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로봇이 인간의 일 대신해 주면,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로봇과 함께 사는 우리의 미래

  나는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다. 특히 키가 150cm 정도 되고 두 다리로 걸으면서 인간의 명령을 받아 일하는 인간형 로봇을 만든다. 영화 속에서는 이런 인간형 로봇들이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키곤 한다. 그래서 인간은 로봇의 노예가 되는 영화 속 이야기가 많다. 이런 이야기를 보고 듣다 보면 로봇은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을 잘하는 로봇을 보면 처음에는 신기하다가 자꾸 보면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로봇이 저렇게 일을 다 해버리면 우리 인간은 과연 일을 할 수 있을까? 로봇이 인간의 일을 모두 다 뺏어서 인간이 실업자가 되면 우리 모두 가난해지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미래를 위해서 무슨 준비를 할 수 있을까?’ 등 비관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로봇과 함께 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사실 영화 속에서 보는 로봇은 실제 로봇과 아주 다르다. 실제 로봇은 영화 속의 로봇처럼 만능의 존재가 아니다. 현재의 학생들이 사회에 나갈 10~20년 후까지 인간의 일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이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실제 로봇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으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로봇은 잘하는 것도 많지만 잘 못하는 것도 많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잘하는 것과 잘 못하는 것이 인간과는 완전 반대이다. 인간이 잘 못하는 일은 로봇이 잘하고, 반대로 인간이 잘하는 일은 로봇이 잘 못한다. 이상하지 않나?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을 가보면 로봇들이 무거운 자동차를 번쩍 들어 옮기면서 하루 24시간 쉬지도 않고 용접을 한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반도체 칩을 로봇들이 정밀하게 만든다. 인간들이 과연 이렇게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인간이 잘 못하는 일을 로봇들은 정말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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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못하는 일 vs 인간이 잘하는 일 

  그런데 반대 현상도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를 공감이라고 한다. 물론 공감 능력이 안 좋은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당연한 듯이 하고 있다. 그리고 또 엉뚱한 상상을 잘 한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생각이 불현듯이 떠오르기도 한다. 더 나아가 그 엉뚱한 상상을 실현하는 경우도 있다. 공감 능력, 논리적이지 않은 상상에 의한 창의력, 모두 로봇이 해내기 너무 어려운 일이다. 


  로봇이 잘 못하는 일은 이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한번 우리 인간이 너무 쉽게 잘 해내고 있는 일들을 곰곰이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일을 로봇이 잘할 수 있을까? 하고 상상해 보자. 만약 로봇이 잘 못하는 일이 생각났다면 꼭 기억해 두자. 바로 그 생각이 우리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로봇과 함께 사는 미래의 우리는 로봇이 잘 못하는 일을 하면서 살 테니까. 


나는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한 가지만 더 추가하자면, 그 인간이 잘하는 일을 내가 좋아하는 일과 연결해보자. 그런데 로봇이 잘 못할 것 같아 보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은 현재는 다른 사람들이 다 잘 하고 있기에 아무 가치가 없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이 로봇과 함께 일하는 시대가 되면 로봇이 못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그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든 좋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 분야에서 제일 잘 할 자신이 있다면 그 일이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 보라. 과연 로봇이 나보다 더 잘할 것 같은가? 만약 내가 로봇보다 더 재미있게 잘할 자신이 있다면 한번 나의 미래의 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로봇보다 더 좋은 경쟁력을 가지려면 공감 능력 같은 감수성이 필요하고 창의력 넘치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이 감수성과 창의력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발생한다.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하는데 그 일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을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즉, 로봇과 함께 일하는 미래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신나게 해야 한다. 그래야 로봇이 못하는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인간인 내가 더 잘해 낼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말 솔직하고 진지하게 자신에게 물어보고 진짜 해답을 찾아보자. 그 답은 모두가 다 다를 수 있다. 좋은 답이나 정답은 없다. 나의 답이 나의 정답이다. 답을 찾으셨으면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보자. 그렇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하면 미래에는 정말 엄청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로봇과 함께 사는 미래에는 우리 인간이 어떤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우리 인간은 로봇보다 더 잘하는 무언가를 하면서 살 것이다. 현재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일. 그 일이 나의 미래의 일이 될 수 있다. 그 새로운 일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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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前 로보티스 수석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교육부 미래교육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로봇대회 RoboCup2011 우승, DARPA Robotics Challenge 결선 진출, 

스키로봇 챌린지 원격조종부분 2위를 하였으며, 저서로는 <소년소녀, 과학하라!, 로봇정신>이 있다.