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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3 -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현황과 과제

글 _ 편집실 사진 제공 _ 포항제철중학교

  정부의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에 따르면 미래세대의 디지털 친숙도를 높이기 위해 정보·컴퓨터 수업 시수를 2배가량 확대한다. 현재 초·중학교의 정보·컴퓨터 수업은 초등학교 17시간, 중학교 34시간이지만, 2025년부터는 초등학교 34시간 이상, 중학교 68시간 이상으로 크게 늘린다는 것이다. 정보·컴퓨터 수업 시수가 늘어나는 만큼 디지털 전문성을 갖춘 교원을 확보하고,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인재 양성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인적·물적 인프라를 점검해본다. 



  “공간이 변화하면 교사의 교수·학습법도 변화한다. 혁신적인 SW 교육 공간을 구축한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SW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소리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을 신장시키고 도전정신과 열정을 더욱 깨우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제철중학교 김경규 교사는 SW 교육에 있어서 기자재 못지않게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 구성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이 학교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디지털 기반 스마트교실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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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중학교의 첨단 SW교실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구성으로 디지털기반 스마트교실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제철중학교의 첨단 SW교실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구성으로 디지털기반 스마트교실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제철중, 스마트교실로 아이들의 상상력 자극

  기존의 컴퓨터 교실이 실습과 강의에 충실했다면 포항제철중의 첨단 SW 교실은 스마트 교육 환경 위에 다양한 SW 융합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활동이 가능할 수 있는 공간의 확장성과 융통성, 필요에 따라 각 공간을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는 연결성, 학생들의 편익을 고려한 친밀성, 스팀(STEAM)형 수업 공간을 통해 참여와 협력이 발현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에 주안점을 두고 공간을 구축했다. 


  장비에 대한 철학도 남다르다. 미래지향적인 공간과 교육을 꿈꾸지만 그렇다고 고가의 첨단 장비를 확보하기보다는 가성비가 높은 장비와 교구를 다양하게 구비하여 학생들에게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장비가 첨단이 아니라 아이들을 첨단으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디지털 기반 학습공간 전국으로 확대

  디지털 기반 스마트교실은 이제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교육부가 과기정통부와 손잡고 전국의 낙후된 교육시설들을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학습 환경으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우선 유·초·중등학교 관련 낙후된 시설 2,835동이 미래형 교수·학습을 위한 스마트 학습 환경으로 탈바꿈된다. 중학교 정보교과 시수 확대를 대비한 ‘미래형 정보교실 구축지원(200실)’과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AI와 빅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5G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 지능정보기술이 도입된 ‘스마트캠퍼스’ 조성에도 힘을 보탤 방침이다. 여기에 과기정통부의 ‘창의융합형 정보교육실’ 구축지원 사업(149개교)까지 더해지면 아이들의 학습 환경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또 활발하게 배포 중인 태블릿PC나 현재 학교에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가 AI 교육에 적합하지 않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전북, 경남, 제주 등의 교육청과 연계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3D 시뮬레이터 등의 기자재와 함께 학생 개인별 노트북 지원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전국 학급에 기가급 무선망 구축을 완료했으며 각 학교의 노후화된 유선망도 기가급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별로 디지털 보편·접근성에 대한 공통지표를 개발하고 진단해 그 결과를 토대로 인프라 관련 정비와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방침이다.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환과 창조적인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하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의도한 메이커공간자유로운 아이디어 교환과 창조적인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하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의도한 메이커공간


포항제철중학교 스마트교실의 평면구성도포항제철중학교 스마트교실의 평면구성도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양질의 교원 육성

  한편, 디지털 역량을 갖춘 미래세대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디지털 역량을 갖춘 교원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교육부는 기존 교원들을 대상으로 교육대학원(석사과정)에서 디지털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으며, 예비 교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유·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야간대와 계절학기 등을 통해 석사학위를 부여하는 AI 융합과정은 등록금의 50%를 교육부가 지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원을 채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학교 교사의 경우 관련학과 전공자가 대부분이지만 비전공인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수업을 따라가기도 벅찬 실정이다. 학생들이 전공자, 비전공자로 양분되다 보니 수업 내용도 중심을 잡기 어렵다. 중학교 교원들에겐 학부에서 배운 내용과 별 차이가 없고 초등 교원들에겐 난도가 너무 높아 활용성이 떨어진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 전문가들은 기존 컴퓨터교육 전공과 교육부의 지원을 받는 AI 융합전공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교수들은 많아졌지만 정작 학생들은 기대만큼 늘지 않고 2개 전공으로 양분되고 있다. 행정력 낭비는 물론, 기존 전공이나 신설 전공 모두가 안착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타이틀을 제한하지 말고 학교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높여달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까닭이다.



예비 교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 순항 중

  교육부는 예비·현직 교원의 원격교육 등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사대에 구축한 28개의 미래교육센터를 통해 AI·디지털 교육 관련 학교 현장의 변화를 한 학기 동안 실습할 수 있도록 ‘교육실습학기제’를 도입하는 등 AI·디지털 활용 수업의 실연 기회를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AI 교육 역량강화사업을 통해 구축된 AI 교육 모델을 전체 교·사대로 확산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AI 교육 역량강화사업은 초등 AI 교육(대구교대, 춘천교대)과 AI 심화교육(공주대, 성균관대), AI 융합교육(서울대, 이대) 등 3개 분야 6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공주대 컴퓨터교육과 강신천 교수는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대학 구성원들의 인공지능과 데이터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역량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며 “파일럿 차원에서 추진된 사례 중 효과가 있고 교육 현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은 국가 차원의 지원을 통해 일반에 전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포항제철중학교에서 운영한 SW-AI교육 캠프 기념사진포항제철중학교에서 운영한 SW-AI교육 캠프 기념사진



공주대, 타 학과와 연계한 AI 융합교육 활발

  현재 AI 심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주대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우선 타 학과와 연계한 AI 융합교육 프로그램이다. 일반학과의 교수·학생과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융합프로젝트를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컴퓨터교육과 교수와 학생이 인공지능이나 데이터과학 개발의 역할을 담당하고 일반학과 교수와 학생은 도메인 지식이나 교과별 내용에서 인공지능이나 데이터과학을 융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구체적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나 웹앱을 설계하는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나뭇잎의 잎맥을 분류하는 머신러닝 웹앱을 무료로 제공해 초·중등 교원이 학생들과 함께 사례를 자유롭게 탐색하고 머신러닝을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하는 등 활발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과 데이터과학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실습환경을 구축해 사범대학 구성원이 누구나 원하면 실습환경을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점이다. 공주대는 파이썬과 R개발 언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허브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두 개의 실습환경은 클라우드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어 인터넷이 가능한 곳에서 어떠한 단말기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이렇게 외부에서 접속한 데이터들은 공주대의 인공지능과 데이터과학 기초를 높이는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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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SW 융합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포항제철중 수업 모습


온라인 플랫폼 구축,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  

  강 교수는 “예비 교원양성과 현장 교원에 대한 인공지능 역량 강화가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 정책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질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플랫폼 마련과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연수나 양성 시스템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운영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인공지능 디지털 역량에서 강조하거나 포함해야 할 부분으로는 ‘인공지능 기초’, ‘디지털 리터러시’와 이들의 기반이 되는 ‘컴퓨팅 사고력’ 그리고 인공지능과 디지털 교수설계와 수업 실행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을 함께 제공하여 참여 창작 중심의 교육이나 연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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