교육을 중시해 온 이유이기도 해요. 이처럼 재미있는 활동과 학습 과정에서 학습에 대한 태도도 달라질 것이고, 학습 부진에서 벗어나 아이들 스스로 학습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될 것입니다.”


  20년 전, 첫 번째 부임 학교에서 한 학생이 일기장에 썼다던, ‘우리 선생님, 잘 만났다. 성적 한 번 올려보자’라는 이 한 문장이 아직도 또렷하게 인상에 남아 있다는 오영기 교사.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라는 이 명제를 늘 경계하고 있단다. 


  “기초학습 부진 현상은 일정 정도 구제가 돼도 시기가 바뀌면 또 나타나게 됩니다. 학습 부진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려면 다층적인 차원의 학습안전망 구축이 필요한 이유이지요. 2030경기미래교육의 모토이기도 한, 지역사회에서 지역민이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지역연계 마을공동체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고요.”


  이처럼 미래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학생평가도 개별적인 고유성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 교사는 그러면서 “다음 부임 학교에서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이 수호되는, 단계별로 개별화하는 이 평가방식을 꼭 학교 현장에 적용해 보이고 싶다.”라고도 했다. 



기사 이미지 부천대명초-원종고 선후배 간의 멘토링 학습 프로그램 개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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